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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밀접접촉으로 인해 코로나 PCR 검사를 하고 집에 도착했다. 밤 11시가 되자 '음성'이라는 문자가 왔다.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일어나 아침을 먹고 경기도에 갈 준비를 했다. 오전 8시 50분에 활동지원사를 만나기로 했는데, 당일 8시 40분경 난데없는 문자가 날아들었다. "코로나19에 확진됐으므로 자가격리 대상"이라는 통보였다.  

나는 어리둥절했다. 전날 밤 분명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확진이라니. 어느 것이 맞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렵게 서울 영등포보건소로 전화를 해 어떤 문자가 맞는지 물어봤다. 보건소 직원은 나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코로나19 확진'이라고 말해줬다.

나는 그 즉시 나를 '혼자 살고 있는 중증 시각장애인'이라 알리며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 보건소 직원은 어쩔 줄 모르고 망설이다가는, 역학조사팀에게서 전화가 갈 거라는 말 한 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코로나19 치료 체계가 재택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코로나에 걸린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3월13일자 YTN 뉴스 화면.
 코로나19 치료 체계가 재택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코로나에 걸린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3월13일자 YTN 뉴스 화면.
ⓒ YTN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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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간이나 지났을까. 역학조사팀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시각장애인이라고 하자 "역학조사서를 작성하는 일이 어렵지 않겠냐"라며 내게는 역학조사표를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는 중증 장애인이 따로 입원을 하거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자신들은 역학조사팀이라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른다며 보건소로 다시 문의하라는 말 뿐이었다.  

탁구처럼 핑퐁... 모른다는 역학조사팀, 전화 안 되는 보건소 

보건소는 전화를 계속 받지 않았다. 업무량이 많은 탓이거니 생각했지만 답답했다. 장애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서비스가 있긴 한 건지 알 방법이 없어 속수무책이었다. 어떻게든 도움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내가 이용하고 있는 자립센터 2곳에 전화를 걸었다. 각각 서울 영등포와 구로에 있다. 

전화를 해봤지만 딱히 방법은 없었다. 중증장애인이라면 코로나 격리 기간에 24시간 케어를 해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들었지만, 그게 실제로 적용되는지도 제대로 알 길이 없었다. 서울 구로에 있는 자립센터에서는 정부에서 예산을 주지 않는다는 한탄만 하고 있었다. 코로나가 걸린 장애인의 자택에 방문해 일할 활동 지원사를 찾기는 어려웠다. 

대한민국 수도 아래 밥을 가져다 줄 사람도, 와서 돌봐줄 사람도 없으니 확진된 중증장애인은 고스란히 그냥 죽을 수밖에 없다는 건가. 119에 전화해봤자 "우리는 코로나19 환자는 이송하지 않습니다"라는 한 마디가 전부다. 코로나에 걸린 중증장애인은, 아파서 죽는 것이 아니라 굶어죽을지도 모르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복지의 현 주소다. 어디 하소연할 데도, 말할 데도 없다.

정부는 감염병 등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을 돌볼 별도의 시스템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 지금도 이곳 서울 영등포에는 장애인 복지관과 자립센터가 즐비해 있고 구로도 마찬가지지만, 코로나를 비롯한 재난적 상황에서 장애인은 아무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기가 막힌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이런 일들의 재발은 없었으면 한다. 

관련 장애인 복지관과 자립센터, 장애인 단체 또한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는 물론이고, 복지관은 복지관 나름대로 시스템을 정비해 재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자립센터도 방안을 조속히 모색해야 할 것이다. 

참담한 현실이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다. 이러고서야 어찌 '장애인'이라는 이름을 걸고 복지관과 자립센터를 운영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일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규정을 세밀화하고, 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정부와 복지관, 자립센터가 해결에 앞장서주길 바란다.  
 
사단법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코로나 시기 사망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합동 추모제를 연 모습.
 사단법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코로나 시기 사망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합동 추모제를 연 모습.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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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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