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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5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모습.
 지난해 11월5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모습.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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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0일 오전 10시 55분]

"살짝은 긴장이 흐른 대화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20일 오전 라디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자가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만찬 회동을 가지며 '원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윤석열 후보는 앞서 19일 저녁, 홍준표 의원과 일대일로 식사를 함께 했다.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두 사람이 함께한 건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독대한 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홍 의원에게 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 자리를 부탁했고, 홍 의원은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조건부 수락'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첫 번째고, "처갓집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하는 것"이 그 두 번째였다.

2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준석 대표는 "전해들은 바로는 홍준표 대표가 요구사항들이 좀 있었고, 그것을 2시간 반 동안 대화를 한 것"이라며 "외부로 공개된 내용은 홍준표 대표가 '청년의 꿈'이라는 본인 운영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밝힌 내용 정도지만, 꽤 많은 다양한 대화가 오고갔다고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자기 사람 쓰라는 이야기"

이준석 대표는 "(홍 의원이) 말한 '국정운영 능력 담보'라고 하는 것은, 그런 '조치'라고 하면서 그게 뭔지는 안 밝히셨잖느냐"라며 "거기에 관한 내용을 윤석열 후보에게 요구했다는 내용이 될 테고, 두 번째는 그냥 대국민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 번째 안에 어떤 것이 들어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며 "홍 대표 입장에서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신뢰하는 사람을 쓰라는 것이고, 사람 쓰라는 말이 지금 이 상황에 나온 것은 본인 사람 쓰라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홍준표 의원의 요구가 사실상 홍 의원 측 인사를 기용해달라는 요구라고 풀이한 것이다. 이 대표는 "아마 폭넓게 인사를 쓰라는 취지로 후보에게 조언했을 걸로 예상된다"라며 "더 구체적인 대화가 2시간 반 동안 오가지 않았을까, 첫 번째 항목에 대해서"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윤 후보가)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은 못 하셨겠다. 고민을 좀 해야 되는 문제니까"라고 질문하자, 이 대표는 "내가 예전에 '소값'이라고 표현했던, 홍 대표의 합류가 실제로 선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를 (윤 후보가)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그에 대한 요구사항이 적절한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도 (홍 의원이) 구체적 내용을 뭘 제시했고, 어떻게 그걸 후보가 받아들였는지는 전해들은 바가 없다"라면서도 "진짜 서로 사심없이 나중에 돕는 상황을 만들려면, 초기에 사심을 다 털어놓고 가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대표도 정치적으로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무리하다고 생각하는 제안,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홍 대표가 '국정의 안정을 꾀하는 인사'라고 했을 때는, 홍 대표가 봤을 때 본인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는 인사라기보다는 국민 시각에서 봤을 때 '저 정도면 탕평인사고 훌륭한 인사다'라 할 만한 사람들을 추천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나는 홍 대표의 존재가 '원팀'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퍼즐이라고 보고 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후보 입장에서도 원래 잘 나가는 것에 대해 손대기 되게 힘들어한다. 어떤 변화를 주는 것에 대해서 후보가 또 조심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그건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지금 기조보다 더 낮게 가는 게 뭔지 모르겠다"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16일 방송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 내용.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16일 방송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 내용.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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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홍준표 의원의 두 번째 조건에 대해서도 윤 후보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선언은 하지 않을 거로 본다"라며 "우리 후보가 지난 MBC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상당히 겸허한 자세로 반응하고 있고, 후보자의 배우자도 제작진 측에 '문제가 있는 발언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나는 지금의 기조보다 후보가 더 낮게 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미 윤 후보가 낮은 자세인 상황에서 대국민 선언 등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굳이 천명하자면 나중에 무조건 수사받을 게 있으면 수사받고 하겠다는 건데, 이 입장은 과거에 후보가 밝힌 바 있다"라며 "가족에 대해서 이중 잣대를 재지 않겠다는 것은 후보의 원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굳이 어떤 선언의 의미로 하는 것은 후보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쟁점은 전자지만, 후보 입장에서 다소 불쾌하고 좀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후자 아닐까?"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나 이미 하고 있다' 또는 '여기에서 뭘 어떻게 더 하라는 거냐' 이렇게 (후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이 대표는 "나도 그냥 몇 명 인사들에게 전해들은 내용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살짝은 긴장이 흐른 대화였다고 보고, 다만 다음주 월요일(24일) 이전에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영세의 우회 저격... "구태 보이면 당원으로 자격 인정받지 못할 것"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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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 같은 홍준표 의원의 요구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홍 의원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으며 사실상 '우회 저격'한 셈이다.

권영세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운을 뗐다. 그는 "얼마 전에 이미 당의 모든 분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고 분명히 말씀 드린 바 있다"라며 "하물며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의 절체 절명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으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홍 의원이 윤 후보를 향해 인사 관련 요구를 한 걸 '구태'라고 꼬집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 본부장은 질문이 나오기 전에 먼저 "우리 기자 분들이 뭘 질문할 것인지 벼르고 오셨을 것 같다"라면서도 "관련해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공개발언 시간에 드린 말씀이 다다"라고 선을 그었다. "어제 우리 후보와 홍준표 전 대표 간의 만남에 대해서는 내가 더 특별히 지금 드릴 말이 없다"라는 이야기였다.

기자들은 요구조건에 대한 진행 상황, 공개 발언의 취지, 구체적인 지목 대상 등에 대해 연이어 질문했다. 하지만 권 본부장은 "말 그대로 이해해달라" "할 말이 없다" "액면 그대로 이해해주시고, 특별히 보태거나 그러지는 않겠다"라는 등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태그:#이준석, #윤석열, #홍준표,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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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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