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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조택배기사연합 대표 김슬기씨는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산하 기구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 출신이다.
 비노조택배기사연합 대표 김슬기씨는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산하 기구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 출신이다.
ⓒ 국민의힘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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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를 예전처럼 되돌리고 싶다면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해달라." 

24일 방영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두 번째 찬조연설자인 '택배기사' 김슬기씨의 발언 중 일부다. CJ대한통운 점퍼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저는 오늘 제 일자리를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택배 산업은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 모두가 말도 안 되는 요구 조건을 내걸고 파업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택배노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동자를 위한다는 택배노조가 택배기사의 밥줄을 위협하고 있다"며 "현장의 실태가 이런데도,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택배노조에게 더 힘을 주겠다고 한다. 택배사의 부담만 늘려 택배비 인상을 초래하는 엉터리 사회적 합의를 강화하겠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12일 김씨는 <시사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택배노조는 테러집단"이라면서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온 데는 택배운송사업자를 이름도 이상한 형태로 특수고용되는 노동자라고 정의 내린 정부가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씨의 발언만 보면 택배노조가 택배기사들의 삶을 더욱 안 좋은 상황으로 몰아넣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2017년 택배노조가 처음 조직된 이후 주6일, 76시간, 공짜 분류작업으로 대표되던 택배노동자들의 삶은 차츰 개선됐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20여 명의 노동자가 과로로 쓰러져 사망하자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우체국 등 국내 상위 4개 택배사를 상대로 정부와 함께 2021년 6월 사회적 합의기구를 마련한 뒤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택배 분류 작업'에 대해 택배사가 책임진다는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를 토대로 택배사들은 택배요금을 인상했다. 

그러나 노조에 따르면, 박스당 270원 인상된 금액 중 CJ대한통운만 사회적 합의 비용으로 76.7원을 책정했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초과이윤으로 돌렸다. 지난해 12월 28일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이 요금 인상분을 택배기사에게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는다'며 파업에 들어간 이유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언론에 "통상적으로 전체 택배비의 50%가량은 택배기사에게 집화·배송 수수료로 배분된다"며 "택배비가 인상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인상분의 50% 정도가 택배기사 수수료로 배분된다"라고 알렸다.

25일 기준 택배노조의 파업은 60일이 됐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지난 21일부터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이 24일과 25일 만났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CJ대한통운은 '대화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택배노조가 14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10일부터 5일째 본사 1층과 3층에서 점거농성 중이다.
 택배노조가 14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10일부터 5일째 본사 1층과 3층에서 점거농성 중이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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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연설에 대해 택배노조 한 관계자는 25일 <오마이뉴스>에 "비노조원들끼리 운영하는 SNS밴드방이 있다"면서 "그곳에서 김씨는 공공연하게 택배노조를 없앨 것이라 말한다. 명분을 쌓기 위해 많은 기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비노조택배기사 모임' SNS밴드방 대표인 김씨는 "현재 목표는 노조가 생기기 전으로 돌리는 것"이라면서 "4대 보험 자율적 가입과 10시 제한시간 배송 없앨 거다. 최종적으로 택배노조를 없앨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택배노조 파업에 맞선다며 지난 1월 10일 설립된 비노조택배기사연합(비노조연합)의 대표인 김슬기씨는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산하 기구인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해당 위원회는 지난 1월 5일 국민의힘 선대위가 해산되면서 함께 해체됐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닷새 뒤인 1월 10일 김씨를 대표로 하는 비노조택배기사연합이 설립됐다. 김씨가 대표로 있는 비노조연합은 창립 후 노조의 파업 중단을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택배노조가 해야 하는 것은 총파업도 대화도 아닌 진심 어린 사과"라면서 "노조가 집시법과 방역법을 무시하는 등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택배노조가 외치는 것은 대화가 아닌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비노조연합은 지난 13일 150여 명의 택배노동자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비노조연합이 생겨난 뒤로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노노갈등이 심화됐다'는 뉘앙스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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