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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은경 홍규빈 기자 = 중부지방에 8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서울 곳곳이 물에 잠기고 지반침하, 정전 등 사고가 잇따랐다.

지하철 역사와 선로 등에 빗물이 들어차면서 열차가 곳곳에서 멈춰 섰고, 도로 침수 지역도 늘면서 퇴근길에는 고통스러운 '교통 대란'이 벌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실시간으로 올라온 침수 피해 사진들이 넘쳐났다.
 
물바다 된 7호선 이수역
 물바다 된 7호선 이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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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한강 이남 노선 집중 침수…도로 곳곳 통제

지하철 침수는 2·3·7·9호선 등 한강 이남 노선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7호선 상도역·이수역·광명사거리역과 3호선 대치역, 2호선 삼성역·사당역·선릉역이 침수됐다.

9호선 동작역은 침수로 아예 역사를 폐쇄했으며, 노들역∼사평역 구간은 운행이 중지됐다.

오후 10시 이후부터는 개화역∼노량진역 구간과 신논현역∼중앙보훈병원역 구간에서만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새로 개통한 신림선은 서원역 역사가 침수돼 열차가 무정차 운행했다.

이들 노선의 일부 역에선 캐노피 천장과 환승 통로, 역사 벽체 등에서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1호선에선 오후 8시 40분께 구로구 오류동에 집중호우가 내려 구로∼부천역 구간 상·하행 선로 일부가 침수됐다가 복구됐다.

금천구청역은 오후 10시 40분께 선로 4개가 모두 침수돼 해당 역을 경유하는 모든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배수 작업을 마치면 열차를 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림천은 범람이 우려되고 있고, 11개 자치구에서는 산사태 경보·주의보를 발령했다.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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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보행자들이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보행자들이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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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도로 곳곳 통제·침수…강남 일대 정전도

이날 오후 9시께부터는 서울시의 도로 통제 공지가 줄을 이었다.

동부간선도로를 시작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서초→반포), 신반포로(강남터미널→잠원IC), 여의대방로(보라매역→대방역), 남부순환로(학여울역↔대치역), 언주로 개포지하차도, 테헤란로(삼성역↔포스코사거리), 송파대로 가락시장 사거리, 잠원로(고속터미널↔삼호가든 사거리), 양재대로 일원지하차도, 봉천로(봉천사거리→당곡사거리), 강남대로(교보타워사거리→논현역) 등이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됐다.

양재대로(염곡사거리→양재IC)는 침수로 차량 운행이 되지 않아 염곡사거리 각 방면에 꼬리물기 정체가 심각하게 빚어졌다.

이 밖에도 양재대로 양재교 하부도로가 전면 통제됐고 상도로, 염곡동서지하차도 등이 통제되고 있다. 잠수교도 양방향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는 정전 신고도 잇따랐다.

한전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50분께부터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는 신고가 집중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도로가 침수되는 등 교통이 막힌 데다 안전사고 우려까지 겹쳐 한전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가지 못하면서 상황 파악이 늦어지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물 수전설비가 지하에 있는데 폭우로 침수되면서 전기적인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 선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남역 일대가 침수된 가운데 한 남자가 자동차 위에 피신해 있다.
 강남역 일대가 침수된 가운데 한 남자가 자동차 위에 피신해 있다.
ⓒ 트위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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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바다에 고립"…SNS에 피해 사진 '봇물'

이날 SNS에는 물바다가 된 도로나 지하철 역사, 그 속에 갇힌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시시각각 올라왔다.

특히 강남 일대의 침수 피해 사진이 주를 이뤘다.

차창까지 물에 잠긴 채 운행하는 버스부터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바지를 걷고 힘겹게 길을 오가는 시민들, 로비에 물이 들어찬 주요 건물들 사진까지 생생한 피해 현장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지하철에서 발이 묶인 승객들도 열차가 멈춘 현장과 운행 중단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는 동영상 등을 올리며 불편을 호소했다.

특히 4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 역사 내 천장이 무너지면서 '물폭탄'이 쏟아지는 영상에 많은 누리꾼이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이 밖에도 아파트 단지 주차장 내 빗물이 다량 유입돼 급하게 차량을 옮기는 주민들의 모습, 도로 한가운데서 침수된 차량 위에 올라앉은 운전자 사진, 강남 부촌 주차장에서 슈퍼카들이 침수된 사진 등이 속속 올라왔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가 침수돼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가 침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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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밤새 배수 작업…출근길도 대란 우려

험난한 퇴근길을 뚫고 겨우 집에 도착한 시민들은 내일 출근길이 걱정이다.

종로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5)씨는 "비가 수요일까지 온다는데 이렇게 3일 내내 폭우가 쏟아지면 출퇴근길이 지옥"이라며 "오늘 퇴근길 9호선을 탔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배는 많아 지하철 한 대를 그냥 보냈다. 내일 출근길에도 분명히 같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코로나19 같은 재난 상황뿐만 아니라 이런 집중 호우에도 일부는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송파구 문정동에 사는 조모(40)씨도 "내일 회사에서 행사가 있는데 진행이나 제대로 될지 걱정이다. 수도권은 아예 출퇴근 자체가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고, 40대 직장인 최모씨도 "아침에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회사까지 어떻게 갈지 막막하다"고 했다.

마포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42)씨는 "비가 많이 와서 차를 회사에 두고 지하철로 퇴근했는데 회사 주차장에 있는 차가 침수된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배수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비만 크게 안 오면 내일 아침에는 문제없이 지하철을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물이 많이 들이친 이수역도 거의 배수가 다 되어 간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rbqls12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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