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호가 오는 20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2022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한다.

▲ 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호가 오는 20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2022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한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의 최후방 수비를 담당한 김민재(페네르바체)와 김영권(울산 현대)이 빠졌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제대로 된 실험을 해볼 기회다.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벤투호가 새로운 수비 조합을 찾을 수 있을까.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일본에서 개최되는 2022 동아시안컵에서 중국(20일), 홍콩(24일), 일본(27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공격에 비해 많은 과제 남긴 수비력
 
지난 2003년 출범한 동아시안컵은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한국은 역대 동아시안컵에서 5회 정상에 오르며, 최다 우승팀으로 남아있다. 지난 2015년과 2017년, 2019년에 이어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동아시안컵에서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오는 11월 개최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대비하는 성격이 더욱 짙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하는 공식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는다. 이에 유럽파를 차출할 수 있는 강제 규정이 없다. 결국 벤투 감독은 동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 명단을 꾸렸다.
 
현재 벤투호는 유럽파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대부분 공격과 2선에 쏠려있다. 3선과 수비는 김민재를 제외하면 다수의 비유럽파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6월 열린 A매치 4연전에서 보여준 벤투호의 경기력은 많은 불안감을 남겼다.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공격진들은 경기당 평균 2골을 터뜨리며,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반면 수비 조직력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물론 김민재의 부상 공백이 뼈아팠지만 언제나 한 명에 의존할 수 없다.
 
비유럽파들로 구성된 수비진은 상대의 강도 높은 압박과 뛰어난 개인기에 매우 고전했다. 뿐만 아니라 4경기에서 무려 8골을 허용했다. 공격에 비해 수비진의 경쟁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느낀 6월 4연전이었다.
 
특히 벤투호는 실질적으로 유럽파가 모두 가세한 최정예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것은 9월 A매치 데이(9월 19일~27일)이 유일하다. 이 2경기에서는 월드컵 본선이라는 마인드로 평가전을 치러야 한다. 반대로 플랜B를 실험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실질적으로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월드컵 본선에 승선할 최종 엔트리의 옥석을 가리고, 부분적인 전술 실험을 해볼 기회다.
 
큰 변화 이뤄질 오른쪽-중앙 수비
 
이번 동아시안컵 26인 명단에서 최근 중동으로 이적한 김승규, 페네르바체의 김민재가 제외됐다. 그리고 김영권이 위장염으로 낙마한 상태다. 골키퍼는 조현우, 김동준, 송범근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수비는 권경원, 박지수, 윤종규, 김주성, 조유민, 홍철, 김진수, 김문환이 선발됐다.
 
이미 벤투 감독은 주전 골키퍼로 김승규, 백업으로 조현우를 낙점한 지 오래다. 세 번째 골키퍼 옵션으로 송범근과 김동준이 경쟁하는 구도다. 둘 중 한 명은 최약체인 홍콩전에서 첫 출전을 기대할 만하다.
 
왼쪽 풀백은 예상대로 김진수, 홍철이 나란히 선발됐다. 3월과 6월 대표팀 명단에 뽑힌 박민규는 끝내 A매치 데뷔전을 소화하지 못하며 낙마하고 말았다. 
 
반면 오른쪽 풀백은 다시 제로베이스다. 그동안 이용, 김태환, 김문환 등 3명이 번갈아가며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김태환은 소속팀 경기에서의 부상으로 선발되지 못한 것에 반해 이용의 부진과 제외는 다소 예상 밖이다. 오랫동안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용은 지난 6월 A매치에서의 극심한 부진으로 실망감을 줬다. 이용 대신 윤종규가 선택을 받은 것은 큰 변화의 폭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벤투호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중앙 수비 점검에 있다. 장시간 주전으로 손발을 맞춰온 김민재-김영권이 월드컵 본선에서도 매 경기 나선다는 보장은 없다. 부상과 징계로 인해 언제든지 한 자리는 공석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3, 4번 옵션인 두 선수를 언제나 준비시켜야 한다.
 
통상적으로 벤투 감독은 센터백 두 자리에 오른발-왼발잡이 조합을 선호한다. 이에 박지수(오른발)-권경원(왼발) 조합이 가장 첫 손으로 꼽힌다.
 
박지수는 지난 5월 17일 부상 이후 6월 A매치에서 결장했으며, 당초 장기 부상으로 인해 이번 동아시안컵 명단에서도 빠진 바 있다. 그런데 김영권의 부상이 겹치면서 박지수가 대체 발탁됐다. 16일 열린 인천과의 K리그 부상 복귀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를 지웠다.
 
박지수와 권경원은 그동안 꾸준하게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는데, 정작 두 선수가 나란히 선발 출전한 경기는 많지 않다. 그래서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새로운 점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깜짝 선발되고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조유민은 1달 만에 찾아온 기회에서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첫 대표팀 승선의 기쁨을 얻은 신예 김주성도 어떠한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남자 국가대표팀 명단(26명)
GK : 조현우(울산현대), 김동준(제주유나이티드), 송범근(전북현대)
DF : 권경원(감바오사카), 이상민, 윤종규(이상 FC서울), 박지수, 김주성(이상 김천상무),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 홍철(대구FC), 김진수, 김문환(이상 전북현대),
MF : 권창훈, 이영재(이상 김천상무), 백승호, 송민규, 김진규(이상 전북현대), 김동현(강원FC), 엄원상(울산현대), 나상호, 황인범, 강성진(이상 FC서울), 고영준(포항스틸러스), 이기혁(수원FC)
FW : 조규성(김천상무), 조영욱(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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