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올해 6월 생애 두 번째로 팔꿈치 인대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재활에만 최소 1년이 걸리는 만큼 올해에는 더 이상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류현진이 마음으로라도 올 시즌 끝까지 팀을 위해 응원해야 할 동기부여 요소가 있다. 소속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9월 30일(이하 한국 시각) 부로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

시즌 87승 69패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 카드 1위를 달리고 있는 블루제이스는 30일 경기가 없었다. 그러나 와일드 카드 4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이 날 경기에서 패(80승 76패)하면서 남은 6경기를 모두 이겨도 블루제이스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어 블루제이스의 포스트 시즌 진출이 확정됐다.

포스트 시즌 확대 변천사, 리그 규모 및 흥행에 따라 확장

메이저리그의 포스트 시즌 제도는 리그 규모에 따라 확대되고 있었다. 초창기에는 각 리그에서 정규 시즌 1위를 한 팀들의 월드 시리즈로 시작되었다가 동부지구와 서부지구가 나뉜 뒤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가 생겼고, 중부지구가 생기면서 와일드 카드 제도와 디비전 시리즈가 생겨났다.

1994년 이후 메이저리그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두 리그가 각각 지역에 따라 3개의 지구로 나누며 도합 6개의 디비전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 포스트 시즌 규모만 확대하는 방법으로는 와일드 카드 티켓을 늘려주는 방법이 있었다.

와일드 카드가 도입된 이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장벽이 낮아지며 흥미로운 기록들도 나왔다.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가 최초로 와일드 카드 우승을 차지했고, 2002년에는 와일드 카드로 올라왔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가 월드 시리즈를 치르기도 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끊었던 것도 2004년 와일드 카드 기회를 통해서였다.

이전까지는 각 디비전 챔피언들을 제외하고 리그에서 승률이 제일 높은 한 팀에 와일드 카드 자격을 부여, 포스트 시즌을 치렀다. 그러나 2012년부터 와일드 카드 2위에게도 포스트 시즌 기회를 부여, 와일드 카드 1위 팀의 홈 경기장에서 두 팀의 단판 승부를 치른 뒤 리그 1위 팀과 디비전 시리즈를 치르게 했다.

와일드 카드 게임이 추가되면서 와일드 카드 팀들은 월드 챔피언까지 11승이 아니라 12승이 필요했다. 이후 와일드 카드 2위인 시드 5번 자격으로 월드 챔피언이 된 사례로는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있다. 또한 2019년의 워싱턴 내셔널스도 와일드 카드 게임이 도입된 이후 월드 챔피언에 등극한 와일드 카드 팀이 됐다(시드 4번).

와일드 카드의 확대는 포스트 시즌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어느 정도 늘리는 데 효과가 있었다. 디비전 챔피언이 아니더라도 포스트 시즌에 참가하여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보니 많은 팀들의 경쟁 의욕을 자극한 것이다. 

와일드 카드 시리즈로의 확대, 리그 당 3장까지 부여

와일드 카드 게임이 와일드 카드 시리즈로 확대되었던 첫 계기는 2020년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이 팀당 162경기의 풀 시즌을 치르지 못하고 팀당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됐다. 이런 아쉬움이 포스트 시즌 규모 일시적 확대로 대체된 것이다.

2020년에는 한시적으로 각 디비전의 1위 팀(시드 1~3번)과 2위 팀(시드 4~6번)에을 기본적으로 포스트 시즌 참가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각 리그에서 승률이 좋은 나머지 2팀(시드 7~8번)에도 와일드 카드 기회를 추가로 부여했다. 이 때는 모든 팀이 3전 2선승제의 와일드 카드 시리즈를 치렀고, 3경기 모두 상위 시드 팀의 경기장에서만 진행했다.

2022년의 포스트 시즌은 리그 와일드 카드를 3위까지 확대하면서 이 와일드 카드 시리즈를 부분 적용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디비전 챔피언들 중 승률이 가장 좋은 두 팀(시드 1~2번)은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는 어드밴티지가 주어진다.

디비전 챔피언 중 나머지 한 팀(시드 3번)과 와일드 카드 3위(시드 6번)가 와일드 카드 시리즈를 치르고, 와일드 카드 1위(시드 4번)와 2위(시드 5번)가 와일드 카드 시리즈를 치른다. 3일 연속으로 상위 시드 팀의 경기장에서만 3전 2선승제로 치르는 2020년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다.

