프랑스 주요 도시들의 2022 카타르월드컵 보이콧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프랑스 주요 도시들의 2022 카타르월드컵 보이콧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2 카타르월드컵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프랑스 수도 파리 시청은 4일(현지시각) 카타르월드컵을 시청하기 위한 대형 스크린과 팬존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리 시청은 "개최국 카타르의 인권,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들어 시민들이 모여 월드컵을 시청하는 스크린과 팬존을 설치하기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파리 비롯해 주요 도시들 줄줄이 '보이콧' 동참 

파리를 시작으로 마르세유, 릴, 보르도, 스트라스부르 등 다른 도시들도 보이콧에 동참했다. 마르세유는 프랑스 대표팀이 결승에 진출할 경우에만 팬존을 설치해 대규모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취소했다. 

앞서 카타르는 월드컵 경기장 및 인프라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으로 혹사당하고 숨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카타르 주재 외국 대사관들의 자료를 토대로 인도,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서 온 6500명의 이주 노동자가 카타르월드컵을 위해 일하다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카타르 정부는 월드컵 관련 시설을 건설하는 이주 노동자 37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3명만이 업무와 관련한 사망이라며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앞서 덴마크 대표팀도 카타르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며 덴마크축구협회와 후원사 로고를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하고, 사망한 이주 노동자들을 애도하는 의미로 만든 유니폼을 입고 나서기로 했다(관련 기사 : 덴마크, 월드컵서 '카타르 인권문제 비판' 유니폼 입는다).

인권·환경 문제 들지만... 현실적 고민도 있어 
 
 2022 카타르월드컵 공식 엠블럼

2022 카타르월드컵 공식 엠블럼 ⓒ 카타르월드컵 홈페이지

 
또한 환경 단체들은 중동의 무더운 날씨 가운데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가 경기장마다 대규모 실외 냉방 시설을 가동함으로써 에너지를 낭비하고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며 비판하고 있다. 

마르틴 오브리 릴 시장은 "카타르월드컵은 인권과 환경 관점에서 스포츠 정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오브리 시장은 "산불, 가뭄, 홍수 등 기후변화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사막 한가운데서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생태학적 재앙"이라며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브누아 파이앙 마르세유 시장도 "카타르월드컵이 인권과 환경의 재앙이 되면서 우리가 스포츠에 기대하는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며 "식당이나 술집에서도 월드컵 경기를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카타르월드컵은 여름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겨울인 11월에 열린다. 반면에 유럽에서는 야외에 팬존을 설치하더라도 추운 날씨 탓에 시민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로 경제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팬존을 설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카타르월드컵 프랑스 인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