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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종성 의원실 주최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종성 의원실 주최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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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여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정치권이나 국가기관과 '밀접한 관계'로 엮여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최근 자신의 발언을 두고 '혐오 정치'라는 강한 비판이 일자, 역공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해당 발언을 두고 그가 사안의 본질과 무관하게 사적 관계를 언급하면서 음모론이 확산될까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장연 만난 인권위 관계자들... "이준석 발언 사회적 영향 살피겠다">라는 기사의 주소를 올리며 "(전장연) 박경석 대표님의 배우자이시고 최근에 종로에 출마하셨던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겸 여성본부장이 얼마전까지 인권위에서 인권위원을 하셨으니 관계가 있으신 분들은 알아서 이번 사안에서 회피해주십시오"라고 썼다. 

그는 그로부터 이틀 후인 4일에도 YTN 뉴스에 출연해 비슷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전장연과의 100분 토론 불발을 이야기하며, "1:1 안되고 2:2 하면서 장혜영 의원을 끌어들이고 몇 가지 의견이 있었다"라며 "저희가 뻔히 알고 있지만 전장연 박경석 대표님 사모님 되시는 분이 정의당 배복주 부대표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배 부대표는) 인권위원도 지냈다. 장애인 담당하는... 그래서 요즘 인권위가 요즘 한마디씩 한다"라며 "이번에 저희당 김예지 의원님 같은 경우에는 김예지 의원님 비서관 하시는 분이 전장연의 정책실장을 하셨던 분의 부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그러니까 이렇게 다 엮여 있기 때문에 제가 이해하고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지만 최근에 추진되었던 그런 상황들을 보면 굉장히 오해 살 만한 일 많이 하고 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다 이렇게 걷어 내시고 일대일로 만나서 얘기하시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동일한 내용의 주장을 반복했다. 5일 방송에서 이 대표는 배 부대표와 김예지 의원을 언급하며 "이런 특수관계에 얽힌 분이 자꾸 나서게 되면 나중에 오해를 사니까 실제 장애인 혐오 발언을 이준석이 한 게 있으면 그걸 소개해 주시면 되는 거고 우르르 특수관계에 있는 분들끼리 이런 분위기 만들면 안 됩니다"라고 주장했다.

'전장연 커넥션' 주장이 의도하는 것
 
전장연은 이준석 대표의 '혐오발언'을 멈추라며, 이와 관련 인권위에 "위원장 성명 또는 입장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전장연은 이준석 대표의 "혐오발언"을 멈추라며, 이와 관련 인권위에 "위원장 성명 또는 입장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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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이런 발언은 정의당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전장연의 이동권 시위에 함께하며 자신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는 이유, 인권위가 이준석 대표 발언의 영향을 살피겠다고 밝힌 것이 기관 내지 개인이 전장연 관계자와 사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읽힐 여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이 대표의 '특수관계' 주장은 사실관계가 일부 틀렸고, 근거도 부족하다. 배복주 부대표는 2017년 12월부터 인권위 비상임 인권위원으로 일했다. 이 대표는 '장애 담당'이라고 말했지만, '장애 담당'이라는 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또 그는 배 부대표가 "(인권위를) 얼마 전에 그만뒀다"라고 말했지만 2020년 2월 정의당에 입당하면서 인권위원을 그만둬야 했으므로 인권위원으로 활동을 중단한 지 2년 이상 흘렀다. 현재 인권위는 배 부대표가 인권위원일 때와는 위원장과 사무총장도 달라졌으므로, 이 대표가 말하는 '특수관계'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나아가 김예지 국회의원이 전장연 전 정책국장의 배우자인 비서관의 영향으로 시위에 함께하고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다는 주장 역시, 근거 없이 김 의원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이에 대해 박정수 장애학 연구 활동가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기) 여당 대표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얼마나 우습게 알면 한참 전 퇴직한 인권위원의 남편 입김에 휘둘릴 거라고 말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에 대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자기 당 소속 국회의원이 비서관의 남편 입김에 휘둘려 꼭두각시처럼 움직였다고 모욕한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표의 '특수관계' 언급은 정치권에 흔히 격언처럼 이용되는 '메시지에 문제가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라' 식의 대응 방식에 가깝다. 헌법상 독립 국가기관인 인권위, 시각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권 개선을 위해 힘쓰는 김예지 의원, 진보정당인 정의당을 모두 소위 '전장연 커넥션'에 집어넣고 각각의 신뢰도를 흔든다. 이 대표에 대한 공격을 일종의 짬짬이처럼 보이게 만들면서, 그 위력을 약화시키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표의 2일 페이스북 글을 기점으로 그의 지지층이 많은 남초 커뮤니티에 전장연과 배복주 부대표, 김예지 의원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배복주 부대표와 박경석 전장연 대표에게는 '부부사기단'이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또 '김예지 의원이 왜 이 대표를 비판하는지 알겠다'라며 김 의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 역시 커지는 분위기다.

한편 배복주 부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권위를 떠난 이후로 인권위관계자와 어떠한 소통도 한 적이 없고, 지금 인권위에서 검토하는 이준석 대표의 장애인 혐오 선동 행위에 대해서 언론을 통해 알고 있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저는 누구의 배우자, 사모님이라는 방식으로 저를 호명하는 것에 대해 정중하게 사양한다. 20년 넘게 장애여성운동을 한 인권활동가였고 지금은 정의당 부대표로 정치를 한다"라며 "장애를 가진 여성 당사자로서 저의 경험과 가치로 사회적 발언과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배 부대표는 "이렇게 하는 저의에 대해선 대충 알겠으나 저급한 방식은 곤란하다. 무조건 다른 사람을 끌어다 덮어 씌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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