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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한 한 소년이 12일(캐나다 현지시각) 토론토의 한 예방접종장 밖에서 백신접종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한 소년이 12일(캐나다 현지시각) 토론토의 한 예방접종장 밖에서 백신접종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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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만 5~11세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바이러스 백신 예방 접종을 앞두고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신부터 '곧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인데 맞춰야 하느냐'는 의심, '청소년·성인이 효과를 봤으니 내 아이도 맞추겠다'는 확신까지 다양하게 갈린다. 방역당국은 백신의 중증화 예방 효과와 낮은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알리며 불신 해소를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어린이 접종에 대한 관심은 확진된 유아 2명이 14일 추가로 사망하면서 더 커졌다. 질병관리청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14일 사망한 293명 중 2명(0.68%)이 0~9세 아동이었다. 질병청은 "2명 중 1명은 기저질환이 확인됐고 1명은 조사 중"이라며 "사망자 나이 등 특정 정보 제공은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3개월 동안의 어린이·청소년 사망자는 이전 2년 동안의 사망자 수보다 많다. 0~9세 사망자는 지난해까지 3명에 불과했으나 지난 3개월 동안 5명(총 8명)이 더 늘었다. 10~19세 사망도 지난해까진 0명이었으나 올해엔 4명(총 4명)이 사망했다. 지난해까지 13명이었던 20~29세 사망자도 올해 21명이 추가로 사망해 총 34명이 됐다. 다만 전체 사망자 1만888명 중 차지하는 비율은 세 집단 모두 0에 수렴한다.

사망자의 백신 접종력 여부가 공개된 지난 1일~14일 통계를 보면, 이 기간 사망한 0~9세 사망자 3명과 10대 사망자 1명 모두 백신 미접종자였다. 고위험군이 아닌 20대는 사망자 7명 중 5명이, 30대는 사망자 10명 중 8명이 백신 미접종자였다.

'오미크론만 지나면 괜찮다' 정서 팽배
 
가족 등 동거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됐더라도 학생들은 등교가 가능해진 1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가족 등 동거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됐더라도 학생들은 등교가 가능해진 1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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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서울 중랑구의 만 10세 아이를 둔 학부모 A씨는 "최근 사망 사례를 보며 '설마 내 아이도'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주변 엄마들과 얘기하면 '맞히지 않겠다'는 답이 열에 아홉"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높지 않으니 백신 부작용 위험을 감수할 바엔 견디는 게 낫다는 이유라는 것이다.

A씨는 "정부가 뭐라고 발표는 하지만 잘 와닿지 않고, 백신에 대한 정확한 믿음이 전혀 생기지 않으니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며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모를 백신을 크는 아이에게 맞힌다니 부담스럽다"거나 "상황을 더 보고 독감처럼 맞아야 한다면 그때가서 생각해보겠다"는 주변 학부모들 반응을 전했다.

아이가 한 차례 코로나에 확진됐던 경우도 접종 필요성에 민감하지 않았다. 4살, 8살 아이를 둔 경기도 성남시의 B씨는 "작은 애가 확진이 됐었고, 그래서 접종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1년에 한 번은 감기를 하는데 그것처럼 지나갔다"며 "(증상이 약하니) 부작용으로 어찌될지 모르는 것보다 차라리 안 맞고 걸리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 어린이 백신, 안전한가

정부는 이같은 백신 안전성을 둘러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여러 차례 인용된 통계, 자료 등을 거듭 소개하고 있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화이자사(Pfizer-BioNTech) 등의 분석 보고서다.
 
지난해 12월 미국 CDC가 발표한 5~15세 코로나 백신 접종자 분석 결과 정리자료. 상단 표는 연령대별 조사 대상자 분포를 정리한 표고, 하단 표는 그 중에서 보고된 이상반응을 증상별로 분류한 표다.
 지난해 12월 미국 CDC가 발표한 5~15세 코로나 백신 접종자 분석 결과 정리자료. 상단 표는 연령대별 조사 대상자 분포를 정리한 표고, 하단 표는 그 중에서 보고된 이상반응을 증상별로 분류한 표다.
ⓒ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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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DC의 지난해 12월 발표자료에 따르면 5~11세 접종 후 중증도의 이상반응이 보고된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전체 867만4378건의 접종 건 중 4249건의 이상 반응이 보고됐는데, 98%(4149건)는 일반 이상반응이었고 2%(100건)가 중증 이상반응으로 분석됐다. 일반 이상반응은 두통, 구토, 피로감, 발열 등이고 중증 이상 반응은 주로 흉통, 심한 발열, 트로포닌증가 등이었다.

