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골 허용하는 대한민국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파라과이의 경기. 후반전 알미론에게 두번째 골을 허용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두번째 골 허용하는 대한민국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파라과이의 경기. 후반전 알미론에게 두번째 골을 허용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벤투호가 남미의 파라과이를 상대로 고전 끝에 가까스로 무승부를 거두고, 패배를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29위)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FIFA랭킹 50위)와의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파라과이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 4무 1패로 우위를 점하게 됐다.
 
'공수 불균형' 벤투호, 파라과이전서 고전 끝에 무승부 
 
이날 한국은 4-1-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김문환-정승현-김영권-김진수가 포백을 형성했다. 3선 미드필드는 백승호, 2선은 권창훈-황인범-나상호, 투톱은 황의조-손흥민이 포진했다. 파라과이는 메디나-곤살레스-알미론을 전방에 배치하는 4-3-3으로 응수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라인을 대폭 상향 위치시킨 뒤 압박을 가하는 전략을 선보였다. 그리고 벤투호의 키플레이어 황인범이 좌우 전환 패스로 활로를 개척했으며, 전반 8분에는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15분을 넘어서며 압박이 느슨해지고, 페이스가 원활치 못했다. 심지어 전반 23분에는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황인범이 공을 빼앗기면서 역습 기회를 내줬고, 이후 파라과이의 패스가 길었지만 정승현이 머뭇거리며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알미론이 가로챘다. 알미론은 곧바로 왼발슛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이후 한국은 전혀 공격의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방황했다. 수비와 미드필드의 간격이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 38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진수가 문전 혼전 도중에 골문으로 밀어넣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켰다. 오른쪽에서 손흥민이 띄어준 크로스를 김진수가 헤더로 돌려놨지만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이어진 나상호의 슈팅은 옆그물을 때리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김문환 대신 이용을 교체투입했다. 하지만 후반 5분 세트 피스 공격 실패 후 파라과이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전진한 알미론이 왼발슛을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벌렸다. 

벤투 감독은 두 번째 교체 카드로 후반 15분 엄원상, 김진규를 한꺼번에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황인범을 3선으로 내리고, 김진규를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배치했다. 

2골차로 무기력한 졸전을 펼치던 흐름에서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캡틴 손흥민이었다. 후반 21분 아크 정면에서 수비벽을 넘기는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 골을 작렬했다. 

벤투 감독은 왼쪽 풀백 홍철과 공격수 조규성, 윙어 정우영을 넣으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조규성-손흥민이 투톱에 자리하고, 좌우에는 정우영과 엄원상이 포진하는 형태였다. 포메이션은 4-1-3-2가 유지됐다. 

파라과이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한국을 상대했다. 후반 32분 메디나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 위로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남은시간 엄원상의 측면 돌파를 앞세워 공격에 집중했다. 결국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48분 김영권의 크로스를 엄원상이 논스톱 패스로 연결했다. 이때 쇄도하던 정우영이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극적인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세밀한 빌드업 실종, 주전급 부재 대안 찾기 절실
 
한국 대표팀 벤투호가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아쉬운 경기력 끝에 간신히 2-2 무승부를 거뒀다.

▲ 한국 대표팀 벤투호가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아쉬운 경기력 끝에 간신히 2-2 무승부를 거뒀다. ⓒ 대한축구협회

한국 대표팀은 이번 6월 A매치 4연전 가운데 남미팀과 세 차례 연속 맞붙었다. 지난 2일 열린 브라질전에서는 1-5로 크게 패했지만 6일 칠레전을 2-0 승리로 장식한 바 있다. 이번 파라과이전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 대비한 마지막 모의고사였다.
 
지난 2일 일본 원정 경기에서는 2군들을 내세워 1-4로 대패한 파라과이는 이번 한국전에서 주전급들을 풀가동했다. 
 
이에 반해 벤투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전력누수가 심했다. 김민재, 이재성이 부상으로 일찌감치 6월 소집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황희찬이 기초군사소집훈련을,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이 부상을 당하며 중도하차했다. 실질적으로 주전급 4명이 빠진 스쿼드 안에서 파라과이전 명단을 구성해야 했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백업 골키퍼였던 조현우, 부상에서 최근 돌아온 김진수를 선발엔트리에 넣었으며, 앞선 2경기에서 가동하지 않은 4-1-3-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공격 지향적인 전술 변화는 최악의 패착이었다.

가장 먼저 원볼란치 백승호와 2선 미드필더간의 간격이 크게 벌어졌다. 이에 패스를 전개하는 거리와 시간이 증가하는 현상을 초래했다. 또, 공수 전환 속도에서 파라과이에 열세를 보였다. 점유율에서는 앞섰을 뿐 딱히 경기를 지배하는 양상으로 흘러가지 않은 것은 이때문이다. 

4-1-3-1 포메이션의 공격적인 전술에도 불구하고 공격에서 날카로움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황의조-손흥민 투톱과 밑에서 받쳐주는 선수들과의 불협화음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무엇보다 김민재, 정우영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김민재를 대신한 정승현은 전반 23분 결정적인 실수로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정우영을 대신한 백승호도 수비 보호에 있어 약점을 드러냈다. 90분 내내 매끄러운 빌드업을 찾아보기 어려운 경기였다. 

그나마 유일한 위안이라면 2실점 뒤 2골을 따라붙은 저력이었다. 손흥민의 프리킥 만회골이 신호탄이었다. 지난 칠레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프리킥 골.

1골을 만회하며 기사회생한 한국은 후반 교체 투입된 엄원상과 정우영의 추가 시간 동점골로 웃었다. 엄원상은 측면에서 활기찬 돌파와 침투로 답답했던 공격의 활로를 열었고, 마침내 정우영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벤투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2022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 - 2022년 6월 10일)
한국 2 - 손흥민 66' 정우영(도움:엄원상) 93+'
파라과이 2 - 알미론 23' 50'

선수명단
한국 4-1-3-2 : 조현우 - 김문환(46'이용), 정승현, 김영권, 김진수(67'홍철) - 백승호(60'김진규) - 권창훈(74'정우영), 황인범, 나상호(60'엄원상) - 황의조(74'조규성),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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