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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사랑받는 유명인들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까요? 현직 아나운서와 비즈니스 매너 강사가 '국민멘토'들의 화법과 태도를 세 편에 걸쳐 분석합니다.[편집자말]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의사가 지난 5월 16일 오후 온라인 사전 녹화 뒤 공개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의사가 지난 5월 16일 오후 온라인 사전 녹화 뒤 공개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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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부모, 마음이 불안한 어른들까지. 오은영 박사는 전 국민의 정신건강 전문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녀에게 상담 받고 싶어 하죠. 그렇다면 오은영 박사는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요?

말 잘하는 사람은 표정부터 다르다

임희정(아나운서, 아래 임) : 오은영 박사는 말을 참 '열심히' 합니다. 말을 열심히 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강조, 감정, 예시, 정리 등이 있는데, 오은영 박사는 상담이나 강연 때 자기 말을 '온몸'을 다해 강조합니다. 중요한 표현이나 단어는 꼭 천천히 또.박.또.박 힘줘 말하고요. 강조할 말 앞에서는 "정말로" "진짜로" "저는" 하고 강조의 강조를 더합니다. "정직한 건 좋은 거예요. 그.러.나 지나쳐요"라며 정도의 심함을 접속사에 힘을 줘 표현합니다.

이상화(비즈니스 매너 강사, 아래 이) : 근데 그거 아세요? 오은영 박사는 표정도 아주 '열심히' 짓습니다. 표정으로 자신이 하게 될 이야기의 무게감이나 심각성을 표현합니다. 상대가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중대한 내용이라면 무겁고 진지한 표정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내용이라면 웃음기와 미소를 머금고 말하죠.

이는 누군가를 상담하는 전문가라면 반드시 가져야 할 덕목입니다. 조언을 구하는 사람으로서는 전문가가 사용하는 전문적인 내용이나 단어들이 가지는 의미를 다 알긴 어렵습니다. 오 박사처럼 자신이 하게 될 말의 결과 같은 표정을 짓는다면 전달력과 호소력을 높일 수 있어요.

: 맞아요. 거기에 크고 또렷한 눈으로는 정확하게 상대방을 응시하고, 큰 입은 마치 남들보다 더 많이 웃으려고 생겨난 듯 한껏 활용해 상황에 맞게 인자한 미소 또는 큰 웃음을 지으며 말하죠. 심각한 고민을 들을 때는 입을 꾹 다물고 진지하게 들으며 끄덕이고요. 이런 것들은 비언어적 요소, 표정이죠.

이는 효과적인 말하기에서 부수적이지만 매우 중요한 요건들입니다. 우리는 보통 말할 때 그냥 말하지, 표정, 감정, 강조 등을 신경 쓰진 않잖아요? 그것이 열심히 말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점이기도 해요.
 
오은영 박사의 다양한 표정들. (사진은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와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 출연한 화면 갈무리)
 오은영 박사의 다양한 표정들. (사진은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와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 출연한 화면 갈무리)
ⓒ 채널A,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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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바로 오은영 표정 관리의 탁월함입니다. 자신에게 상황을 설명하거나 의견을 피력하는 내담자와 같은 결의 표정을 지으며 청취하는 거죠. 저는 이것을 '표정 미러링'이라고 부르는데요. 공감과 존중을 나타내는 아주 좋은 대화의 태도입니다.

기쁜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축하를 건네며 무덤덤한 표정이나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면? 상대는 '이 사람이 나의 기쁨을 못마땅해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이런 오해는 진심과는 상관없이 비언어 행동 즉, 표정이 주는 뉘앙스 때문에 생겨나는 거라서 말만큼이나 표정도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공감하고, 강조하고, 요약하고... 좋은 스피치 3요소
     
: 그리고 제가 오은영 박사의 영상에서 댓글 하나를 발견했는데요. '전문가분들 특징임. 사례 연기를 너무 잘하심. 강형욱님도 그렇고.' 진짜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오 박사는 항상 말을 할 때 자신의 감정을 양껏 담아 표현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가 많아요. 상황 설명이 아닌 묘사라고 할 수 있죠.

"아이를 잡을 때는 뒤에서 자동차의 안전벨트처럼 잡아주는 거예요." "우리 부모님들은 화가 나면 항상 먼저 쓰읍 하고 방울뱀 소리를 내요. 아이를 키워야지 왜 방울뱀을 키웁니까." 예시와 비유를 넣으니 훨씬 말이 쉽죠? 또 모든 말의 마지막엔 카피라이터처럼 한 줄 요약을 해요. "그래서 마음도 가르치는 거예요." "육아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녀들의 독립입니다." "아이들은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는 약자입니다." 이런 말들은 오래도록 청중의 가슴에 남아 새겨집니다.

