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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발언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5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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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권 탄압국으로 지목한 사우디아라비아를 전격 방문한다.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13∼16일 이스라엘과 사우디에 가는 중동 순방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안보·번영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강화하고, 사우디에서 열리는 걸프협력회의+3(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사우디 왕따 만들것"... 혈맹 관계 '급랭' 

이번 순방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고 첫 중동 방문이다. 특히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만남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에 줄곧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암살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지목하면서 사우디를 '왕따' 신세(pariah)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사우디는 강하게 반발했고, 80년 넘게 맺어온 양국 관계가 급랭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방문에 나서면서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세계적인 산유국인 사우디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앞서 사우디는 미국의 석유 증산 요구를 한 차례 거절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우디에 갔으나, 빈 살만 왕세자는 설리번 보좌관에게 고성을 지르며 석유 증산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미 사우디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 방문은 양국의 역사적 및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국왕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양국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을 열기를 기대한다"라고 환영했다. 

'유가 급등' 현실 앞에 힘 잃은 '인권 강조'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의 인권 탄압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에서 벗어나고 있다"라며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석유가 풍부한 사우디 왕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CNN 방송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 이란의 핵 위협 등 국제 정세가 혼란에 빠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의 오랜 파트너였던 사우디와 다시 따뜻한 관계를 맺기고 결정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사우디가 지금까지도 카슈끄지 암살 의혹을 부인하며 인권 탄압에 전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을 강조했던 태도를 뒤집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정부 측에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그동안 여러 지도자들에게도 인권 문제를 제기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와의 면담에서 카슈끄지 암살 의혹을 직접 거론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인권 문제는 대외 문제 대화의 한 부분이었으며, 대통령이 누구와 대화하느냐와 상관 없이 항상 그럴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하기 전에 일어난 행위에도 눈감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태그:#조 바이든, #사우디아라비아, #자말 카슈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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