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맛좀 볼까?"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중등부에서 우승한 의정부G-스포츠클럽 박효익 선수(가운데)가 금메달을 깨물어보이고 있다.

▲ "금 맛좀 볼까?"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중등부에서 우승한 의정부G-스포츠클럽 박효익 선수(가운데)가 금메달을 깨물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12일까지 의성컬링센터에서 진행된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중등부 부문에서 남춘천여자중학교와 의정부G-스포츠클럽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남춘천여중 선수들은 지난 2월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도 우승했던 만큼 이번 대회 우승으로 2관왕에 올랐다. 남춘천여중은 중학 컬링에서 가장 돋보이는 팀 답게 결승에서 활약을 펼치며 우승했다. 특히 회룡중학교와의 결승에서는 호각세로 이어가던 경기 중반을 딛고 후반 몰아치듯 점수를 내며 저력을 과시했다.

남자부 의정부G-스포츠클럽 선수들은 '홈 팀' 의성중학교 선수들을 상대로 초반부터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의성중에 신승한 선수들은 결승전에서 득점을 뺏기지 않으며 영봉승에 가까운 승리를 기록했다.

전승으로 결승 

남춘천여중, 의정부G-스포츠클럽 모두 예선을 전승으로 기록한 뒤 결선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는 남춘천여중이 민락중학교를, 의정부G-스포츠클럽이 전주컬링클럽 선수들을 누르고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남춘천여중의 결승 상대는 회룡중, 의정부클럽의 결승 상대는 의성중학교였다.
 
 12일 열린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중등부 결승전에서 남춘천여중 선수들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12일 열린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중등부 결승전에서 남춘천여중 선수들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여자부 경기는 초반 호각세로 펼쳐졌다. 회룡중학교(스킵 황호정)가 1엔드 선취득점을 올리자 남춘천여중도 2엔드 두 점을 더 내며 역전하고 나섰다. 하지만 회룡중의 중반 기세가 무서웠다. 회룡중은 3엔드에만 석 점을 달아나며 4-2로 리드를 잡았다. 남춘천여중은 4엔드 두 점을 다시 더 올리며 극적인 균형을 맞췄다.

5엔드부터 남춘천여중의 독주가 이어졌다. 남춘천여중은 5엔드 한 점을 스틸해낸 데 이어, 6엔드에도 한 점을 더 빼앗으면서 경기의 무게추를 남춘천여중 쪽으로 돌렸다. 리드 상황을 잡을 때마다 남춘천여중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7엔드에는 남춘천여중이 아예 석 점을 더 스틸해냈다. 다섯 점 차이였지만 회룡중이 경기를 이어가려 애썼지만 8엔드 중반 물리적으로 승리를 따낼 수 없는 상황이 왔다. 결국 최종 스코어 9-4로 남춘천여중이 우승을 거뒀다. 남춘천여중은 동계체전에서 거둔 금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수집했다.

의정부G-스포츠클럽은 의성중(스킵 이우정)에 내내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다. 1엔드를 블랭크엔드로 넘긴 의정부클럽은 2엔드 두 점을 올린 데 이어, 3엔드에는 상대 실수를 이용해 석 점을 스틸해내는 데 성공했다. 의정부클럽은 여세를 몰아 4엔드, 5엔드에도 스틸을 거두며 전세를 완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의성중은 영봉패의 위기에서 6엔드 한 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의정부클럽이 악수를 받아내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동계체전에서 코로나로 레이스에 나서지 못했던 의정부클럽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아쉬움을 씻게 됐다. 

"중학생 최초로 '주니어 국가대표' 해보고 싶어요!"
 
 12일 열린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중등부 결승전에서 의정부G-스포츠클럽 선수들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12일 열린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중등부 결승전에서 의정부G-스포츠클럽 선수들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의정부G-스포츠클럽은 지난해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교 팀을 여럿 꺾어내는 이변을 선보였다. 선수들은 지난해의 기억을 살려 이번에도 회장배 우승을 기록했다.

김연재 스킵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 결승 상대와 지난 예선에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 긴장했지만, 샷 하나하나를 잘 풀다보니 이길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김연재 선수는 "팀원들이 너무 잘해줘서, 후반에 가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상대 팀의 샷이나 경기장 바깥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 것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했던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긴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의정부클럽 팀의 '막내' 홍은수 선수는 중학교로 올라와 치른 첫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홍은수 선수는 "초등학교 때는 어리버리하게 했는데, 형들이랑 같이 하니까 조금 더 집중하고, 샷마다 최선을 다한 것 같다"라면서, "지금은 따라가는 위치라면 앞으로는 팀을 이끄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남춘천여중은 이번 대회에서의 2연패로 여자 컬링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서드 조연지 선수는 "2연패를 기대했지만, 연습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 우승에 대한 확신이 많지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서로 믿으면서 하다 보니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트로피 은근히 무겁네" 12일 열린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중등부 결승전에서 우승한 남춘천여중 선수들이 상장과 부상을 받아들고 웃고 있다.

▲ "트로피 은근히 무겁네" 12일 열린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중등부 결승전에서 우승한 남춘천여중 선수들이 상장과 부상을 받아들고 웃고 있다. ⓒ 박장식

 
세컨드 최은혜 선수는 "서로를 믿었기 때문에 우승까지 한 것 같다"라며, 스킵 김소연 선수도 "처음 테이크아웃 샷이 잘 안 되어 고생했는데, 마지막까지 집중한 덕분에 큰 점수차로 이긴 것 같다. 찬스도 팀원들이 잘 잡아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드 이수빈 선수는 '큰 꿈'도 드러냈다. "지금부터 있는 대회를 모두 석권하고 싶다"며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이겨서 중학생 최초로 주니어 국가대표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아직 춘천에는 여자 고교 컬링 팀이 없는 탓에 선수들이 계속해서 이 팀으로 뛸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 김소연 선수는 "고등학교 컬링 팀이 춘천에 창단돼서 같은 팀을 이어가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성인부와 믹스더블 등에서의 회장배 전국컬링대회는 하반기로 예정된 가운데, 대한컬링연맹은 9월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과 하반기 중 초·중·고 대회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 중등부 우승을 이룬 남춘천여중 선수들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9월 확인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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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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