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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12년 이상 요양보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요양 보호사의 일을 기록합니다. [기자말]
날씨가 좋지도 흐리지도 않은 어느날. 요양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열 체크기에 손을 갖다 댄다. "띠딕... 정상입니다." 감정도 없는 목소리. '감염이 안 됐으니 들어가도 좋다'는, 기계의 허락 아닌 허락을 받는다.

안내 창구엔 이미 자가진단키트와 방호복이 준비되어 있다. 출근한 직원들은 마땅한 장소를 찾아 자가진단키트를 뜯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각자 불안함을 표현한다. "몸살이 기운이 있는데", "목이 안 좋고 가래가 나오던데" 이야기 하면서 콧속에 긴 면봉을 집어 넣는다.

붉은 줄이 올라 천천히 T를 넘었다. '아, 오늘은 괜찮은가 보다.' 그래도 아직 긴장되고 불안하다. "아, 한 줄이다." 그제야 서로 안도의 한숨을 쉰다. 지난 3월 초 요양원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이고 임신이 아닌데... 늦둥이 하나 생기는 줄 알았어"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자가진단했던 것이 이젠 잔뜩 긴장되는 일로 바뀌었다.
 
식사 케어 때는 어르신을 마주 대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마스크를 점검한다.
 식사 케어 때는 어르신을 마주 대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마스크를 점검한다.
ⓒ envato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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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과 방호 모자를 쓰고 몸의 일부처럼 쓰고 있던 마스크 위에 또 하나의 마스크를 쓴다. 두겹으로 마스크를 쓰고 나오면 어르신들을 지키기 위한 요양보호사들의 준비도 끝난다. 

TV에서 본 우주복처럼 생긴 방호복은 간호사들만 입는다. 요양보호사들은 비닐 가운을 입고, 케어를 하기 위해 라텍스 장갑 위에 일회용 비닐 장갑을 낀다. 어르신들 케어가 끝나면 차아염소산수로 몸을 앞뒤, 신발 바닥까지 분사하기를 반복한다.

다만 완벽 아닌 완벽에 가까운 방역을 마쳐도 격리된 어르신방의 케어는 조금 조심스럽다. 확진되어 격리 해제가 끝나 자연면역이 생겼다는 동료가 해주길 바라지만 꼭 그렇게 할 순 없다.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일들을 해야 하는 이 일의 특성상 내가 빠지면 동료 보호사들이 그 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사 케어 때는 어르신을 마주 대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마스크를 점검한다. 방호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케어에 임한다. 배식이나 잔반 처리 과정에서도 확진자, 비확진자 식판을 구분해야 한다. 만일에 사태에 섞일 수 있으니 긴장해야만 하는 일이다.

어르신들 식사가 끝나고 나면 우리가 먹을 밥과 국은 이미 다 식어버릴 때가 많다. 밥과 국을 다시 따뜻하게 덥히기엔 시간이 없어 "먹어야 사니까 먹자" 씁쓸한 농을 건네며 손을 씻는다.

밥을 먹을 때도 긴장을 풀 수 없어 방호복과 모자를 쓰고 각자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식판을 들고 서로를 피해 밥을 먹는다. 대화 한 마디도 없이 적막한 고요 속에서 식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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