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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고장수 (사)전국 지역 및 골목상권 활성화 협의회 상임부회장이 6일 오후 자신의 가게에서 커피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고장수 (사)전국 지역 및 골목상권 활성화 협의회 상임부회장이 6일 오후 자신의 가게에서 커피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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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만 했지 다른 건 관심 없었다. 개인 카페라는 게 그렇다. 하루 장사해서 하루 벌어먹고 살다 보니 가게 일만 신경쓰기도 바쁘다. 그런데 코로나로 모든 게 바뀌었다."

서울 관악구에서 6년여째 카페를 운영하는 고장수(45·협의회 상임부회장)씨는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여러 개의 명함이 생겼다. 그는 지난해 1월 코로나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한국자영업자협의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을 꾸리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코인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이재인(46·협의회 이사)씨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부터 가게(코인노래연습장)보다 광화문 광장, 국회 앞에 더 오랜 시간 있었다"라는 그는 "코로나 이후 (고씨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 회의를 하고 집회·시위를 준비하며 정부기관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 3년차인 지난 2월 23일, 이들은 '사단법인 전국 지역 및 골목상권 활성화 협의회'(아래 협의회)를 설립했다. 현재 코인노래연습장·스터디카페·카페·중소여행사·화장품가게점주모임·전국호프연합회 등이 협의회에 참여했거나 가입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 측은 현재까지 가입한 인원이 1만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문전박대 당한 자영업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고장수씨(왼쪽)와 코인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이재인씨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지난 2월 23일 '사단법인 전국 지역 및 골목상권 활성화 협의회'를 설립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고장수씨(왼쪽)와 코인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이재인씨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지난 2월 23일 "사단법인 전국 지역 및 골목상권 활성화 협의회"를 설립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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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고씨의 가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 지자체·정부기관을 찾아가면 문전박대만 당했다"라면서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내려면 연대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시위나 기자회견은 뉴스에서만 봤을 뿐 실제로 해본 적이 없었던 이들은 개인적으로 답답함을 호소해봐야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고씨는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을, 이씨는 코인노래연습장을 하는 자영업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2020년 6월에 서울시를 찾아갔다. 경기도나 인천은 집합금지가 해제됐는데, 서울시는 2주 넘게 집합금지 명령(5월 22일~7월 10일)이 내려졌다. 서울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이때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자영업자들이 모였다. 당시 하루에 600~700명의 자영업자가 연락해 (집회든 시위든) 뭐라도 같이 하자고 했다."

당시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으로 인한 조치로 청소년 게임 제공업체 내에 설치된 42개소를 포함한 코인노래방 총 617곳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코인노래방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은 50일만에 해제되었지만, 이후에도 정부는 최근까지 코로나 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강화를 반복해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중순을 기점으로 하루 신규확진자 숫자가 점차 하락세에 접어들자, 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0인 모임, 12시 영업'으로 완화했다. 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향후 2주간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되고 위중증 환자 발생이 안정적이면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조치 해제를 검토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바뀐 지침이나 정부의 발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고씨는 "코로나로 이미 문화가 많이 바뀌어 영업제한이 풀린다고 해도 금방 소비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 코로나 전이었다면 테이블이 반 이상 찼을 거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자영업자와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 '그래도 손님이 줄 서는 가게들이 있다'는 댓글이 달리는데, 그게 가장 가슴이 아프다"라면서 "코로나로 자영업자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가게 근처에 노래연습장이 7개 있었는데 코로나 시기 4개가 문을 닫았다"라고 전했다.

지난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4명(40.8%)은 현재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눈치보기 하나"
 
▲ ‘전국 지역 및 골목상권 활성화 협의회' 고장수·이재인 “인수위, 자영업자와 머리 맞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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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정부에 요구했던 게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방역조치였다. 영업시간 제한·집합금지 등을 하려면 사람들이 어디에서 코로나에 감염됐는지 근거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공식적으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코로나에 확진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이게 말이 되나."

이씨는 "지난해 11월 고등학생 확진자가 1만여 명이 넘자 노래연습장 문을 닫게 한다는 말이 있었다. 학생들이 코인노래연습장 등에 많이 출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당시 노래연습장에서 확진된 학생 수는 채 10명이 안 됐다"라면서 "결국 이 통계를 가지고 항의하자 추가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씨 또한 "K-방역이 코로나 초기에 성과가 있었던 건 맞는데, 거리두기 중심으로 조치를 취하다 보니 한계가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을 보탰다. 