5전 3선승제(2경기-2경기-1경기)의 디비전 시리즈 대진은 시드 1번 팀이 4번 팀과 5번 팀의 승자를 만나고, 2번 팀이 3번 팀과 6번 팀의 승자를 만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후 7전 4선승제(2경기-3경기-2경기)의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와 월드 시리즈 방식은 기존과 같다.

디비전 시리즈와 챔피언십 시리즈의 홈 어드밴티지는 정규 시즌 승률이 아니라 상위 시드 팀에게 주어진다. 예를 들어 와일드 카드 1위 팀인 시드 4번 팀이 리그 1위 팀인 시드 1번 팀과 같은 지구일 경우 디비전 챔피언인 시드 2번이나 3번 팀보다 정규 시즌 승률이 높을 수는 있다. 그러나 시드 순번에서 밀리기 때문에 디비전 시리즈와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받을 수 없다.

이러한 경우가 적용되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현재 내셔널리그 3위(97승 59패)지만 동부지구 2위이기 때문에 와일드 카드 1위 자격인 시드 4번을 받을 예정이며, 만일 시드 3번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90승 66패)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치를 경우 홈 어드밴티지를 받을 수 없다.

류현진의 소속 팀 블루제이스(87승 69패)도 마찬가지다. 블루제이스와 중부지구 선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88승 68패)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치른다고 가정할 경우 블루제이스(시드 4번 예정)가 가디언스(시드 3번)보다 승률이 앞선 상태로 정규 시즌을 마쳐도 홈 어드밴티지는 상위 시드 팀인 가디언스에게 주어진다.

각종 위기 딛고 포스트 시즌 진출한 블루제이스

사실 올해 블루제이스의 여정은 상당히 험난했다. 4월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다가도 5월부터 페이스가 꺾였고, 6월에는 지구 3위까지 추락했다. 거기에 류현진의 생애 두 번째 토미 존 서저리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즌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까지 맞이했다.

전반기가 끝나던 시점 블루제이스의 성적은 93경기 50승 43패로 동부지구 3위, 선두였던 뉴욕 양키스와 무려 13경기 반 차이까지 벌어지면서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도 불투명했다. 그리고 88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찰리 몬토요 전 감독까지 해임했다.

그러나 8월 중순 이후 존 슈나이더 감독대행 체제에서 블루제이스는 반전을 맞이했다. 오리올스를 상대로 2연패를 당했다가 3연패를 저지하고 추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한 블루제이스는 이후 양키스와의 4연전에서 3승을 거두며 순식간에 와일드 카드 선두까지 반등한 것이다.

시즌 156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지구 선두 양키스와의 승차는 9경기 반이라서 이미 동부지구에서 양키스의 지구 우승은 확정된 상태다. 블루제이스는 최소 와일드 카드를 확보한 상태지만, 와일드 카드에서 상위 시드 순번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시즌 막판까지 계속 해야 한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 지난 해까지의 단판 승부였다면 큰 영향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처럼 3선 2선승제의 시리즈라면 3경기를 모두 홈에서 치를 수 있는 어드밴티지를 가져오는 것이 상당히 중요해진다. 와일드 카드 팀들 중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팀은 시드 4번 자격인 와일드 카드 1위 한 팀 뿐이다.

팀의 가을 야구를 지켜 보기만 해야 하는 류현진의 처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류현진은 6월에 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다. 첫 수술 때 오른쪽 팔꿈치에서 인대를 이식했던 류현진은 이번에는 왼팔 위에 있는 인대를 이식했다. 완전 이식 수술이기 때문에 재활은 최소 1년에서 1년 반이 걸릴 예정이다.

류현진은 2015년 5월에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은 뒤 2016년 7월에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적이 있다. 마이너리그 리햅 경기까지 감안하면 수술 후 경기에 나서기까지 최소 1년이 걸린 셈이다. 이번에도 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빠르면 내년 후반기에는 돌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올해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류현진은 구단 SNS에 공개된 축하 게시물을 자신의 SNS 스토리에 활용하며 아쉬운 마음을 대신했다. 

류현진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인 2015년과 2016년에도 어깨와 팔꿈치(괴사조직 제거) 부상으로 인해 포스트 시즌을 함께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2017년에는 부상에서 복귀하긴 했지만 시즌 막판 타구를 맞은 여파로 포스트 시즌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간절한 마음이 블루제이스 동료들에게 전해져 가을야구에 힘이 보태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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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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