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청년의 범위는 어느 분야에서 조사하는가에 따라 기준이 다르며, 만 15세 이상부터 39세 이하까지 포함된다. 하지만 어떤 기준을 사용하더라도 만 20세 이상부터 만 34세는 포함되므로, 이 나이대를 기준으로 성비, 고용률, 정신건강 관련 지표 등을 통해 현재 청년 여성 세대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현재 청년 세대의 성별 구성을 살펴 보았다. 일반적으로 자연적인 출생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의 수)는 105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남아 사망률이 높아 시간이 지날수록 100에 가까워진다. 한국의 출생성비는 태아 성 감별이 가능한 1980년대 이후 높아졌다.

출생성비 이야기에서 자주 언급되는 백말띠인 1990년생(2022년 현재 만 31~32세에 해당)은 출생성비가 116.5로 가장 높았고, 1993년(2022년 현재 만 28~29세에 해당)에도 115.3으로 높았다. 출생성비는 2000년 이후로 감소하는 추세로 2020년 104.8로 자연적 출생 성비로 알려진 105와 비슷한 값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현재 청년세대의 성비는 어떨까. 인구총조사에서 20세~24세, 25~29세, 30~34세 청년 인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 49%, 2000년 48.9%, 2010년 48.5%, 2020년 47.5%로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1) 2020년의 청년은 90년대, 2000년대의 청년에 비해 같은 세대에서 상대적으로 여성의 비율이 적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청년 여성의 연령대별 고용률을 살펴보았다. 청년 여성의 고용률을 2000년, 2010년, 2019년 순서대로 확인하면 20~24세에서 각각 56.3%, 48.8%, 46.7%이고, 25~29세에서 각각 53.7%, 66.1%, 71.1%, 30~34세에서 각각 47.3%, 53.0%, 64.6% 였다.2) 20~24세에서는 이전에 비해 고용률이 감소하였지만, 25세~29세, 30~34세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용률이 증가했다. 10~20년 전에 비해 사회 진출을 하여 일을 하는 25~34세 여성의 비율이 높아져 노동 환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청년 여성의 비율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연도별 청년 여성 고용률(%)
 연도별 청년 여성 고용률(%)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관련사진보기


성별, 연령별(5년 단위로 구분) 우울증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2019년 상반기까지는 우울증 진료 인원 1~5위 모두 55세 이상의 여성이 차지하였으나, 2020년 상반기에는 25~29세 여성이 4번째로 많은 집단으로 집계되었다. 이들 25~29세 여성은 2021년 상반기에는 진료 인원수가 가장 많은 집단이 되었다.

2017년 상반기 대비 2021년 상반기 우울증 환자가 2배 이상 증가한 성별 연령층 군은 6개가 있는데, 25~29세 여성, 20~24세 여성, 10~14세 여성, 15~19세 여성, 30~34세 여성, 그리고 25~29세 남성이 포함되었다. 이처럼 젊은 여성의 우울증 환자 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특히 25~29세의 경우 성별 무관하게 환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3)

마지막으로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을 살펴보았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성별에 따른 20대, 30대의 자살률 변화는 집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20대 여성의 경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각각 11.4, 13.2, 16.6, 19.3으로 최근 4년간 매해 증가하고 있다. 30대 여성은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해 증가하였다.

2017~2019년까지는 20대 여성의 자살률이 30대 여성보다 낮게 나왔지만 2020년은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의 자살률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20대 남성의 경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20대 여성과 마찬가지로 증가하고 있으며, 30대 남성은 네 집단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로 나타나고 있으나 다른 집단처럼 매해 자살률이 증가하지는 않았다.4)

20대는 성별 관계없이 자살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자살률의 증가가 다른 집단보다 큰 폭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대 여성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자살률의 증가율이 약 15% 이상으로 나타나며, 2019년에는 자살률의 증가율이 약 25%로 같은 해 어느 집단보다 자살률이 크게 증가하였다.
 
20,30대 연도별 자살률(10만 명당 자살자 수)
 20,30대 연도별 자살률(10만 명당 자살자 수)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관련사진보기


청년 여성에서 증가하는 우울증 진료 수와 자살률을 보면 전반적인 청년 여성의 정신건강 수준이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사회적, 경제적 요인의 설명이 시도되고 있다. 현재 청년 여성은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성의 구성이 많은 세대이며, 또한 이전 세대보다 높은 비율이 사회에 진출한 세대로 이전과 다른 특성을 가질 것이다.

