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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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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를 향해 "아무데나 혐오발언 딱지 붙여서 성역을 만드려고 하네요"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가 '인권위 흔들기'에 나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차기 집권당 대표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정치전략화하고 독립된 국가기구인 인권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당선인 시절대통령직인수위원회(아래 인수위)가 인권위의 대통령 직속기구화를 추진하며 이른바 '인권위 길들이기'를 시도한 2008년 1월이 떠오른다는 말도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환경에서 비롯됐다'라는 말을 한 82년생 김지영 작가의 말을 지적했다고 해서 인권위에서 여성혐오라고 했다고 하네요"라며 인권위에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인권위가 발간한 <혐오차별 대응하기>에 이 대표의 언론 인터뷰 발언인 "여성혐오나 차별은 망상에 가까운 소설·영화를 통해 갖게 된 근거 없는 피해의식"이 '여성·페미니스트에 관한 혐오 표현'으로 실린 것을 뒤늦게 접하고 반박한 것이다. 이 책자에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등 여러 정치인들의 발언·논평도 문제 삼았다. 

또한, 이 대표는 지난 1일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 등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만나 "이 대표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해당 발언이 혐오나 차별에 해당하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인권위에서 이준석이 장애인 혐오를 했다고는 말 못 하니 무슨 사회적 영향을 밝히겠다고 하는지 기대합니다만 신속하게 해주셨으면 한다"라고 했다. (관련기사 : 인권위 "이준석 발언, 면밀히 살펴 입장 내겠다" http://omn.kr/1y4aq )

"이준석, 인권위 흔들기 시도 멈춰야"
     
이를 두고 시민사회·인권 활동가들은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인권위를 향한 엄포'로 해석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인권, 사회적 약자의 존엄성은 진보·보수로 나뉠 주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준석은 정파적으로 인권문제에 접근해 이를 진영논리로 끌고 간다. 한 단체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논쟁으로 치환하는 거다. 이제 하다 하다 행정기구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며 국민의 인권침해·차별에 문제제기하는 유일한 기구인 인권위까지 건드렸다. 공격 대상을 확장하는 것이다."

서창호 대구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혐오정치를 이어간다"라면서 "인권위의 위상과 권능을 허물어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현행법상 입법·사법·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국가기구이자 차별을 시정하고 문제 제기하는 인권위의 역할을 위축시키려 한다는 지적이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역시 "이준석이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을 하는 인권위를 흔들고 길들이려는 시도"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이 대표는 사람마다 혐오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인권에서 말하는 혐오와 차별과는 다른 이야기"라면서 "개개인의 경험·역사에서 혐오감의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인권에서 말하는 혐오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을 고착화하고 사회로부터 분리하고 배제하는 것이다. 장애인단체의 시위 맥락을 살피지 않은 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게 대표적인 혐오"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인수위... 이준석과 선긋기 해야"
     
이준석 대표의 발언 등이 과거 이명박 인수위가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려 한 시도를 떠올리게 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인수위는 '헌법의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되며, 지나치게 격상된 조직의 위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라면서 인권위의 대통령 직속기구화를 추진했다.

이에 2008년 1월 24일부터 2월 1일까지 인권활동가들은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인권위 독립성 보장'을 요구하며 릴레이 노숙농성을 이어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우려 서한을 보내는 등 국내외 여론이 나빠지면서 대통령 직속기구화는 없던 일이 됐지만, 이후 이명박 정부는 인권위 조직을 21% 감축하는 등 인권위를 축소하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당시 노숙농성에 참여한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는 "인권위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인권을 위해 존재하는 기구다. 넘쳐나는 인권 사안에 비해 인권위의 예산·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보태야 할 정치인이 오히려 앞장서 힘을 빼앗으려 하는 건 정치의 근본 목적이 인권의 보장이라는 것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인수위가 이 대표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명숙 활동가는 "현재 인수위가 아직 인권에 대한 뚜렷한 언급이 없어 속단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인수위가 이준석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 혐오 정치에 앞장서는 정치인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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