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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지난 1월 19일 민중의소리 유튜브 채널 '곰곰이'에 출연해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삼프로TV에서 한 D4 등 국가부채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3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이 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지난 1월 19일 민중의소리 유튜브 채널 "곰곰이"에 출연해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삼프로TV에서 한 D4 등 국가부채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3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이 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 곰곰이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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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국민의당이 지난 3월 초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 위원이 지난 대선 당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당시 안철수 후보의 국가부채 관련 발언을 비판하면서 허위사실을 말했다는 것이다.

이상민 위원은 대표적인 재정정책 전문가로, 지난 1월 6일 '오마이팩트' 기사에서 당시 안철수 후보가 '삼프로TV'에 출연해서 한 국가부채와 국민연금 관련 발언의 문제점을 가장 먼저 짚었다. (관련 기사 : [삼프로TV 팩트체크] "공기업 부채 많은데 부채비율 낮다 속여" 안철수 주장 '대체로 거짓' http://omn.kr/1wqkf)

이후 이 위원은 지난 1월 19일 유튜브 채널 '곰곰이의 경제읽기'(삼프로TV 쪽집게 분석 3탄, 안철수의 헛다리)에서도 같은 문제를 짚으면서, "D4 개념은 안철수 후보 측이 창조한 개념"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해당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며 삭제를 요청했지만, 제작진이 이를 거부하자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 위원에게 적용한 혐의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미네르바 사건'으로 구속됐다 결국 무죄 판결을 받은 인터넷 경제 논객 박대성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정보통신기본법상 '허위사실유포죄'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온 허위사실유포죄는 위헌 결정을 받아 사라졌지만, 10여 년 만에 경제 논객에게 토론 대신 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벌어졌다.

<오마이뉴스>는 피고발인인 이상민 위원을 29일 오전 전화로 인터뷰했다.

"국민의당에서 항의해 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월 2일 공개된 유튜브 경제전문채널 '삼프로TV' '[대선 특집] 삼프로가 묻고 안철수 후보가 답하다' 편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월 2일 공개된 유튜브 경제전문채널 "삼프로TV" "[대선 특집] 삼프로가 묻고 안철수 후보가 답하다" 편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삼프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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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잣대는 수십 가지인데 어느 하나만 보고 건전하다, 안 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안철수 위원장이 D4를 얘기하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의 D1, D2, D3, D4 개념과 우리 기획재정부의 D1, D2, D3는 이름은 우연히 같지만 개념은 전혀 다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IMF의 D2와 기재부의 D2를 같다고 착각하고, 기재부는 D4 개념이 없다면서 D2에 연금충당부채를 더한 것을 IMF의 D4라고 착각하고 있다. 내가 기재부에는 D4 개념이 없다고 했더니 (IMF의) D4가 있는데 왜 없다고 하느냐고 국민의당에서 항의해 왔다."

     
사건은 안철수 위원장이 지난 1월 2일 경제전문채널 '삼프로TV' 대선 후보 연속 대담에서 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당시 안 위원장은 국가부채 종류를 D1(국가채무)과 D2(일반정부부채=D1+비영리 공공기관부채), D3(공공부문부채=D2+비금융공기업 부채), D4(D3+연금충당부채)로 구분한 뒤, "다른 나라는 D2부터 D4까지 차이가 별로 없어 D2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고,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공기업이 엄청 많고, 문재인 정부 들어 공기업 부채가 엄청 많이 쌓여 (공기업 부채를 포함한) D3로 구별하면 우리나라 부채비율이 확 늘어나고 D4로 가면 거의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하는 국가부채 종류에는 D1, D2, D3만 있고 D4는 존재하지 않는다.(아래 표 참고) 다만 일부 학자와 언론에서는 군인․공무원연금 가입자에게 미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충당부채까지 포함시켜 'D4'라고 부르기도 한다. 당시 국민의당도 IMF가 D1, D2, D3, D4 개념을 사용했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가 D4 개념을 만든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가부채 구성과 규모(자료 출처 : 한국경제연구원 '포스트 코로나, 경제·사회변화에 대한 전망과 시사점' 2020년 8월)
 국가부채 구성과 규모(자료 출처 : 한국경제연구원 "포스트 코로나, 경제·사회변화에 대한 전망과 시사점" 2020년 8월)
ⓒ 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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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공론장을 신뢰하는 건전한 상식 갖추기를"

"안 위원장이 IMF의 D2와 우리나라의  D2가 다른 개념이란 사실을 모르고 착각한 것 같아서 유튜브에 댓글을 달았다. 안 후보가 말한 D4 개념은 IMF의 D4와 동명일 뿐 다른 개념이어서 우린 없는 게 맞다고 하고, 언제든 토론을 환영한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를 유튜브에 출연시킬 수도 있고 누구든 국가부채와 국민연금, 연금충당부채 등에 대해 토론하자고 했는데 기대했던 토론은 안 오고 고발장이 온 상황이다."

당시 이 위원은 "IMF가 언급한 D4 개념은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작성된 적이 없는 개념으로 안철수 후보가 D4라고 언급하고 말한 금액은 D4가 아니라 '재무제표상 부채'다"라면서 "재무제표상 부채는 IMF의 D4와 다른 개념으로 D4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나라 부채의 규모가 파악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차라리 이참에 좀 더 적극적으로 토론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국민의당 쪽에서) 고발인 조사는 이미 받았다고 보도를 봤는데 그럴 시간에 저랑 공개적으로 토론했으면 어땠을까? 안철수 위원장도 경제 전문가는 아니니까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맞고 틀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토론하고 타협하고 협상하는 게 정치의 본질이다. 늘 열린 자세로 토론하자고 하는데 법적으로 해결하자는 건 안타깝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는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트려야 한다. 하지만 '팩트체크'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이 위원은 '오마이팩트'와 유튜브에서 '2088년 국민연금 누적적자가 1경 7천조 원'이라는 안 위원장 발언도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평소에도 나는 국민연금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해 왔다. '삼프로TV'에도 출연해 국민연금 논쟁을 정리한 적도 있다. 내 주장은 동일했다. 국민연금 부채를 그렇게까지 나쁘게 볼 필요 없다는 게 일관된 논리다. 토론이 필요한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려는 것, 그게 이 사안의 본질이다."


안철수 후보 쪽에서 이 위원의 해당 발언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도 불분명하다. 해당 영상 조회수는 3개월이 지난 4월 29일 현재 2만 2000회 정도이고, 댓글도 200여 건에 불과하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위원이 주요 언론과 방송에서 안 후보 공약과 발언을 비판했던 게 못마땅했을 수도 있지만, 이 위원은 당시 안 후보뿐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등 다른 후보 정책도 함께 비판했다.

"안 위원장이 비록 개념을 혼용하고 대선 투표에 잘못된 영향을 주는 허위 정보를 잘못 말한 부분이 발견됐지만 저는 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열린 토론이 사법 절차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상식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원장이니만큼 시민과 공론장을 신뢰하는 건전한 상식을 갖추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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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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