이렇듯 오은영 박사는 충분한 감정을 담고, 중요한 표현에는 반드시 강조를 하고, 상황에 걸맞은 표정을 짓고, 지루한 설명이 아닌 사례와 예시를 들며 멋진 한 줄 표현으로 마무리해요. 좋은 스피치의 모든 요소가 다 들어 있습니다.
     
: 맞아요. 그럼 저도 좋은 스피치의 요소에 비언어적인 요소 한 가지 요소를 더해보겠습니다. 바로 오은영 박사의 시선 처리인데요. 상담 프로그램에서는 주로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일대일 대화 형태를 띠지만 <대화의 희열>이나 <집사부일체>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1 대 다수 구도에서 대화를 합니다. 주인공인 오은영 박사가 중앙에 위치하고 양옆으로 두 명씩 패널이 앉음으로써 ㄷ자 구도를 이루는데요.

이때 그녀의 특징적인 시선 처리를 볼 수 있어요. 다수의 패널 중 한 명씩 돌아가며 오은영 박사에게 질문을 하지만, 대답하는 그녀의 시선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적극적으로 넘나듭니다. 누구나 다 말할 때 그러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시선 처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질문을 건넨 사람에게 대부분의 시선을 할애하며 답변하거든요. 우리 눈은 동시에 여러 방향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런 태생적인 신체의 제약으로 인한 청중의 소외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바로 오은영 박사처럼 시선을 모든 사람에게 적극 분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자신과의 대화에 참여시켜요.

일상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꼼꼼하게 시선을 분배한다면 분명 모두에게 환영받는 따뜻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발표를 해야 한다거나 사람들 앞에 서서 말을 해야 할 일이 생길 때 꼭 기억하세요. '시선을 골고루 분배할 것'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은 배려이자 존중입니다.

오은영이 자주 쓰는 그 말의 힘
 
MBC <오은영리포트-결혼지옥>의 한 장면.
 MBC <오은영리포트-결혼지옥>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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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은영 박사는 어떤 대화와 상황이든 대부분 무조건 잘했다고 먼저 얘기한 후 '이렇게 하셔야 합니다'라고 확고하게 얘기합니다. 문제가 있는 부모에게 조언할 때도 항상 "대부분의 부모는 진짜 아이를 사랑해요.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라고 전제합니다. 우리는 알잖아요.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상황에서는 칭찬보다 지적하는 게 쉽다는 것을. 하물며 전문가의 입장에선 어떻겠어요. 그런데도 매번 칭찬과 격려가 먼저예요. 

또 오은영 박사가 자주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게 되게 중요한 부분인데요" "방금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셨어요" 상대방을 치켜세워주는 말로 말문을 연다는 것입니다. 사소한 말에도 의미를 부여해 전문가적 입장에서 해석해줘요. 정성이고 관심이죠. 덕분에 상대방은 존중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모든 말을 다 열심히 할 수 없습니다. 다 예시를 들 수 없고, 매번 멋지게 요약하기도 어려우며, 항상 환대하기도 쉽지 않아요. 다만 이러한 요소들을 잘 기억하고 연습해 뒀다가 내가 정말 '잘' 말하고 싶을 때 써먹으면 좋습니다.

오은영 박사처럼 상대방의 이야기를 먼저 경청한 후, 인정하고 치켜세우는 말로 말문을 열며, 충분한 감정과 적절한 강조를 넣어 정확한 내 의견을 표현하고 단단하게 말한다면 프레젠테이션은 성공할 것입니다. 부부 싸움에서도 상대방을 말로 잘 설득하게 될 것이며, 말로 친구에서 연인이 될 것이고, 심지어 천 냥 빚까지는 아니더라도 커피라도 한 잔 얻어먹게 될 겁니다. 무엇보다 좋은 대화를, 관계를, 마음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고요.

[세 줄 요약]
- 말도 적절한 몸짓과 함께 '열심히' 해야 실력이 는다.
- 전달하는 내용만큼 시선처리 등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
- 좋은 스피치는 다정함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단호함으로 수긍하게 만든다.

□ 필자 소개

임희정(limanna0520@naver.com) : 12년 차 아나운서. 말을 업으로 하며 산다. 매일 뉴스를 전하고,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 앞에 서고, 아나운서 준비생들을 가르친다. 제주MBC·광주MBC 아나운서를 거쳐 현재 SK브로드밴드 뉴스앵커로 활동한다. 책 <나는 겨우 자식이 되어간다>를 썼다.

이상화(commentstar@naver.com) : 10년 차 매너소통 강사. 기업·공공기관·학교 등에서 비즈니스 매너와 태도, 에티켓을 강의한다. 유튜브 채널 '러브앤매너'를 운영 중이며 책 <비즈니스 매너 바이블>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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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 삶의 면역력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매너와 태도, 관계와 소통을 강의하는 10년차 강사. 다른 사람과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최고의 방법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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