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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혐오발언'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위원장 성명 또는 입장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혐오발언"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위원장 성명 또는 입장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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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우리가 시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을 혐오해놓고 혐오 발언의 근거를 갖고 오라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관계자에게 물었다.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권위가 (장애인) 이동권 관련 권고는 여러 번 했지만 실제로 이행되지 않은 점 때문에 이런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사실 모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인권위가 다시 한번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1일 전장연은 인권위와 서울 지하철 경복궁역에서 면담을 하고 ▲ 과거 장애인 인권 관련 인권위 권고사항 이행 여부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발언의 부적절성과 그로 인한 혐오 차별의 문제와 관련해 인권위의 입장을 요구했다. 

"이준석의 장애인 혐오발언, 인권위가 판단해달라" 요구
 
전장연이 1일 인권위와 면담을 갖고 "이준석 대표 발언의 혐오 여부를 인권위가 판단하라"고 요청했다.
 전장연이 1일 인권위와 면담을 갖고 "이준석 대표 발언의 혐오 여부를 인권위가 판단하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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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7일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장애인 권리예산·장애인 이동권 확보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탑승시위'를 한 전장연을 향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다음날(28일)에는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장애인 혐오 등으로 논란이 되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전장연과 면담을 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이 대표는 전장연에 "혐오발언을 한 적 없다"(31일)라고 밝혔다. 

이에 장애인 단체들이 인권위에 "이 대표의 혐오 발언에 대한 공식 판단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박경석 대표는 "지금 우리의 시위는 이동권 문제에서 출발한다. 장애인이 계속 리프트 타다 떨어지고 죽었지만, 서울시는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라면서 "그런데 이 대표는 매우 편집된, 자기중심적인 (얘기를 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 이동권 문제에 대해 정파적으로 갈라 세우는 정당 대표에게 이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인권위가 지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인권위 면담을 마친 후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 역시 "이준석이 장애인 혐오를 선동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몰고 가는 상황에서 인권위 위원장 명의의 성명 또는 입장을 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른 시일 내에 입장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은자 인권위 장애차별조사1과장은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해당 발언이 혐오나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관심 가지고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오늘 나눈 얘기를 최대한 중요한 사항으로 다뤄 면밀히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15분 거리... 우리는 40여 분 걸릴 것"
 
1일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목에 쇠사슬과 사다리를 걸고 삭발식을 이어갔다.
 1일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목에 쇠사슬과 사다리를 걸고 삭발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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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면담을 마친 전장연은 삭발식을 이어가며 '장애인 권리 예산 인수위 답변'을 촉구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3월 30일 지하철 탑승시위를 일시 중단했다. 다만 매일 아침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며 4월 20일까지 인수위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삭발에 나선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버스를 잡으려고 네 발로 기면서가도 버스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늘 버스의 뒤꽁무니만 바라봤다"라면서 "3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장애인은 당연하듯 차별을 받고 있다. 이제는 정당의 대표가 장애인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라고 날을 세웠다. 

권 대표는 목에 쇠사슬과 사다리를 끼운 채 삭발을 이어갔다. 21년 전인 2001년 1월 22일, 장애인 노부부가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수직형 리프트를 이용하다 5m 아래로 추락해 한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크게 다친 후 장애인 단체 활동가들이 지하철 선로에 내려가 시위했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2002년에도 발산역에서 또 한 명의 장애인이 리프트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2002년 8월 29일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장애인 여러분께 드립니다'란 글에서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에는 2004년까지 모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현재 서울시 관내 지하철 엘리베이터 미설치 역사는 총 29개(서울교통공사 관할 21개 역, 한국철도공사 관할 8개 역)에 달한다.

삭발식을 마친 후 권달주 대표와 박경석 대표 등이 혜화역으로 휠체어를 돌렸다. 박진 사무총장 등 인권위 관계자들은 삭발식을 지켜본 후 자리를 떠났다. 비장애인이라면 3호선 경복궁역에서 4호선 혜화역까지 7개 역을 가는데 15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권 대표 등은 "출근길 환승 시 엘리베이터를 타기 어려울 것"이라며 "넉넉잡아도 40여 분 이상 걸려야 혜화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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