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두산 베어스.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8년 만에 '가을 야구'를 못하게 됐다.

두산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날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를 꺾으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다. 두산은 앞으로 남은 정규시즌 8경기를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가을 야구 막차 티켓을 쥐고 있는 5위 KIA를 넘어설 수 없다. 

현재 9위에 있는 두산은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10개 구단 체제가 자리 잡은 이후 구단 역사상 최저 순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할 위기에 처했다.

꾸준한 전력 유출... 화수분도 메말랐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역사상 최다 기록인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2015, 2016, 2019년 우승을 차지하며 '두산 왕조'를 구축했다. 

그러나 두산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구단 살림이 넉넉지 않은 탓에 김현수(LG 트윈스), 양의지(NC 다이노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이용찬, 박건우(이상 NC) 등 왕조를 이끌었던 핵심 선수들이 차례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팀을 떠났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 아래 외국인 선수, 방출 선수, 신인 선수 등 새로운 전력을 끊임없이 발굴하는 이른바 '화수분 야구'로 왕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랐다. 올 시즌 신인 최다 홀드 신기록인 21홀드를 달성한 정철원을 빼고는 이렇다 할 스타가 나오지 않았다. 안재석, 박계범을 과감히 기용하며 내야진의 세대교체를 꾀했으나 팀의 추락을 막아낼 수준은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의 부상 및 부진도 악재였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던 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어깨 부상 탓에 단 3경기만 뛰고 퇴출당했고,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는 한 시즌 최다 병살타(30개)의 불명예 신기록을 세우며 공격의 맥을 끊기 일쑤였다.

전성기 이끈 김태형 감독과의 계약 만료... 두산의 선택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 두산 베어스

 
그나마 4년간 총액 115억 원을 들여 잡은 FA 거포 김재환까지 18홈런에 그치면서 두산의 위력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결국, 두산은 현재까지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69로 9위, 평균자책점은 4.46으로 8위에 그치며 투타 동반 부진에 빠졌다. 이는 곧 정규시즌 순위로 이어지면서 후반기 내내 하위권을 전전했다. 

이로써 왕조의 막을 내린 두산은 '새판짜기'에 돌입해야 한다.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올리려면 FA 시장에서 돈을 풀어야 하지만, 구단의 재정난 탓에 매각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현재의 전력도 지켜내기 버겁다. 

결국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인 선수들의 전력을 끌어올리고, 외국인 선수를 잘 뽑아야 하지만 왕조를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면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태형 감독에게 다시 한번 왕조 구축을 맡길지, 아니면 지도부까지 바꾸고 완전히 새 출발에 나설지 두산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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