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K리그는 전북 현대의 1강 체재가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2011년 이후 3시즌(2012, 2013, 2016)을 제외하곤 모두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지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9번째 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생겨난 단어가 '어우전'이다. '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란 말의 줄임말로 38라운드의 장기레이스 속에서 경쟁팀들의 거센 도전을 받지만 그럼에도 우승을 차지하는 전북을 뜻하는 신조어다. 

올 시즌에도 전북은 강력한 우승후보 1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올 시즌 전북은 통산 10번째 우승과 함께 역대 최초로 6시즌 연속 리그 우승기록에 도전한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 선수들이 김상식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지난 12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 선수들이 김상식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상식 체재 첫 시즌, 여전히 살아있던 전북의 '우승 DNA'

지난시즌 전북은 또 한번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최강희 감독 이후의 과도기를 성공적으로 이끈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떠난 후임으로 김상식 감독을 임명한 것. 여기에 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을 구단 어드바이저로 선임하는 등 새로운 시대를 향한 도약을 알렸다.

김상식 감독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선수로 전북에서 활약한 뒤 2014시즌부터 코치로 활약했다. 최강희-모라이스 감독을 보좌하며 선수-코치로 11년간 전북에서 활약했기에 누구보다 전북을 잘 알고 있다는 점, 두 감독 아래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전북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됐다. 다만 코치 경력에 비해 감독 경력이 전무해 K리그 1강 전북을 이끈다는 점에 있어선 우려가 뒤따랐다.

이 우려는 시즌 개막 2달여만에 현실로 나타났다. 부임당시만해도 화공(화끈한 공격)축구를 다짐했던 김상식 감독이었지만 기대했던 공격축구는 나오지 않았고 성적은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었다. 급기야 4월 21일 울산전 0대 0 무승부를 시작으로 5월 29일 인천전까지 리그 7경기에서 4무 3패의 부진에 빠지며 순위가 3위로 쳐지기까지 했다. 급기야 이 기간중 열린 양주FC와의 FA컵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김상식 감독 전북이 김상식 신임 감독 체제로 2021시즌을 시작한다.

전북 김상식 감독. ⓒ 전북 현대

 
이 기간동안 김상식 감독은 경기내용은 물론이거니와 결과까지 가져오지 못하면서 거센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여기에 대부분이 30대 선수들로 구성된 전북은 에너지 레벨이 높거나 조직력이 뛰어난 대구FC,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울산 현대 등에게 고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타격이 컸던 점은 울산을 상대로 정규리그에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2019시즌과 2020시즌 울산과 첨애한 우승경쟁을 벌이던 당시에도 울산을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항상 우위를 점했던 전북은 지난시즌 파이널 라운드 이전에 치러진 울산과의 정규리그 3차례 맞대결에서 2무 1패에 그쳤다(10월 열린 ACL 8강전에서도 울산에 패했다). 이는 결국 전북이 시즌내내 2위에서 울산을 추격하는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전북의 '우승 DNA'가 빛을 발했다. 울산이 여름 이후 해결사 부재와 ACL 일정을 소화하며 체력적인 부담이 맞물리면서 차츰 승점을 잃은 반면 전북은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를 확실하게 잡아내면서 착실하게 승점을 쌓아갔다. 

그리고 11월 6일 사실상의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던 울산과의 경기에서 종료직전 일류첸코의 결승골로 3대 2 승리를 거둔 전북은 2021년 울산전 첫 승을 거둠과 동시에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수원FC에 패하며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 2대 0 승리를 거둔 전북은 이번에도 울산을 밀어내고 역사상 최초로 5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란 대기록을 수립했다.

기존 전력 유지한 전북, 눈여겨 볼 부분은?

지난시즌 우승을 차지한 전북의 기존전력은 올시즌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팀 내 최다득점 공동 1위(15골)를 기록한 일류첸코와 구스타보가 버티는 최전방을 비롯해 문선민과 송민규, 한교원, 쿠니모토가 포진하는 공격진은 모든 팀이 부러워할만한 라인업이다. 여기에 지난시즌 도움왕(10개) 김보경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수비역시 마찬가지다. 지난시즌 K리그 MVP 홍정호를 중심으로 김진수, 이용이 버티고 있는 수비진은 국가대표 수비진이라 불릴 정도다. 다만 김민혁과 이주용의 이탈로 인해 이유현과 최철순 외엔 믿을만한 수비의 백업자원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중원에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요구되는 바다. 최영준이 제주로 이적한 데 이어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승기 역시 매 경기 활약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시즌 K리그 무대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백승호를 비롯해 류재문, 그리고 새로이 영입된 맹성웅과 박진섭이 팀에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어줘야 한다.

이 밖에 팀내 체질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시즌 서울의 감독직에서 물러난 박진섭 감독을 B팀 감독으로 임명함과 동시에 1군 기술코치직을 맡긴 것. 광주 시절부터 어린선수 발굴과 전술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박진섭 감독을 통해 전북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U-22자원들의 성장을 이끔과 동시에 팀의 전술적인 부족함을 채우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한 가지 관심을 끄는 것은 수원FC와의 천적관계가 올 시즌에도 이어질지 여부다. 지난시즌 전북은 K리그 10개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으나 승격팀 수원FC를 상대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4경기 맞대결에서 2무 2패를 기록할 정도로 맥을 못춘 전북이 올시즌에는 이 악연을 끊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에도 전북은 리그 우승을 목표로 함과 동시에 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도 도전한다. 과연 전북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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