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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시민신문

오랜 아파트 생활로 이웃과 다른 사람들 삶에 대한 무관심은 당연한 것처럼 여기던 터라 마을공동체란 말을 들으면 낯설고 어렵다는 느낌이 먼저 떠오르곤 했다.

그러다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회의나 교육 따위의 진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돕는 역할) 활동을 하며 여러 지역의 마을활동가들을 만날 기회가 늘었다. 마을을 위해 자신의 마음과 시간을 기꺼이 내줄 줄 아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과 그러한 시도와 노력이 활력이 되어 지역에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때마침 용인에서 마을활동가로 활동하는 분들이 책을 매개로 동네 공부 모임을 해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그때만 해도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시기인지라, 당분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기로 했다.

어렵고 생소한 분야의 주제를 줌 화면 안에서 서로 충분하게 다룰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같은 주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거란 생각에 이르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구성원 절반은 마을공동체 활동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왕성하게 마을활동가로 활약하는 사람들이었다. 모임의 방향을 정하고, <도시의 발견-행복한 삶을 위한 도시 인문학> <도시에서 행복한 마을은 가능한가?> <에코빌리지, 지구 공동체를 꿈꾸다> <함께 만드는 마을 함께 누리는 삶-한국형 마을 만들기의 이론과 실제>와 같은 책들을 함께 읽을 목록으로 정하면서부터 우린 이미 하나의 공동체였다.
 
동네 공무모임에서 함께 읽을 책
 동네 공무모임에서 함께 읽을 책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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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은 책이 늘어날수록 동네 공부 모임 시작 초기의 막연하고 애매하기만 했던 생각들이 차츰 명료해졌다. 책을 매개로 '나'와 '내 가족'밖에 몰랐던 지나온 삶을 돌아보기도 하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한 번 더 관심을 기울여보는 계기도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마을이 무엇인지, 마을 안에서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모여 마음을 모으고, 손길을 보태며 지금보다 더 살만한 마을을 만들어간다는 것이 무엇을 위한 것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한 공감이 깊어졌다는 점이다.

책 나눔을 할 때 가장 비중을 둔 것은 용인지역 마을 활동 현장에서 활동한 분들의 경험을 토대로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다른 지역 마을 활동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었다.

발제를 통해 책에서 소개된 사례 중 어떤 것이 우리 지역에서 지속가능하면서 실천 가능한 마을공동체 활동일 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토의가 이어졌다. 이를 토대로 이후 우리 사회가 추진해야 할 마을 활동의 방향을 모색해보기도 했다.

역시 좋은 마음이 모이면 좋은 에너지가 일어나는 모양이다. 마을공동체 활동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동네 공부 모임답게 건강하고 발전적인 후기가 쏟아졌다. 어떤 이는 이 과정에서 마을 활동가들이 정립해 나가야 할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또 어떤 이는 앞으로의 마을 활동 발전 방향에 대한 용기와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마을은 그곳에 터 잡고 사는 사람들이 각자 주체적인 존재로서 마을 현안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해 깨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하게 되었다고도 했다.

이렇듯 책은 혼자 읽어도, 여럿이 함께 읽어도, 건강한 깨달음과 다짐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고, 그것이 지속적인 실천으로 만들어갈 동력이 된다. 공부 모임 덕분에 책 읽기를 통해 발견한 좋은 가치에 마을과 공동체를 향한 좋은 마음이 더해져야, 마을 안에 건강한 웃음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움직일 동력이 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김태리 퍼실리테이터
 김태리 퍼실리테이터
ⓒ 용인시민신문

동네 공부 모임은 내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몸소 체험해 본 계기였다. 마을과 마을공동체에 대해 알지 못했던 내가, 용인의 곳곳에서 뜻있는 마을활동가들에 의해 지역 사람들의 욕구와 필요를 채우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이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우리 마을에도 저런 공동체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저절로 품게 된다.

동네 공부 모임에서 만난 우리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것은 역시 책이다. 오늘도 마을 안에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동네 공부 모임에서 함께 읽으면 좋을 주제와 책 목록을 업데이트하러 습관처럼 도서관으로 향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퍼실리테이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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