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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의 사법개혁 공약 자료 중 논란이 된 부분
 윤석열 후보의 사법개혁 공약 자료 중 논란이 된 부분
ⓒ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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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측이 사법개혁 공약을 제시하면서 보도 참고자료에 '여성 혐오' 표현을 사용했다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이를 삭제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15일 오후 "어제(14일) 발표한 사법개혁 보도참고자료 중 '오또케'라는 단어가 포함된 데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라며 "자료에서 해당 단어를 즉시 삭제하고, 책임자를 해촉하였다"라고 짧은 입장을 기자들에게 전해왔다.

경찰 개혁 추진 배경 설명 도중 "경찰관이 '오또케'하면서..."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왼쪽)과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왼쪽)과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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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대책본부는 지난 14일 오후, 사법개혁 공약을 설명하기 위한 보도자료와 참고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선거대책본부는 '경찰 개혁'의 추진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해당 자료의 14쪽부터 15쪽까지 "2021년 11월 15일 인천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 주민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범죄 현장에서 무장경찰관이 도망가고 결국 피해자가 흉기에 찔려 중태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위 사건 발생 전에도 경찰관이 '오또케'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찰이 범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범인으로부터 피습받아 다친 경우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내부 불만이 있음"이라고 적었다.

'오또케'는 '어떡해'의 변용으로, 일부 누리꾼들이 여성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 경찰관을 비하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하는 단어이다. 여경들이 현장에서 '어떡해'만 외치고, 사실상 피의자 제압 등의 능력이 뒤처진다는 맥락에서 만들어진 표현이다. 주로 여성 혐오 성향의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 '여경 무용론'을 확산하는 데 악용된다.

공당에서 기자들에게 공개한 자료에 해당 표현을 여과 없이 무비판적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윤석열 후보 측이 뒤늦게 반응한 것이다.

해당 단어는 이준석 대표도 과거에 사용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한창 특정 손가락 모양이 '남성 혐오'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일부 누리꾼의 주장과 집단행동에 여러 업체들이 홍역을 치르던 지난해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GS25의 홍보 포스터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우리동네 GS25는 점주가 '오또케 오또케'하는 사람은 아르바이트생으로 사절한다고 해서 점주 교육시키고 불이익 주겠다는 이야기 하던데, 그 똑같은 회사가 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책임자에 대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밝히지 못하는 걸까"라고 썼다(관련 기사: "커뮤니티 담론을 왜?"라는 이준석의 '이준잣대').  

당시 서울 지역의 한 GS25 점주가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에 '소극적이고 오또케오또케 하는 분'을 지원 금지 사항 중 하나로 언급한 것이 역시 논란이 되자, 이를 인용한 것이다. 

민주당 "윤석열, 이준석 아바타가 명백"... 정의당 "윤석열, 직접 사과해야"

이후 정치권의 비판도 크게 일었다. 민주당은 백혜련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을 통해 "'여성 혐오' 부추겨 표 얻겠다는 윤석열의 갈라치기 정치에 브레이크는 없다"며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의 혐오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백혜련 대변인은 "검찰공화국 선언에 이어, 성차별 혐오까지 국민의힘이 폭주하고 있다"라며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또다시 '젠더갈등'에 편승해 이익을 보려는 전략인가? 아니면 평소 쓰던 대로 아무 문제의식 없이 사용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SNS를 중심으로 청년정치가 아니라 '젠더갈등'에 편승해온 이준석 대표의 그림자가 느껴진다"라며 "윤 후보는 청년을 갈라치기하는 이 대표의 아바타인 것이 명백해보인다. 참으로 유감스럽다"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등이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주가 조작 사건 관련 즉각 소환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등이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주가 조작 사건 관련 즉각 소환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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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윤석열 후보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승재 정의당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국민의힘의 '성별 갈라치기'가 기어이 금도를 넘었다"라며 "공당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조차 망각한 채 '성별 갈라치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국민의힘의 모습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사용한 여성혐오 표현이 한국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크고 중대하다"라며 "지난해 실시된 남녀 경찰관 초점집단 면접 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 표현으로 대표되는 '여경 혐오'가 여성은 물론 남성 경찰관의 직무 몰입과 헌신도까지 떨어뜨리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경찰행정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경찰행정 서비스의 질을 개선해도 모자랄 제1야당이 오히려 '여경 혐오'를 부추기고 있으니 참으로 아연실색할 노릇"이라는 이야기였다.

오 대변인은 "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라며 "책임이 있는 당 핵심 관계자들의 자성과 재발 방지 대책 공표 없이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할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약 발표의 최종 책임자인 윤석열 후보가 반드시 직접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윤석열, #원희룡, #여성혐오, #오또케, #여성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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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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