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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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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자가 없었다면 (당이) 이 꼴 났겠습니까?"

지난 19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사실상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를 겨냥해 당의 위신을 훼손했다는 등 명목으로 추가 징계를 시사하고 나선 가운데, 이 전 대표가 "당내 가장 큰 분란을 초래한 언사는 당 대표 행동에 대해 '내부총질'이라고 지칭한 행위가 아니냐"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윤리위가 문제제기한 기준대로라면 자신뿐 아니라 당초 '내부총질 체리따봉' 사건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부터 문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부총질 체리따봉 사건이란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텔레그램을 통해 문자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하며 엄지를 내밀고 있는 체리 이모티콘을 주고받은 사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MBN '뉴스7' 인터뷰에서 "당 윤리위가 당의 위신을 훼손하고 갈등을 조장한 것에 대해서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한다면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리위는 잣대가 고무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당 대표에게 '내부 총질'이라는 용어를 썼다면 그걸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 그 문자가 없었으면 이 꼴이 났겠냐"며 사실상 윤 대통령을 저격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이 전 대표의) 편으로 분류됐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해진 의원도 이젠 이 전 대표를 향해 자제하라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본인이 당사자가 됐다고 생각해보라"고 반박했다.

그는 "원래 보수 정당의 습성은 '시끄러우면 싫으니 그만하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본인들이 그런 상황을 직접 겪을 때는 절대 그런 말씀을 안 한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몇 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을 향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도 윤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 또한 내비쳤다. 

특히 지난 18일 윤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당선된 과정 전체를 후회한다는 말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은 당초 통 큰 이미지를 갖고 있어 과정에서의 자잘한 오해는 풀고 가는 성격일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했다"며 "그런데 '체리 따봉 내부 총질 문자' 해명 과정에선 그렇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이 전 대표는 "사람이 일시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특정한 사안 때문에 내가 좀 화가 나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하길 기대했다"며 "그런데 그게 아니라 대통령 측근들이 대통령을 보위한답시고 '작년 7월부터 이미 이 대표와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렇게 보면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저에게 불편한 감정이 있었음에도 측근과 이야기 할 때는 이렇게, 저와 이야기할 때는 저렇게 또 유권자에게 보여질 때는 다르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나는 아직도 '측근'들의 말을 믿고 싶지 않다"고 "언젠가 대통령께서 직접 제게 (해명을) 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