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란에 승리 거두며 홈 20경기 연속 무패행진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홈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를 거두며 조1위로 올라선 대한민국 축구팀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한국 이란에 승리 거두며 홈 20경기 연속 무패행진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홈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를 거두며 조1위로 올라선 대한민국 축구팀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

 
드디어 한국 축구가 11년 만에 숙적 이란을 무너뜨리며, 아시아 최강임을 입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7승 2무(승점 23)를 기록한 한국은 이란(승점 22)을 제치고 A조 1위로 올라섰다.

정적 깨뜨린 손흥민, 이란의 단단한 방패 뚫었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포백은 김태환-김민재-김영권-김진수로 구성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정우영, 앞 선에 권창훈-이재성이 자리했다. 전방은 황희찬-황의조-손흥민이 포진했다.

이란도 4-3-3으로 나섰다. 골키퍼는 아베드자데, 포백은 칼릴자데-카나니-호세이니-모하마디, 수비형 미드필더는 누라프칸, 중앙 미드필더는 누롤라히-하지사피로 짜여졌다. 스리톱은 골리자데-아즈문-아미리가 맡았다.

이란의 전방 압박과 한국의 안일한 패스 미스가 겹치면서 2분 만에 슈팅이 나왔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하지사피의 슈팅을 김영권이 가까스로 막아냈다.

경기 초반 이란은 우수한 피지컬과 밀도있는 압박으로 한국의 패스 경로를 제어했다. 한국은 오히려 점유율을 상대에게 내주며 불안을 노출했지만 이후 서서히 안정세를 찾아갔다.

전반 9분에는 왼쪽에서 손흥민이 올린 크로스를 황의조의 머리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와 경합으로 인해 마지막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다.

한국의 공격 방향은 주로 왼쪽에 포진한 손흥민으로 쏠렸다. 이란은 오른쪽 풀백 칼릴자데와 오른쪽 윙어 골리자데가 협력 수비를 통해 손흥민을 견제했다. 이란은 수비와 미드필드 간격을 좁히고, 터프한 압박을 지속성있게 이어나갔다.

전반 27분 아크 정면에서 정우영의 프리킥 슈팅은 골문을 크게 넘겼다. 전반 중반을 넘어서며 점유율에서는 이란을 앞서갔지만 잦은 터치 미스로 맥이 끊기며 아쉬움으로 남았다.
 
손흥민 골 세리머니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손흥민 골 세리머니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0-0으로 허무하게 끝날 듯 보였던 전반 추가 시간 정적을 깬 것은 캡틴 손흥민이었다. 전반 47분 2선에서 전진 드리블에 이은 무회전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은 아베드자데 골키퍼의 손을 스치면서 골문으르 들어갔다. 전반은 한국의 1-0 리드로 종료됐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초반 몇 차례 좋은 기회를 생산했다. 후반 1분 만에 황희찬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루즈볼을 황의조가 슈팅했지만 또 다시 골키퍼가 선방했다.

후반 3분에는 좌측에서 김진수의 크로스, 권창훈의 왼발 슈팅이 골문 위로 떠올랐다. 손흥민을 오른쪽, 황희찬을 왼쪽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한국의 공격은 더욱 날카로움을 뽐냈다. 흐름을 탄 한국은 후반 18분 한 골을 추가했다. 왼쪽에서 황희찬의 컷백 크로스를 이재성이 논스톱으로 연결했고 문전에서 김영권이 왼발슛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벤투 감독은 후반 22분 황의조 대신 조규성을 투입하며 1선을 재정비했다. 이란은 완전히 주저앉았다. 한국은 공 소유권을 내주더라도 역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뒤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전환했다.

후반 34분 경기 내내 아즈문을 꽁꽁 묶은 김민재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그 자리를 박지수가 대신했다. 어수선한 틈을 타 이란이 예리한 공격을 퍼부었다. 후반 35분 사야드마네쉬의 오른쪽 얼리 크로스를 아즈문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1분 뒤에는 사야드마네쉬가 김승규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시도한 칩슛이 골문 왼편으로 벗어났다.

후반 39분 한국도 반격에 나섰다. 김태환의 크로스를 손흥민이 슈팅했으나 수비수 다리에 걸리며 골 라인을 나갔다.

