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영화 특유의 발랄함과 엉뚱함이 빛나는 신작이 관객을 찾는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으로, 출산의 과정을 그린 영화다. 출산이라고 하면 보통은, 진통 속에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여성들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 영화에선 출산마저도 유쾌하다. 

10일 오전 영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의 온라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다섯 명의 임신부, 가지각색으로 출산하다 
 
 영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영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 ㈜트리플픽쳐스


정신없이 유쾌하고 눈물 쏙 빠지게 행복한 장소가 있다면 그건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파리의 한 산부인과가 아닐까. 고통과 비명이 난무한 산부인과가 유쾌한 장소라고? 이런 의아함을 드러낼 관객들이 있겠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영화에는 출산을 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 다섯 명의 임신부가 등장한다. 나라의 명예가 걸린 위성 발사를 총 책임지는 만삭의 CEO부터, 데이팅 앱에서 만난 남자의 아이를 혼자서 낳으려는 미혼모, 엄마의 요구로 신비주의 신앙 속에서 자연분만을 하게 되는 여성, 결혼 10년 만에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미숙아를 출산하게 생긴 임신부, 아이를 갖고 가정을 이루기 위해 한 남자에게 정자를 받아 임신한 동성 커플 여성까지.

영화를 보고 나면 이렇게나 다양한 출산의 유형, 가족의 유형이 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듯 유형은 다르지만 각 커플마다 기분 좋은 웃음과 따뜻한 감동이 있단 점에선 공통점을 갖는다. 그리고 이 공통점이야말로 이 작품을 끌고 가는 고갱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를 낳는 과정들은 하나 같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따뜻할 수 있었던 건 아내의 곁을 지키는 남편 혹은 커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가 출산할 때 남편들은 과소평가를 받기 마련이다"라는 대사가 이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과소평가에 도전하기라도 하듯 곁에서 고군분투하는 남편들의 모습 또한 중요하게 그려낸다.

멀리 지방에 있다가 아내의 조산 소식을 듣고서 아내의 곁을 지키기 위해 말과 배를 타고, 헬기까지 타고서 800킬로미터를 달려가는 남편, 출산 당일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듣지만 아내에게 끝내 말하지 않고 혼자서 끙끙 앓는 남편의 모습 등이 그려진다.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애를 보여주다
 
 영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영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 ㈜트리플픽쳐스

 영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영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 ㈜트리플픽쳐스


하지만 이런 남편이 없는 환자도 물론 있었다. 바로 데이팅 앱에서 만난 남자의 아이를 낳으려는 미혼모다. 보호자는 아무도 필요 없다며 고집을 부리던 그녀는 결국 아이의 아빠는 물론이고 엄마와 친구들의 시끌벅적한 축하 속에서 아이를 낳게 된다. 이런 반전의 배경에는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오지랖 넓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60대 간호사가 있다. 이 간호사의 속 깊은 배려는 이 영화의 가장 뭉클한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인간애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인생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으로의 시간여행 로맨스를 그리며 2020년 국내 개봉 당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카페 벨에포크> 제작진이 참여해 더욱 기대감을 더한다. 또한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은 제26회 말라가 프랑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유럽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배우들의 면면도 기대 요소다. 영화 <아직 끝나지 않았다>로 제44회 세자르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레아 드루케를 비롯해 조시앙 발라스코, 니콜라스 모리, 앨리스 폴, 줄리아 피아톤 등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프랑스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특히 연출을 맡은 줄리앙 람발디 감독은 출연 배우 레아 드루케와 실제 커플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저마다 사연을 지닌 5인 5색 프렌치 커플들의 기적 같은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으로 마음이 채워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엉뚱하면서도 긍정적인 프랑스 사람들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유머러스함은 덤이다. 물론, 다른 문화권의 영화다보니 백 퍼센트 공감은 어려울 수 있단 점은 유의하고 봐야할 것이다. 

한 줄 평: 출산을 '함께' 하다
평점: ★★★(3/5) 

 
영화 정보

제목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원제           C'est la vie (a.k.a. Labor Day)
감독           줄리앙 람발디
출연           레아 드루케, 조시앙 발라스코, 니콜라스 모리, 앨리스 폴, 줄리아 피아톤 외
제작국가     프랑스, 벨기에
장르           코미디, 드라마, 멜로/로맨스
수입           D.seeD디씨드
배급           ㈜트리플픽쳐스
러닝타임     103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2년 2월 23일
 
 
 영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영화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 ㈜트리플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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