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대 대선이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이번 대선은 부동산 대선으로도 불린다. 그에 따라 후보들은 부동산 공약에 공을 들였다. 대선 후보들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임을 자임한다. 그래서 내놓은 게 공급정책이다. 대선 후보들의 공급 공약 괜찮은 걸까?

지난 18일 KBS 1TV <시사 직격>에서는 '대선과 부동산 너도나도 공급 확대, 문제 없나' 편이 방송되었다. 20대 청년이 집 보러 다니는 모습으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등 네 후보의 공급 정책에 대한 검증을 다뤘다. 취재 이야기를 듣기 위해 '대선과 부동산 너도나도 공급 확대, 문제 없나' 편을 취재한 신민섭 PD와 지난 21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신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밀려나는 사람들 어떡하나"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 KBS

 
- 지난 18일 방송된 KBS 1TV <시사 직격> '대선과 부동산 너도나도 공급 확대, 문제 없나' 편 연출 하셨잖아요. 방송 끝났는데 소회가 어떠세요?
"사실 제작하면서 걱정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요. 어떤 거냐면 대선 공약 짚어보겠다고 얘기했는데 그거에 대해 저희 팀에서 재개발 재건축 같은 특정 사례를 너무 깊이 파고들어서 큰 그림을 못 봤던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과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럼에도 결과론적이지만 시청률은 잘 나왔더라고요. 이게 편성 운이 좋은 것도 있고 아이템이 부동산인 것도 있지만 그래도 저희가 보여드린 얘기들을 시청자들이 납득했고 결과가 잘 나와서 저희가 영 틀린 방향이 아니었다고 뿌듯했습니다."

- 대선후보들의 부동산 공급 문제를 짚은 거잖아요. 이건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부동산 정책이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뉘더라고요. 하나는 세제고 두 번째가 대출 관련 규제 그다음 세 번째가 공급인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지금 제일 와 닿고 후보들이 얘기를 많이 하는 게 200만 호, 300만 호 공급하겠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부동산 한 편을 하는데 세제 대출 공급 얘기 다 할 수는 없고 그중에서 공급이 가장 와 닿을 것 같으니 그 얘기에 집중해보자고 해서 공급을 선택하게 됐어요."

- PD님은 공급 문제를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저도 취재 전에는 막연히 생각했었죠. 여기에 몇백만 호 공급한다는데 사실 이게 숫자도 중요한데 어디에 지어지느냐도 중요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원하는 쪽은 서울 수도권인데 그쪽에 이만큼 공급을 해줄 수 있는 땅이 있는지도 궁금했고 저도 현실적인 문제들이 궁금했던 것 같아요. 이게 차기 정부 5년 이내에 이렇게 200만 호 300만 호 공급되도록 세팅한다는 게 가능한 건가란 현실성에 대한 문제가 하나 있었고 그다음에 공급을 많이 한다고 해서 정말로 집값이 안정화될까라는 문제도 있었고 그다음에는 이건 방송에서도 얘기를 안 했고 근본적인 얘기이기는 한데 과연 정말 공급이 부족했던 걸까라는 의문도 사실 있긴 있어요."

- 가장 먼저 28세 청년인 이철준씨 이야기로 시작하셨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인데요. 사례자를 한 명 소개하면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래서 그중에서도 집 보러 다니는 사람들, 20대 젊은이의 입을 통해 요즘 집을 구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얘기를 들으면 호소력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게 하면서 마지막에 30대 신혼부부 나오고 40대 가장도 나오잖아요. 그래서 뭔가 좀 세대별로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 집 구하는 게 얼마나 어렵나요?
"사실 이거는 본인이 어떤 정도의 방을 원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했는데 그분이 보증금 2천에 월 한 45만 원 정도까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고요. 근데 그 예산 범위로 깔끔하면서도 넓이도 어느 정도 되는 집을 서울에서 찾기란 현실적으로 힘들긴 했죠."

- 후보들 공약도 비교해 봐야 했을 거 같은데 어땠나요?
"저희가 방송 안에서 원그래프나 표 그래프로 두어 번 비교 했었어요. 확실히 대동소이해요. 일단 공공의 비율을 좀 늘리겠다는 방향이 대부분이었고 살짝 다른 게 윤석열 후보는 민간의 재건축 재개발의 비중을 좀 더 많이 가져가겠다는 부분이 차별적이었던 것 같아요. 또 심상정 후보는 재개발 재건축에 대해서 계획이 없다고 했어요. 민간 재개발 재건축 부분에서 후보별로 차이는 있었으나 민간 재개발 재건축에서 전반적으로 공급을 많이 늘리겠고 공공의 비율을 늘리겠다는 거는 비슷했던 것 같아요."

- 지난해 집을 산 10명 중 4명은 30대 이하 청년이라고 하던데 전국 평균인가요?
"일단 서울은 영끌세대 청년들이 10명 중 4명 요게 맞고요. 전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예전에는 전세부터 시작해서 한 40대쯤 집 사기가 일반적이었잖아요. 지금은 집값이 워낙 오르다 보니 지금 사지 않으면 나중에는 정말 영영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크게 작용해서 지금이라도 막차 타자는 심리가 큰 것 같아요."

- 그러나 이제 집값이 하락할 거라는 전망도 있잖아요.
"아마 부동산도 사이클이 있으니 2010년대 초반처럼 떨어지는 때도 있을 텐데 사실 그걸 저희가 정확하게 예측을 할 수도 없는 거고 내려도 과연 오른 만큼 많이 내릴 것인지 아니면 찔끔 내리다 말 것인지의 문제도 있잖아요. 그런 불확실성 때문에 지금 사 놓자는 심리가 강한 것 같아요. 그리고 자기가 실제로 거주를 할 집이면 조금 떨어지는 게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고요."

