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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주 위원장은 오전 최재형 혁신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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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이 걷잡을 수 없게 번지고 있다. 당의 비상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지만, 당내 분란이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내분이 격화되는 모양새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본안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이 같은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안 소송 제기 자체에 저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라면서도 "가처분은 고지되면 끝나고 본안은 재판 여러차례 해야하기 때문에, 이 이슈를 계속 끌고 가려는 의도를 나타냈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장예찬 "여의도 2시 청년" vs. 임승호 "여의도 10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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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 인수위 청년소통TF 단장을 맡았던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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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당내 청년 정치인들 사이의 대립이다. 특히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고, 이에 이준석 전 대표가 반격하면서 전선이 격렬해졌다.

장예찬 이사장은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여당 당 대표라는 막중한 자리는 누군가의 자기 정치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선당후사"를 강조했다(관련 기사: 장예찬, 이준석 직격 "선당후사, 잠시 죽어도 영원히 사는 길"). 이준석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 징계 국면 초기에, 당 윤리위원회를 비판하며 이 전 대표를 옹호했던 것과 비교하면 입장이 정반대로 바뀐 셈이다.

이에 이준석 전 대표가 장예찬 이사장 페이스북 게시물에 댓글을 남기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여기에 김용태 전 최고위원 등이 참전하며 온라인 공방이 벌어진 것. 그러자 장예찬 이사장은 19일 오전, 소위 '친이준석계'로 불리는 당내 청년 정치인들을 "정치 말고는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다른 일로 돈을 벌어 세금 한 푼 내본 적 없는 일군의 청년 정치인"이라며 "변호사라는 본업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준석 전 대표 편에서는 청년들이 '여의도 2시 청년'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나국대(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의 이대남 대변인들, 그리고 2년 만에 20억 대 재산신고를 해 돈 걱정 없이 정치만 하면 되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이라며 "정치나 방송 말고 대체 무슨 사회생활을 했느냐? 평범한 청년들이 겪는 취업과 자립의 문제를 경험한 적 있느냐?"라고 이들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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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임 대변인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임승호 대변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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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장 이사장의 '광역 도발'의 대상이 된 이들 다수가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임승호 전 대변인은 "여의도 10시 청년, 국회의원 이름을 빌려 오전 10시에 소통관을 어슬렁거리는 분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받아쳤다. 임 전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팔이' 제일 열심히 하고 계신 분이 본인인데,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계신 건가?"라고도 덧붙였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 제 개인 재산만을 신고했지만, 2년 뒤 2020년 총선에 출마할 때는 부모님 재산을 포함해 재산신고를 했다"라며 "누군가의 가벼운 입에서 나온 액수는 평생 동안 열심히 재산을 모아 오래전에 장만하신 부모님 소유의 아파트 한 채의 공시지가가 포함된 액수"라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누구처럼 명예훼손이나 고소고발을 운운하지는 않겠다"라며 "뿌리 깊은 나무는 가볍디가벼운 잔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장예찬, 출마 안 해봐서..." - 장예찬 "배후라는 표현, 이럴 때 쓰는 것"

이준석 전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장)예찬이가 출마를 안 해봐서 재산신고에 대해서 잘 몰랐던 건 참작사유지만, 용태가 20억 재산이 늘어났다는 식으로 마타도어 했던 이야기를 어떻게 주워 담을지를 보면 예찬이가 자기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상태인지 독자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도 적었다.

그러자 장 이사장은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과 나국대 대변인들을 비판하니 바로 이준석 전 대표가 대신 나선다"라며 "'배후'라는 것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닐까?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 옆에 딱 붙어서 선거운동 했던 분은 아직도 그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나 보다"라고 맞섰다. "두 분의 무운을 빈다"라며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를 비판했던 문장을 차용하며 조롱하기도 했다.

그 아래에 다시 임승호 전 대변인이 "세상만사 모든 일 뒤에 이준석이 있다는 '이준석 유니버스'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셨으니, 거기선 '진짜' 행복하시라"라고 댓글을 다는 등 청년 그룹 내 다툼은 19일 오후 현재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의원들도 한마디씩 거들며 참전하는 양상이다.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 나선 박성중 의원은 "의원들이 굉장히 부글부글 끓고 있다. 당 대표를 했던 사람이 해도해도 너무 한다"라며 "그리고 자기 탓은 하지 않고 전부 남 탓이고, 윤핵관 탓이고, 대통령 탓"이라고 비난했다. "청년당원들조차도 등을 돌리고 있는 입장"이라고도 덧붙였다.

조해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장 좋은 거는 (윤 대통령 측에서) 폭넓게 큰 품으로 이준석 대표를 안아주는 포용하는 메시지가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건 무대응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도 같이 호응을 해 줘야 한다"라며 "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늘 불사르지 말아야 된다"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 또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치라는 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하는 게 아니다. 꼴 보기 싫은 사람하고도 타협하는 것"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정치적 타협을 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중앙윤리위 "예외 없이 엄정 심의"... 신인규 "쓴소리 원천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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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8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이준석 대표로부터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을 들은 뒤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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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이 계속되자 현 사태의 시발점이 된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입장문을 내고 나섰다. 중앙윤리위원회는 "당내 정치적 자중지란이 지속되는 것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당헌 및 당규에 따라 '당의 윤리의식 강화'와 '기강 유지 및 기풍 진작을 위해'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중하게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차원에서, 중앙윤리위원회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국민의힘 당원 누구든 본인의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있어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하여 당의 위신 훼손, 타인의 모욕 및 명예 훼손, 고질적인 계파 갈등을 조장하는 등 당원으로서 품위 유지를 위반하고 반복하는 것에 대해 예외 없이 그 어느 때보다도 엄정하게 관련 사안을 심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리위의 강경한 태도에 '나국대' 출신이자, '국바세(국민의힘바로세우기)'의 대표를 맡고 있는 신인규 전 대변인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에 "혹시 당에 대한 쓴소리를 원천봉쇄 하려는 것은 아닌지 여쭙고 싶다. 반대파 숙청의 수단으로 윤리위가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진심으로 우려스럽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내에서 현재 가장 강한 힘을 가진 기관이지만 '공정과 상식'이 절대적 기준이 되는 '명실상부 윤리위'가 되기를 기원한다"라며 "신속하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시기 바란다. 지금은 문맥이 너무 모호하여 이해가 어렵다"라고도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