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뒤틀린 집> 관련 이미지.

영화 <뒤틀린 집> 관련 이미지. ⓒ 스토리위즈


올여름 또 하나의 공포 영화가 관객과 만남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뒤틀린 집>은 한 가족에게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 해당 작품의 주요 배경은 이사한 집이다. 신경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명혜(서영희), 표절 논란으로 일이 끊긴 그림 작가 현민(김민재), 그리고 이들이 입양한 딸 희우(김보민) 사이에서 감도는 묘한 긴장감을 동력 삼아 장르적으로 풀고 있다.
 
보험금을 노리고 일가족을 살해한 이전 집주인의 저주가 깃든 곳. 명혜가 가장 먼저 저주의 희생양이 되며 차례차례 가족들을 잠식해 간다. 과연 귀신의 장난인가 아니면 집 자체의 문제인가. 동명의 원작 소설에선 풍수지리적 지식을 가미해 퇴마사의 활약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데 비해 영화 연출을 맡은 강동헌 감독은 퇴마사 보다는 가족 구성원 자체에 집중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5일 언론 시사회에서 강동헌 감독은 "초반엔 물리적 체험을 관객분들게 선사하고 싶었다. 원작에선 퇴마 이야기 비중이 높은데 가족 안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가족 안에서 끝내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원작 속 퇴마사 김구주 캐릭터를 배우 박혁권이 맡았는데 중반에 한두 번 등장할 뿐 결말 때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않는 것에 강 감독은 "일종의 페이크(fake)로 그분을 인간 맥거핀처럼 사용했다. 사실 촬영 당시 박혁권씨가 많이 바쁘셨다"며 이유를 전했다.
 
감독 말처럼 영화는 무언가 홀린 듯 집안을 돌아다니는 명혜를 비롯해, 우유부단한 남편, 그리고 공포에 떠는 희유를 차례로 제시하며 공포감을 극대화하려 한다. 두 자아와 싸우는 듯 휘청거리는 명혜가 사건의 핵심처럼 보이게 하면서도 중반부 이후 몇 가지 실마리를 던지며 다소의 반전을 꾀하는 구조다.
  
 영화 <뒤틀린 집> 관련 이미지.

영화 <뒤틀린 집> 관련 이미지. ⓒ 스토리위즈

 
 영화 <뒤틀린 집> 관련 이미지.

영화 <뒤틀린 집> 관련 이미지. ⓒ 스토리위즈


하지만 이런 시도가 그간 여러 공포영화에서 시도된 탓에 신선한 느낌을 주진 못한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미상의 존재, 그리고 여러 효과음으로 공포 요소를 담보하려 하는데 대체로 무난한 장르 영화로 다가오는 정도다.
 
특기할 점은 가수 윤상이 이번 영화로 음악 감독에 데뷔한 사실이다. 강동헌 감독의 전작 <기도하는 남자>를 감명 깊게 보고 그가 먼저 연락했고, 차기작에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먼저 밝혔다고 한다. 이에 마침 <뒤틀린 집>을 준비 중이던 차라 일사천리로 윤상이 참여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윤상과 함께 이미 <더 테러 라이브> 등 여러 상업영화를 경험한 캐스커(이준오)가 공동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윤상의 개성이 깃든 피아노곡이 인상적이다.
 
"멀쩡하고 일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척하고 살고 있는 현재의 부모를 그리고 싶었다"던 감독의 의도처럼 영화는 화합과 화해가 아닌 갈등과 붕괴로 향하고 있는 가정의 단면을 제시하고 있다. 그 주제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일단 영화적으로 제대로 풀어냈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지점이다.
 
한줄평: 원작의 묘미와 감독의 세계 사이의 갈림길
평점: ★★★(3/5)

 
영화 <뒤틀린 집> 관련 정보

원작 : '뒤틀린 집' (전건우 作)
감독 : 강동헌
음악감독 : 윤상
출연 : 서영희, 김보민, 김민재
제작 : ㈜테이크원 스튜디오, ㈜스토리위즈
배급 :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러닝타임 : 91분
개봉 : 2022년 7월 13일
 
뒤틀린 집 서영희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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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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