CDC는 부작용으로 널리 알려진 심근염도, 지난해 11~12월 접종 기간 동안 12건이 보고됐으나 12명 모두 퇴원하거나 회복했다고 밝혔다. 미국CDC 등은 심근염의 경우 오히려 접종이 아니라 코로나 감염 후 훨씬 더 자주 발생하는 경증 질환의 하나로, 16세 미만의 미접종 확진자에게서 최대 37배까지 더 자주 보고됐다고 밝히고 있다.

화이자사가 5~11세 3109명을 대상으로 했던 사전 승인 임상 시험에서도 사망, 심근염 및 심장막염, 아나필락시스 등의 중대한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주사부위 통증, 피로, 두통, 근육통, 오한 주사부위 발적 등 3일 내 회복이 가능한 일반 이상 반응은 나타났다. 화이자사는 전반적인 백신 안전성 정보가 16~25세 106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와 유사했다고 밝혔다.
 
호주 AusVaxSafety(백신 안전성 검토 위원회)는 5~11세 백신 접종 후 병원·응급실 등을 간 비율이 1% 미만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홈페이지에 공개한 관련 그래프.
 호주 AusVaxSafety(백신 안전성 검토 위원회)는 5~11세 백신 접종 후 병원·응급실 등을 간 비율이 1% 미만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홈페이지에 공개한 관련 그래프.
ⓒ AusVaxSaf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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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접종 현황을 공개하고 있는 다른 나라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11세 접종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호주 AusVaxSafety(백신 안전성 검토 위원회)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며칠 동안 의사 진찰을 받거나 응급실에 간다고 보고된 사례는 전체 1% 미만"이라고 밝혔다. 국소 통증(22%), 피로(11%), 두통(7%), 근육통(5%), 구토(3%), 열(3%) 등이 이상반응으로 보고됐으나 이는 다른 백신을 맞아도 발생하는 반응이며 수일 내 회복됐다고 밝혔다. 호주는 지난 7일까지 접종 대상의 26% 가량인 12만3466명에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캐나다도 1월 7일 기준 1차 접종을 완료한 5~11세 140만여명 중 116건(0.008%)의 이상 반응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최근엔 백신 효과를 검증하는 WHO(세계보건기구)의 전문가 자문그룹이 "전염성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 중 예방 접종이 중증화와 사망을 높은 수준으로 예방한다"고 밝히면서, WHO는 '백신 추가 접종은 건강한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으며 백신 불평등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던 기존 입장을 바꿨다.

신규 확진 25%가 18세 미만... "백신으로 중증·사망 예방"
 
2022년 1월~3월 5~11세 확진자, 위중증환자, 사망자 주간 발생현황
 2022년 1월~3월 5~11세 확진자, 위중증환자, 사망자 주간 발생현황
ⓒ 질병청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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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5~11세 318만여명 중 누적 확진자 수는 70만4853명이다. 인구 10만명 당 발생율은 2만2162명으로, 18~59세의 10만명 당 발생율인 1만2241명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지난 13일까지 누적된 위중증 환자는 20명, 사망자는 3명이다.

5~11세 확진자 발생율 증가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 기간 중 대다수의 나라가 공통으로 겪었다. 유럽 37개국, 일본, 미국, 캐나다 등 62개국이 지난해 11월부터 5~11세 어린이 접종을 개시하며 화이자사 백신을 긴급 승인한 배경이다.

영국, 독일 등은 특정 기저질환을 갖고 있거나 면역저하자로 분류되는 고위험군 5~11세를 대상으로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만성 폐·심장·간·신장·신경-근육 질환을 앓고 있거나 만성질환으로 집단 시설에서 치료·요양 중인 소아, 기타 이유로 의사로부터 접종을 권고받은 이 등이다.

질병청 또한 "중증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게는 적극 접종을 권고한다"며 "일반 소아의 경우 접종의 효과성과 안전성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안내해 자율적으로 접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미 한 차례 이상 확진된 경우도 고위험군은 중증·사망 예방을 위해 접종을 권고하지만 일반 소아는 권고하지 않는다.

5~11세 화이자사 백신 수입 품목이 허가된 지난달 27일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관련 식약처 브리핑에서 "백신을 소아에게 맞힐 수 있는 안전성, 시판 후 모니터링 결과 등의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게 이번 허가의 가장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도 "2년 동안 코로나 중증환자들이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중증 반응이 달라지는 걸 체감하며 백신의 유용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임상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된 백신이 도입되면서, 국내외 적용은 소아 관련 전문가들이 전문적인 내용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들어와서 5~11세 아이들이 제약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태그:#어린이 접종, #백신 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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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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