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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풋볼 진행 경기 장면
 퍼즐풋볼 진행 경기 장면
ⓒ 퍼즐씨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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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있어 기록은 중요하다. 종목을 불문하고 플레이어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본적인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프로 스포츠와 아마추어 스포츠의 차이는 기록이 '공식적으로' 남겨지는가 여부에 있기도 하다.

소셜 매칭 축구 플랫폼 '퍼즐풋볼'은 기록의 영역을 아마추어 축구인들에게까지 넓힌 서비스다. 참가자를 모아 매일 곳곳에서 풋살·축구 경기를 진행한다는 점은 여타 스포츠 매칭 서비스와 다를 바 없지만, 모든 경기를 기록, 공개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퍼즐풋볼 운영사 퍼즐스포츠 이미르 대표를 만났다.

퍼즐풋볼은 축구에 관심 있는 누구나 쉽게 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전 개설된 매치 중에서 원하는 일정과 장소의 경기를 선택해 신청하는 방식. 각 매치는 성별과 레벨, 팀 구성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어 자신에게 적합한 걸 고르면 된다. 이용료는 2시간에 인당 1만 원가량이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게 없지만,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저희는 ICT(정보 통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스포츠 플랫폼을 추구해요. 경기 매칭 서비스는 최소한의 기능일 뿐이고, 궁극적으로 유저들이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드는 게 목표예요. 일회성으로 경기에 참가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서로 유대감을 갖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거죠."
     
이러한 퍼즐풋볼의 비전은 어느 정도 가능성을 입증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 속에서도 회사 설립 1년여 만에 2만여 명이 퍼즐풋볼 매칭 경기에 참가했고, 1년 내 재구매율은 80%를 훌쩍 넘겼다. 출전경기 수와 득점, 도움, 중요패스, 중요차단 등 세부 기록들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토대로 개인별 랭킹을 산출하는 시스템이 주효했다.

"퍼즐풋볼의 모든 경기는 영상으로 촬영되고, 매니저의 실시간 기록을 거쳐 참가자별 평점이 매겨집니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경기 이후에도 각종 지표나 영상으로 자신의 플레이를 돌아볼 수 있는 거죠. 이런 시스템은 개별 참가자가 자신의 실력을 공식적,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장치가 되고 있어요."

기록이 만드는 스포츠맨십
 
퍼즐풋볼 공식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퍼즐풋볼 공식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 퍼즐씨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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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체가 기록된다는 사실은 스포츠맨십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참가자 각자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의식하면서 플레이를 하기 때문. 경기 중 불필요하게 과격한 플레이나 비신사적 행위를 하면 '흑역사'가 될 게 뻔하고, 이는 커뮤니티 내 부정적 평판으로 이어진다. 퍼즐풋볼 유튜브 채널에 지속적으로 업로드되는 경기 영상들은 실력과 더불어 매너의 증거까지 되는 셈이다.
     
"저희가 경기 영상을 올리는 건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해요. 분위기를 저해하거나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일부 블랙컨슈머를 걸러낼 필요가 있고, 때로는 영상 데이터가 블랙리스트를 활성화하고 비매너 유저를 제재하는 기준이 되죠. 다들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좋은 의지로 경기장에 온 분들인데 제대로 즐길 수 있어야 하잖아요."

퍼즐풋볼은 앞으로도 영상 기반의 기록, 분석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축구 경기 장면을 좀더 역동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고, AI 기술을 활용한 플레이 분석·측정 기능도 추진하고 있다. 사적 영역에서 일회성으로 소비되어 온 아마추어 축구에 공식성을 부여하고, 부가적 콘텐츠를 확장해 파이를 넓히겠다는 포부다.

시작은 축구였지만, 퍼즐풋볼은 종목을 초월한 스포츠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다. 이미 조만간 러닝과 농구 버전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도 갖춰진 상태다. 종목과 무관하게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스포츠가 아닌 '여가활동'으로서 진입 문턱을 낮추는 것, 그리고 흥미와 재미 요소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처음 퍼즐풋볼을 시작할 때 소비자 타깃은 아마추어 축구 마니아들이었어요. 그런데 의외로 축구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들이 저희 서비스를 많이 찾아주시더라고요. 친구나 지인 추천으로 오시는 분들도 많고, 특히 여성 참가자의 3분의 1 정도는 난생처음 축구를 하는 분들이에요."

이런 점에서 퍼즐풋볼의 꿈은 원대하다. 새로운 놀이문화에 적극적인 청년 세대를 끌어안는 것.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또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스포츠 콘텐츠를 확장해 나가는 지금의 방향성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머지않은 언젠가는 누구나 게임을 하듯 '운동부캐'를 만들어 성장시키고, 소장하거나 자랑하는 게 유행이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그 '부캐'는 꾸며지고 연출된 가상의 존재가 아니라 기록, 분석된 '진짜 나' 자체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태그:#축구, #스타트업, #퍼즐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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