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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전쟁범죄 피해자에 대한 모욕 논란이 일었던 부산 강제징용노동자상 뒤 일장기가 지난 22일부터 보이지 않고 있다(사진 오른쪽). 한 극우단체는 지난 17일 일본의 과거사 사죄배상을 촉구하는 노동자상에 높이 2미터 가량의 구조물을 세워 일본 국기와 태극기를 달고, 화해거리라고 이름 붙였다(사진 왼쪽).
 일제의 전쟁범죄 피해자에 대한 모욕 논란이 일었던 부산 강제징용노동자상 뒤 일장기가 지난 22일부터 보이지 않고 있다(사진 오른쪽). 한 극우단체는 지난 17일 일본의 과거사 사죄배상을 촉구하는 노동자상에 높이 2미터 가량의 구조물을 세워 일본 국기와 태극기를 달고, 화해거리라고 이름 붙였다(사진 왼쪽).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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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모욕 논란이 일었던 부산의 노동자상 주변 일장기가 사라졌다. (관련기사 : 부산 강제징용노동자상에 '일장기' 모욕 행위 http://omn.kr/1yz18)

24일 <오마이뉴스>의 취재를 정리하면, 지난 22일 오후부터 한 극우단체가 강제징용노동자상 뒤편에 세운 구조물에서 일본 국기만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인 지난 21일 철거되고, 태극기와 포켓몬스터 인형, '화해거리' 글자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설치 단체가 항일거리 조성과 소녀상·노동자상을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경찰과 동구청은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성명 불상자가 떼어냈는데 해당 단체에서 수사를 의뢰하면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청 안전도시과 관계자도 "아침에 현장에 다녀왔다. 그러나 누가 그랬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밤 노동자상에 일본의 상징인 일장기가 나붙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석열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단체가 과도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 역사적 조형물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일본영사관 후문 평화의소녀상에 이어 강제징용노동자상도 일제강점기 전쟁범죄 역사를 상기하고, 사죄배상을 위해 세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도로를 점유한 불법적치물 취급을 받고 있다. 소녀상과 달리 조례 등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서 부산 소녀상은 '부산시 도로점용허가 점용료 등 징수 조례', '일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지원·기념사업 조례' 개정으로 완전히 합법화됐다.

계속되는 수난사에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노동자겨레하나 관계자는 "노동자상은 소녀상과 마찬가지로 시민 모금으로 만든 기념물"이라며 "법적 보호 등 제대로된 후속 조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도 25일 열리는 77차 수요시위에서 사태 해결을 요구한다. 부산 노동자상 일장기 논란도 서울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벌어지는 극우단체의 수요시위 방해와 같은 성격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여성행동 관계자는 "소녀상과 노동자상 건립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는데, 이런 구조물이 하룻밤 사이 뚝딱 설치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일본의 과거사를 옹호하고 역사를 부정하는 행동이 용인되는 사회로 가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난달 보수단체의 소녀상 철거 주장 원정 집회에 이어 이번엔 일장기를 내선 시설물까지 등장했다. 18일 부산시 동구 강제징용노동자상 상황. 일본의 사죄배상을 촉구하고, 강제동원 된 조선인 노동자들을 기리는 상징물이지만, 뒤로 '화해거리'라는 글자와 일장기가 붙어있다.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난달 보수단체의 소녀상 철거 주장 원정 집회에 이어 이번엔 일장기를 내선 시설물까지 등장했다. 18일 부산시 동구 강제징용노동자상 상황. 일본의 사죄배상을 촉구하고, 강제동원 된 조선인 노동자들을 기리는 상징물이지만, 뒤로 "화해거리"라는 글자와 일장기가 붙어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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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단체가 일장기를 내건 곳은 3년 전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희생됐던 조선인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과거사 사죄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강제징용노동자상이 건립된 장소다.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후문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인근 정발장군 동상과 함께 항일거리로 불리운다.
 극우단체가 일장기를 내건 곳은 3년 전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희생됐던 조선인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과거사 사죄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강제징용노동자상이 건립된 장소다.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후문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인근 정발장군 동상과 함께 항일거리로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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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장기, #부산 소녀상, #강제징용노동자상, #항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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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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