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벤투호의 에이스 손흥민이 6월 평가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 손흥민 벤투호의 에이스 손흥민이 6월 평가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2주 동안 펼쳐진 6월 A매치 4연전에서 2승 1무 1패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오는 11월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벤투호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팀의 캡틴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의 절대적인 존재감을 확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에게 가해지는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은 고민거리다.
 
손흥민,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확실한 존재감
 
손흥민은 지난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을 터뜨리며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데뷔한 이후 10여 년 넘도록 유럽에서 활약한 손흥민이 거둔 최고의 결실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의문을 증폭시킨 것은 소속팀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에서 보여준 활약도의 간극이 크다는 데 있었다. 손흥민은 2018년 여름 벤투 감독 부임 초기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전까지 21경기 4골 6도움에 그친 바 있다. 분명히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은 아니었다.
 
후방과 중원에서 경기가 원활하게 풀리지 않자 손흥민이 플레이메이킹 역할을 겸한 것이 원인이었다. 상대 골 마우스 지역에서 슈팅 빈도가 줄었던 탓에 득점력 감소가 이어졌다.
 
손흥민이 비로소 핵심으로 거듭난 것은 지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부터였다. 팀 내 최다인 4골을 터뜨리며,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견인했다. 2014, 2018년 가까스로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것과 비교해 가뿐하게 순항하는 벤투호를 향한 여론은 비판에서 찬사로 바꼈다.
 
전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린 벤투호는 미드필드에서 매끄러운 패스 순환으로 매 경기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고, 이에 손흥민은 자신의 장점인 수비 뒷 공간 침투와 예리한 슈팅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공격은 합격이지만... 너무 많은 짐 짊어지는 손흥민
 
이번 6월 A매치에서 벤투호의 최대 수확이라면 4경기에서 9골을 폭발시킨 공격력이다. 벤투호가 보유한 손흥민, 황의조(이상 2골), 황희찬, 조규성(이상 1골) 등 공격진들이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으며, FIFA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도 1골을 넣은 것은 월드컵 본선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과 다름없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존재감을 발휘한 선수는 손흥민이다. 대표팀에 소집된 스쿼드에서 유일하게 4경기에서 선발 출장할 만큼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최대한 많은 실험을 강행했다. 칠레전 후반 추가 시간에 교체 아웃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셈이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활용도는 매 경기 달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4-3-3(브라질전), 4-2-3-1(칠레전), 4-1-3-2(파라과이전), 4-4-2(이집트전) 등 각기 다른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이에 손흥민도 왼쪽 윙 포워드(브라질전), 원톱(칠레전), 투톱(파라과이-이집트전)으로 나서며, 여러가지 역할을 맡았다.
 
특히 6월 A매치에서 상대팀들의 손흥민을 향한 집중견제가 심할 수밖에 없었다. 2~3명이 압박하거나 거친 태클로 응수하며 손흥민의 슈팅을 제어하는 데 주력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그동안 좀처럼 선보이지 않았던 프리킥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며 2골을 책임졌다. 칠레, 파라과이전에서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것은 한국 축구 역대 A매치에서 손흥민이 최초다.
 
아쉬움이라면 손흥민의 활약과는 별개로 벤투호의 경기력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아시아권이 아닌 타 대륙 강팀과의 경기에서 문제점이 도드라졌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에서 세밀하게 전진해 나가는 빌드업은 향후 걱정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하프라인 밑에서의 실수가 너무 잦았으며, 상대의 빠르고 조직적인 압박에 대처하는 모습이 최종예선에서와는 사뭇 달랐다. 또, 위험지역에서 공 소유권을 빼앗기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수비에서는 김민재, 미드필드는 황인범-정우영-이재성 등 주축들이 결장한 탓인지 수비와 미드필드에서 볼 순환이 투박했고, 결국 손흥민이 자주 내려와서 공을 받는 모습이었다. 득점에 집중하기보다는 양질의 패스 전개로 답답한 활로를 열었다. 이러한 움직임이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졌다. 이집트전에서는 공격포인트가 없었음에도 손흥민의 활약상이 가장 크게 주목받았다.
 
한편으로는 손흥민 높은 의존도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평가전에서와 달리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할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은 철저한 대비를 하고 나올 것이 뻔하다. 손흥민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상대 골문에 최대한 근접하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후방에서의 빌드업과 수비 안정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5개월 남긴 시점에서 벤투호의 오답노트가 두꺼워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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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벤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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