많은 시도가 대부분 '청년', '여성'에 주목하였을 뿐 사회에 진출한 '노동자'에 대한 접근은 드물다. 청년 여성의 정신건강 변화의 원인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통해 청년 여성의 현재 문제의 원인을 탐색하려는 시도 또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 여성 자살률 문제, 어떻게 생각하세요?
 
5월 21일 청년여성노동자의 노동경험과 정신건강을 주제로 연구 발표회가 열렸다.
 5월 21일 청년여성노동자의 노동경험과 정신건강을 주제로 연구 발표회가 열렸다.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관련사진보기

 
청년 여성 노동자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탐색하고자 만난 18명의 면접 참여자에게 공통적으로 최근 가장 기사화가 많이 된 청년 여성 자살률 문제에 대해 들어보았는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많은 참여자가 해당 문제에 공감을 표현하였으며, 일부 참여자는 이 문제의 원인으로 경제적 불안정성을 가장 크게 꼽았다. 이러한 관점은 많은 연구 및 기사에서 지적된 것과 같은 시선이었다. 그렇다면 청년 여성 노동자들은 대부분 같은 문제를 겪고, 이 문제에 공감하는 걸까? 어쩌면 한 면접 참여자의 응답에서 이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들이 어떤 계층일까. 약간 이런 게 궁금하긴 해요. 20대 여성, 30대 여성 자살률이 높다고 하는데, 거기에 뭐 일반적으로 대학을 나와서 취업을 하고, 이런 사람들인지 어떤 사람들인지 그런 것들이 저는 더 궁금하긴 하거든요. 그래서 그냥 나 같은 사람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약간 이렇게 엄청나게 큰 고민을 하지도 않았어."

이 참여자는 청년 여성 문제에 대해 공감을 표하면서도, 이 문제 또한 같은 청년 여성 집단 내에서도 서로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결국 청년 여성 집단 내에서도 어떤 계층이 더 문제가 되는지 알아보고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청년 여성 내의 차이는 코로나 이후 고용 불안정 문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코로나 이후 고용 지표 등이 대부분 분야에서 안 좋아졌을 것이라 예상했을 수 있으나, 모든 직종에서 코로나로 인한 불안정을 똑같이 느끼지는 않았다. 코로나 이후 직접적으로 고용 불안정을 느낀 직종은 서비스직 종사자였고,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고용에 대한 불안정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꼭 공공기관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IT 계열 노동자의 경우 사람을 이전보다 많이 뽑는 경향으로 바뀌었다고 이야기하였다.

"맞는 대답인지 모르겠는데. 이제 코로나가 있기 전까지는 사실 서비스직을 너무 하고 싶었었고 평생 직업으로 두지 않아도, 이제 서비스직을 하면서 그냥 잘 보냈는데 어쨌든 코로나 이후로 그 불안정을 처음 느낀 것 같아요. 어쨌든 이제 계약 만료가 되고 일을 못 구하면서, 약간 불안하다는 게 비정규직의 삶이 약간 이런 거라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우리는 청년 여성으로 묶이는 이 집단이 일터에서도 어쩌면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고민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출발하였지만,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마냥 비슷할 것만 같은 이 집단이 각자 다른 문제를 겪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렇지만 청년 여성 노동자는 일터에서 '막내'라는 지위에서 오는 청년의 문제와 '여성'으로서 부딪히는 문제 또한 공통으로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청년 여성 노동자가 다수가 겪는 문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청년 여성 내부에서의 차이를 인식하여 청년 여성 노동자 문제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1) 통계청, 인구총조사, 2022. 05. 25.
2)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2022. 05. 25.
3) 20대 후반 여성 올해 우울증 가장 많이 앓아, 메디칼 업저버 (2021. 09. 27.).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280
4)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 2022. 05. 25.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오현정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여성노동건강권팀입니다. 이 글은 한노보연 월간지 일터 6월호에도 실립니다.


태그:#청년_여성_노동자, #정신_건강, #노동자_건강, #우울증
댓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모든 노동자의 건강하게 일할 권리와 안녕한 삶을 쟁취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