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공격수 최유리가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공격수 최유리가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이번에도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벨 호가 아쉽게 중국과 무승부에 머물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은 23일 오후 7시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1무 1패(승점 1)로 3위를 기록, 남은 대만전에 관계 없이 자력 우승에 실패했다. 그리고 한국은 2015년 8월 동아시안컵 1-0 승리 이후 7년 만에 중국전 승리를 노렸지만 다음으로 기약해야 했다. 

최유리 선제골로 앞선 한국, 종료 15분 남기고 통한의 동점골 허용 

한국은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유리-강채림이 투톱에 포진하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지소연이 받치는 전형이었다. 미드필드는 장슬기-조소현-이영주-추효주, 스리백은 임선주-홍혜지-김혜리가 맡았으며, 골키퍼는 윤영글이 출전했다.

전체적으로 한국이 주도하는 흐름이었다. 공격의 템포는 다소 늦었으나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했다. 중국은 공격보다 수비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았다. 한국의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해 긴 패스를 활용했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은 시작 후 1분 만에 조소현의 중거리 슛으로 기선을 잡았다. 곧바로 코너킥 기회에서 임선주의 헤더가 골문을 벗어났다. 

첫 골은 전반 34분에 터졌다. 이영주의 전진 패스가 득점의 시발점이었다. 상대 페널티 박스 아크 정면에서 조소현이 밀어준 패스를 최유리가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후반 4분 빠른 카운터 어택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단독 질주를 시도한 최유리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으나 아쉽게 강채림의 몸에 닿지 않았다. 후반 19분에는 지소연이 직접 인터셉트 이후 중앙까지 접근해 과감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 위로 떠올랐다.

한국은 후반 중반 추효주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손화연을 교체 투입했다. 중국도 서서히 공격의 비중을 늘렸다. 후반 31분 코너킥 기회에서 동점골을 만들었다. 윤영글 골키퍼의 클리어가 완벽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왕린린이 문전에서 오른발 터닝슛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다시 재정비한 뒤 공격으로 전환했다. 후반 37분 벨 감독은 이민아를 조커로 꺼내들었다. 후반 43분 조소현의 슈팅이 빗맞은 공을 중앙에서 이민아가 다리 사이로 흘렸다. 이때 지소연이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크게 떠올랐다. 결국 한국은 추가골 사냥에 실패하며 90분을 마감했다. 

아시안컵에 이어 또 다시 반복한 문제점, 내년 월드컵 앞두고 주요 과제

한국은 일본, 중국, 대만과 함께 4개국이 출전한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시작은 좋지 못했다. 지난 일본과의 1차전에서 좋은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인해 1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 경기서 선제골을 넣은 팀의 에이스 지소연은 "우리 선수들은 너무 착한 것 같다. 상대 선수를 찰 줄 모르는 것 같다"라며 "일본을 너무 높이 평가하고 존중한 것 같다. 조금 더 자신 있게 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다른 때와 다르게 경기를 지배했지만, 이기지 못해 아쉽다. 이기려는 의지가 일본보다 작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상대 중국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강이다. 지난 2월 인도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 지난 20일 대만과의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첫 단추를 잘 뀄다. 

무엇보다 한국은 2022 아시안컵 결승에서 중국에게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우승에 다가섰지만 후반에 내리 3골을 실점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물론 소득은 있었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준결승 4차례(1995년·2001년·2003년·2014년)가 최고 성적이었던 한국은 사상 최초의 결승 진출이자 준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하며 밝은 미래를 확인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중국에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이 경기에 앞서 역대 상대 전적은 4승 7무 29패였을 뿐만 아니라 2015년 8월 승리 이후 중국을 상대로 8경기 연속 무승(2무 6패)이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5개월 만에 열리는 리벤지 매치였다. 전체적으로 경기력은 한국이 더 앞섰다. 그런데 또 다시 막판 뒷심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아시안컵 결승전에 이어 이번 동아시안컵 일본-중국과의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90분을 유지하지 못하는 체력, 집중력 부족을 재차 반복한 셈이다. 내년 열리는 2023 호주 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반드시 풀어내야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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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지소연 최유리 콜린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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