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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추진현황 및 계획을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추진현황 및 계획을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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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식·가상자산 등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의 재기를 돕는다. '청년 특례 프로그램'을 신설해 저신용 청년을 대상 이자 감면과 상환유예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개인 투자 실패에 따른 책임을 정부가 떠안게 된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추진현황 및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가계·기업부채 등 민간부채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최근 금리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취약계층의 금융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청년 특례 프로그램' 신설해 청년 채무 이자 최대 50% 탕감

그중에서도 정부는 '저신용 청년(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의 빠른 재기를 위해 1년 한도의 신속채무조정 특례 제도를 신설한다. 일명 청년 특례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저신용 청년의 소득·재산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채무 이자율을 30~50% 감면해주겠다는 입장이다. 3년간의 원금 상환유예 기간에도 저신용 청년에겐 3.25%의 낮은 이자율을 적용한다. 프로그램 신청비도 받지 않는다.

정부는 이번 특례로 약 4만8000명의 청년들에 대한 연간 이자 부담이 1인당 141~263만원 줄어들 걸로 내다보고 있다. 

저금리 시대,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상환 부담이 커진 차주들에 대한 대책도 발표됐다. 정부는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 40조원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차 추경과 내년 본예산을 통해 각각 20조원씩 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올해는 특별히 안심전환대출 5조원을 추가 공급(20조원→25조원)하고, 저소득 청년층에는 금리를 추가 인하한다.

또 전세 실수요자를 위해,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저금리의 정책 전세대출 인당 한도도 기존 2억원에서 4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대책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코로나 대출'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도 사실상 연장된다. 정부는 '주거래 금융기관 책임관리'를 추진해,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대출의 90~95%까지 소상공인의 대출을 만기연장‧상환유예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당초 '코로나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오는 9월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이밖에도 정부는 청년·저신용층·저소득 근로자 등 서민·취약계층의 생계안정을 위해 올해 10조원의 정책대출을 공급할 방침이다. 또 불법 주식리딩방(매수·매도 종목 추천 유사투자자문)등 SNS 기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암행‧일제단속을 강화하고, 범죄 피해 재산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등 보이스 피싱 피해자 보호도 강화한다.

정부 대책을 향한 갖가지 우려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두고 갖가지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저신용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신속채무조정 특례 제도가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조치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도덕적 해이 문제는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20·30 세대는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미래의 핵심"이라며 "청년층에게 재기의 기회를 빨리 마련해 주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나중에 부담해야 될 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심사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 하되, 오늘 발표한 조치는 끝이 아니다.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수정·보완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정부 조치가 최근 '금리인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국은행의 움직임과는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은은 전날(13일) 고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그런데 대출을 풀고 이자를 감면하는 등 내용이 포함된 이날 정부 조치는 오히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취약계층 대상의 지원책이기 때문에 자산 가격을 떠받힐 정도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건 아니"라며 "이 정도를 깎아준다고 코인 투자하고 집을 사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태그:#비상경제민생회의, #가상자산, #주식, #청년특례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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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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