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계+인> 1부 관련 이미지.

영화 <외계+인> 1부 관련 이미지. ⓒ CJ ENM

 

 
어디서 많이 봄 직한 영화적 요소들이 있다. 그것을 모두 클리셰 혹은 낡은 표현이라 폄훼할 수는 없다. 특히 그것이 장르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관객이 기대할 법한, 그래서 특정 장르에 대한 쾌감을 주기 위해 창작자는 모름지기 적절히 그런 익숙한 문법을 차용하곤 한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도 그 부류에 속할 것이다. 감독의 이름만으로 예상할 수 있는 몇 가지 인장들, 그리고 여름 시장을 노린 대형 블록버스터기에 절대 다수의 취향을 만족시킬 만한 요소를 기대하게 한다.
 
해당 작품은 SF 판타지라는 큰 틀 안에 시대극과 일종의 성장 드라마를 가미한 결과물이었다. 자신들 행성의 죄수를 지구 인간 몸에 가두어 온 외계 존재, 그 사실을 모른 채 살아온 현대 지구인들, 그리고 630여 년 전 정체불명의 요괴와 싸워 온 도사들이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라 정의해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우주적 이미지와 시대극 요소가 이 영화 곳곳에 가득 차 있다. 특히 죄수를 통제하고 그 위협을 막는 가드(김우빈)와 썬더를 비롯해 고려 도사 무륵(류준열)과 두 신선(조우진, 염정아), 천둥을 쏘는 이안(김태리) 등 주요 캐릭터들이 현재와 과거에서 각각 그 개성을 마음껏 드러낸다.
 
중심 캐릭터 뿐만 아닌 무륵의 두 고양이와 여러 악당 캐릭터들도 짧은 분량임에도 입체감이 잘 살아나 있는데 이는 <도둑들>, <타짜> 시리즈 등에서 증명해 온 최동훈 감독 특유의 장점이다. 캐릭터에 부여한 특징과 개성이 분명하고, 영화 안에서 그 밸런스를 잘 잡아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능력을 십분 발휘한 셈이다.
  
 영화 <외계+인> 1부 관련 이미지.

영화 <외계+인> 1부 관련 이미지. ⓒ CJ ENM

  
 영화 <외계+인> 1부의 한 장면.

영화 <외계+인> 1부의 한 장면. ⓒ CJ ENM

 
우주선 추격신, 카체이싱 등 CG와 특수효과가 대거 사용된 장면도 질감이 뛰어나다. 야외 세트를 최대한 활용해 CG 비중을 낮추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군데군데 과감하게 사용한 CG가 어색하지 않아 할리우드 스튜디오 버금가는 눈요깃거리가 된다. 또한 아이언맨을 떠올리게 하는 가드의 외형, 몇몇 인물이 등장할 때 말 그대로 슈퍼히어로 랜딩(마블 영화 등에서 자주 보이는 착지 자세)을 그대로 차용한 것은 나름의 오마주라 할 수 있겠다.
 
관건은 시공간을 오가며 다층 구조로 쌓이는 이야기가 얼마나 설득력 있고, 탄탄한가다. 과거와 현재를 오갈 수 있는 외계 존재와 SUV 차량이라는 설정이 있고, 고려 시대 캐릭터들이 활용하는 각종 소품과 능력이 제법 화려하게 묘사돼 있지만, 결정적인 사건 전개에선 허술한 구석이 보인다. 인간 뇌에 갇힌 죄수를 탈옥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우주 대기 버블(하바)을 두고도 굳이 죄수의 우두머리 격인 설계자를 깨우려고 하는 데에만 집중한다거나, 마치 경기 중계처럼 등장하는 썬더의 알람, 일부 캐릭터 입을 통해 표현되는 설명조 대사는 아무래도 영화적 재미를 반감시킨다.
 
<전우치>(2009) 때부터 외계인 관련 영화를 구상했다고 알려졌기에 그만큼 방대하고 깊은 서사가 담길 것으로 보였지만, 여전히 한국에선 낯선 SF라는 장르에 대한 무게감 내지는 소재의 무게감에 다소 눌린 건 아니었을까 싶다. 몇몇 캐릭터들이 숨구멍처럼 유머와 재치를 발휘하고, 다소 긴 러닝타임임에도 속도감 있는 전개로 지루함이 들진 않지만 좀 더 탄탄한 구성과 이야기까지 받쳐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한줄평: 호기롭게 펼쳐놓은 복합장르극, 좀 더 디테일했다면
평점: ★★★☆(3.5/5)

 
영화 <외계+인> 1부 관련 정보

제목: 외계+인 1부
각본 및 감독: 최동훈
출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
제공 및 배급: CJ ENM
제작: 케이퍼필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42분
개봉: 2022년 7월 20일
 
외계+인 김우빈 류준열 김태리 소지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