- PD님은 영끌에 대해 어떻게 보세요?
"사실 저도 이렇게 머리와 마음이 달라서 갈등해요. 사실 마음 같아서는 저도 대출이 좀 더 완화되면 좀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고 싶기는 하거든요. 저도 계속 전세 옮겨 다녀야 되니까 되게 불안해요. 그런데 이게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렇게 영끌을 해서 집을 살 수 있는 청년들도 되게 한정적이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저희 사회적 격차라든가 사회적 불평등 또는 박탈감이 심화되는 거잖아요. 그 부분을 간과하고 이렇게 영끌을 하도록 유도를 하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죠."

- 대선 후보들은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건데 문제 없을까요?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후보가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얘기를 많이 했죠. 저희가 걱정하는 부분들을 방송에서 얘기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재개발 재건축이 정말 사람들 원하는 때에 집이 공급되도록 할 것이냐의 문제가 둔촌 주공에서 다뤄졌던 거고 이문동 통해서는 재개발 과정에서 온갖 비리들이 넘쳐나는데 이런 걸 잘 감독할 수 있을 것이냐였고 그다음 재개발로 인해서 밀려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죠.

그리고 저희가 방송에서 다룬 문제들 외에도 과밀화 문제들도 있죠. 재개발 재건축을 도심에 너무 많이 해버리면 그 지역에 사람들이 몰리는 거잖아요. 그런 식으로 과밀화를 하는 게 맞는가에 대한 고민도 해야 될 것이고요. 그래서 마냥 개발 재건축을 한다고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닌 거죠. 왜냐하면 일부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거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피해 입힐 수도 있는 거기 때문예요."

- 재건축 재개발하면 오히려 집값이 오르지 않나요?
"그런 것도 있죠. 당장 작년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고 나서 재개발 되게 속도 있게 할 것이라고 했잖아요. 지역 몇 군데 얘기하니까 그 지역과 주변이 기대감만으로도 올랐어요. 그러니 오히려 재개발 재건축이 집값을 더 올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있는 거죠."

- 그거에 대한 후보나 캠프 입장은 뭔가요?
"후보들은 그런 게 일시적인 거고 자기네 계획에 따라 공급한다면 그렇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 않을까 하죠. 사실 재개발 재건축 외의 집값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공식적으로 질문을 포함시키지는 않았어요."

- 공정률 높이는 건 어떻게 보세요?
"거기 살 게 되는 사람들은 좋은 거죠. 근데 사실 도시 전체로 봐서 거기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과밀화되는 거잖아요. 그만큼 인프라라든지 도로. 하수도 등 과부하가 생길 것이고 그로 인해서 불편을 겪지 않겠느냐죠."

- 재건축 조합 중 분쟁 겪은 데가 많나 봐요?
"이거는 저도 이번에 저기 병길 선배 취재한 거 보고 좀 구체적으로 알게 된 건데 예전에도 리베이트나 아니면 조합장이 돈을 횡령하거나 유용하는 게 많았다고 합니다."

- 광명 재개발 철거 예정지 주민에 대한 보상이 잘 안 되나 보네요?
"사실 세입자들은 지금 구조에서 보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요. 그다음에 민간 주도로 재개발 재건축을 해도 임대주택 물량이 있어요. 근데 그런 것들이 세입자 수보다는 턱없이 부족한 측면이 있어서 나중에 재개발이 되었을 때 지금 주거 취약계층들이 그 동네에 다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냐는 게 불확실하죠."

- 대책이 없나요?
"대책이 근본적으로 전문가들이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건 세입자들도 동네와 그 공동체를 이루는 한 구성원이잖아요. 그걸 인정하고 재개발 재건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분들 역시 소외되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분들도 참여시켜야 되고 그분들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야 된다는 게 큰 방향이고요. 후보들도 비슷하게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일단은 그들에 대한 지원을 좀 더 늘린다든가 예를 들어서 이주비라든가 보상을 좀 더 늘리는 방안을 얘기한 적도 있고 아니면 공공주택을 확대한다고 했으니까 이런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도 많이 확대시켜서 이것들을 저가에 공급해서 이런 밀려나는 분들의 고충을 해결해 주자는 거였어요."

- 지금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 복지 정책 내놓은 후보가 있나요?
"아마 네 캠프에서 비슷하게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이재명, 윤석열 후보 같은 경우에는 공공 주도의 어떤 주택을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거죠. 심상정 후보도 당연히 공공임대주택을 통해서 해결하겠다는 거예요.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는 이주비나 보상의 수준을 높이고 그다음에 최저 어떤 생활 기준을 높여주겠다는 얘기들을 했었어요."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저 개인적으로도 집이 없는 입장에서 걱정이 많이 됐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다음에 어떤 도시나 사회를 만들어야 되느냐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것 같아요. 제가 방송에 넣지는 않았지만 한 전문가는 도시는 모두의 것이 되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바람직한 방향 같은데 거기에 맞춰서 주거 정책도 실시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청년들이 당연히 하도 영끌 영끌 하니까 당연히 기회가 되면 영끌하는 게 맞지라고 당연시하게 여겼던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아요. 과연 영끌 하도록 부추기는 게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한가란 부분에 대해서는 느낀 바가 많았어요."
신민섭 시사직격 대선 부동산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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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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