'거리두기 완화 혹은 폐지' 외에도 이들은 '온전한 손실보상'을 요구하며 집회·시위를 이어갔다. 또 다른 자영업자 단체인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는 삭발식을 했고,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해 천막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방식은 달랐지만, 요구는 비슷했다. 임대료·전기세 등 고정비를 포함한 온전한 손실보상이었다. 

"우리가 협의회를 만든 이유 중 하나도 손실보상 때문이다. 코로나 외에도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때도 지금처럼 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인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동시에 어떤 방식으로 손실보상을 할 건지 자영업자의 요구를 전달할 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고씨는 "대선 당시 윤석열·이재명 후보 모두 손실보상에 대한 장밋빛 공약을 쏟아냈는데, 당선 이후에 생각만큼 진척이 되지 않는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가 코앞(6월 1일)이다 보니 항간에는 자영업자 표를 얻기 위해 윤 당선인측이 선거를 앞두고 자영업자와 관련한 지원금·보상금을 푼다는 소문도 있다"라면서 "손실보상 방식 등 정책이 발표되지 않으니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소문만 무성하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은행 대출은 물론이고 사채를 쓰고 집에 있는 패물, 아기 돌 반지까지 팔아 더 이상은 내다 팔 것도 없는 게 자영업자의 현실"이라며 "지급 방식과 시기가 하루빨리 세워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말 전체 467만 자영업 가구 가운데 벌어들인 소득으로 필수 지출과 대출금 상환액을 감당하지 못하는 '적자가구'가 77만 8000(1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말(69만6000가구)에 비해 8만 가구 넘게 늘어난 수치다. 적자 가구가 짊어진 금융부채는 177조1000억 원으로 전체 자영업 금융부채의 36.2%를 차지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등 일반 가계대출은 제외하고 개인사업자 대출만 집계한 금액이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규제완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 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 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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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하며, 윤 정부가 현장의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씨는 "인수위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손실보상 이야기를 하는데 현재 인수위에는 자영업자의 목소리가 전해지는 창구조차 없다"라고 지적했다. 고씨는 "지난주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면담을 요청했다"라면서 "인수위 관계자라며 우리의 요구안을 받아가긴 했는데, 그게 누구인지조차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이게 우리의 현실"라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사각지대가 있다. 이를테면 화장품가게 점주 역시 코로나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로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그런데 화장품마다 브랜드가 다르고 본사가 있으니 단체를 결성하거나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고 한다. 나서려고 해도 본사가 막는 경우도 있고. 아직 피해를 공론화 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협의회를 통해 이런 자영업 사각지대의 문제도 제기하려고 한다."

협의회 이름에 '골목상권'이 붙은 이유를 "10여평 안팎 규모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목소리까지 포함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한 이들은 윤 당선인이 지난 3월 21일 재계6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과 경제활동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겠다"라며 '기업 규제 완화'를 언급한 것에 대해 우려하며 이렇게 말했다. 

"윤 당선인이 전경련을 포함해 경제6단체를 만난 것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정농단에 적극 가담한 세력을 만났고, 언제든 소통하자며 핫라인 구축까지 약속했다. 이에 어느 대기업에서는 규제완화를 기대하며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를 가져와 런칭하려 준비한다는 소문도 들었다. 대기업은 신이 났고, 자영업자들이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게 온다며 걱정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앞에서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와 영업제한 정책으로 인해 2021년 하반기 부채가 900조원에 육박한 중소상공인들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시절 50조원 이상 재정자금 확보 후 중소상인 손실 온전한 보상, 캠코 부실채권매입기금 규모 5배 확대를 통한 자영업자 부실(우려) 채권 매입, 부실채권정리기금에 상당한 기금 설치 검토 등을 약속한 바 있다며, 약속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 등을 발표하도록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지역골목상권활성화협의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코로나피해단체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앞에서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와 영업제한 정책으로 인해 2021년 하반기 부채가 900조원에 육박한 중소상공인들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시절 50조원 이상 재정자금 확보 후 중소상인 손실 온전한 보상, 캠코 부실채권매입기금 규모 5배 확대를 통한 자영업자 부실(우려) 채권 매입, 부실채권정리기금에 상당한 기금 설치 검토 등을 약속한 바 있다며, 약속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 등을 발표하도록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지역골목상권활성화협의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코로나피해단체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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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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