벤투 감독은 권창훈 대신 센터백 권경원을 넣으며 스리백을 전환, 수비 강화에 주력했다. 이에 반해 이란은 아즈문, 아미리 대신 안사리파드, 호세인자데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이란의 공격은 한국 수비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한국이 이란에 두 골 차 완승을 거뒀다.

조 1위 도약한 한국, 2011년 이후 8경기 만에 이란전 승리
 
'소리 질러'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김영권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소리 질러'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김영권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월 시리아전에서 승리한 한국은 남은 최종예선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아시아 최초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이란전을 앞두고 최정예 멤버를 소집한 벤투 감독은 "2경기에서 6점을 따는 게 계획이다. 본선에 진출했지만 야망은 그 이상이다. 조 1위에 도전하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이란은 꼭 넘어야 할 산이었다. 이 경기에 앞서 한국 축구는 이란과의 역대 전적 9승 10무 13패로 열세를 보인 바 있다. 2011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리한 이후 11년 동안 3무 4패에 그치며 이란 징크스에 시달렸다.

특히 2010년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4회 연속 이란과 한 조에 속하며 질긴 악연을 이어오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는 2무 승부로 호각세였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2패)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1무1패)에서 이란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13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아자디 원정 경기에서도 1-1로 비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두 팀 모두 부상과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전력 약화가 극심했다. '벤투호의 황태자' 황인범을 비롯해 이용, 홍철, 이동경, 정우영, 김진규, 백승호, 나상호 등 주전급 자원들이 대거 제외됐다.
 
아즈문과 인사 나누는 손흥민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손흥민과 이란 사르다르 아즈문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아즈문과 인사 나누는 손흥민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손흥민과 이란 사르다르 아즈문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이란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에자톨라히, 오른쪽 풀백 모하라미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으며, 공격의 핵심인 타레미, 자한바크시, 백업 자원인 고도스는 최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란의 단단한 수비 조직력이 돋보였다. 이러한 이란을 맞아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했다. 해법은 과감한 슈팅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측면에서 쉴새없이 위협적인 돌파를 시도하며 이란 수비에 부담을 안겼다. 그리고 전반 추가시간 환상적인 무회전 슈팅을 시도해 이란의 단단한 방패를 뚫었다.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2연전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박지성 이후 손흥민이 13년 만이다. 박지성은 2009년 당시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뜨리며, 패배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한 바 있다.

13년 뒤에는 손흥민의 차례였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5개월 만의 리턴 매치인 홈 경기에서도 1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지난 주말 웨스트햄전을 마치고, 영국을 떠나 이틀전에서야 한국땅을 밟았다. 시차 적응과 피로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였다. 실질적으로 전날 한 차례만 훈련을 소화한 뒤 이번 이란전에 나선 셈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답게 100% 이상의 에너지를 쏟아부었고, 결국 이란전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A조 1위로 올라선 한국은 오는 29일 아랍에미리트와의 마지막 예선 10차전을 갖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
(서울월드컵경기장, 한국 서울 – 2022년 3월 24일)
한국 2 - 손흥민 47+' 김영권(도움:이재성) 63'
이란 0

선수명단
한국 4-3-3 : 김승규 - 김태환, 김민재(79'박지수), 김영권, 김진수 - 정우영 - 권창훈(87'권경원), 이재성 - 황희찬, 황의조(67'조규성), 손흥민

이란 4-3-3 : 아베드자데 - 칼릴자데(41'골라미), 카나니, 호세이니, 모하마디(46'메디푸르) - 누라프칸 - 누롤라히, 하지사피(64'사야드마네쉬) - 골리자데, 아즈문(88'안사리파드), 아미리(88'호세인자데)


※ 한국 대표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 결과
0-0무 이라크 (홈/2021.9.2)
1-0승 레바논 (홈/2021.9.7)
2-1승 시리아 (홈/2021.10.7)
1-1무 이란 (원정/2021.10.12)
1-0승 UAE (홈/2021.11.11)
3-0승 이라크 (원정/2021.11.17)
1-0승 레바논 (원정/2022.1.27)
2-0승 시리아 (원정/2022.2.1)
2-0승 이란 (홈/202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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