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즈'가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의 초대 우승 크루로 등극했다. 4일 엠넷(Mnet) 댄스 경연 예능 프로그램 <스걸파>에서는 최종 우승팀을 가리기 위한 파이널 생방송무대가 펼쳐졌다.

뉴니온(팀 웨이비), 미스몰리(팀 훅) 클루씨(팀 라치카), 브랜뉴차일드(팀 프라우드먼), 플로어(팀 코카앤버터), 턴즈(팀 YGX)까지 TOP6 크루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파이널은 사전 챌린지 미션 점수 30%. 1라운드와 2라운드 마스터 현장 평가의 평균 점수 30%, 그리고 생방송 문자 투표 점수 40%를 더해 최종 우승 크루가 결정되는 구성이었다.
 
1라운드는 '뉴 트랙 퍼포먼스' 미션으로, 여고생 크루들만을 위해 제작된 새로운 퍼포먼스 음원에 맞춰 두 크루가 한 곡을 함께하는 합동 무대로 각 크루는 1절과 2절의 안무를 각각 창작해 선보였다. 뉴니온과 플로어가 있지(ITZY)의 '웨폰(Weapon)', 미스몰리와 턴즈가 마마무 솔라&문별의 '바다 붐(Bada Boom)', 클루씨와 브랜뉴차일드가 전소연의 '파이어(Fire)'에 맞춰 무대를 선보였다. 마스터 평가 평균 점수 1위는 278점의 턴즈가 차지했고, 2위 272점의 뉴니온이 뒤를 이었다. 생방송 문자 투표 중간 집계 1위는 뉴니온이 차지했다.
 
2라운드는 '원 탑 크루' 미션으로 각 크루들이 가장 자신있는 퍼포먼스를 자유롭게 선보이는 무대로 꾸며졌다. 가장 먼저 나선 뉴니온은 'MAGO'와 'I'm Sick'에 맞춰 그동안 보여줬던 밝은 에너지가 아닌 여성스러우면서도 몽환적인 퍼포먼스로 간절함이 드러나는 무대를 선보였다. 두 번째로 나선 플로어는 그동안 호불호가 센 퍼포먼스 때문에 대중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멘토인 코카앤터버의 조언에 힘을 얻고 초심을 회복했다. 플로어는 'Diggy dee'에 맞춰 끝까지 자신들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길을 택하여 박수를 받았다.
 
브랜뉴차일드는 숫자로 승부한다는 일부의 혹평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투혼'에 맞춰  브랜뉴차일드는 최다 인원 크루의 장점을 극대화한 웅장하면서도 파워풀한 무대로 감탄을 자아냈다. 논란이 많았던 클루씨는 'Miss baltimore crabs+ Nicest kid in town'에 맞춰 한편의 고전 뮤지컬과 댄스스포츠를 접목한듯한 유쾌한 무대를 선보였다.
 
미스몰리는 '베이비 훅'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아이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하여 특유의 위트와 독창성, 예술성을 모두 모두 담아낸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나선 턴즈는 'You should see me in a crown'에 맞춰 거미를 콘셉트화한 다크하면서도 강렬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했다.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인 턴즈는 289점을 받으며 2차미션에서도 미스몰리(284점)을 제치고 최고 점수를 받았다.
 
최종순위가 공개됐다. 6위는 플로어-5위 클루씨-4위 브랜드뉴차일드-3위는 미스 몰리가 차지했다. 뉴니온과 턴즈가 최종경합한 끝에 총점 984점을 차지한 턴즈가 913점의 뉴니온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최고의 크루에 등극한 턴즈에게는 장학금 1천만원, 10대를 위한 금융서비스 광고모델 기회가 주어졌다.

턴즈은 우승의 기쁨에 눈물을 흘리며 "저희가 첫 무대부터 한계에 부딪힐 위기가 있었고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라운드마다 마스터분들이 포인트만 피드백을 잘 해주셨고 저희도 최대한 수용하려고 노력한 덕분에 매번 좋은 무대가 나왔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 턴즈 친구들 모두 고생많았다. 연습하면서 한번도 싸운 적이 없었을만큼 좋은 친구들이다. 앞으로 이 시간 이후로도 턴즈는 더 새롭고 도전적인, 레벨업된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많이 기대해달라. 모두 사랑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턴즈의 멘토였던 YGX도 앞으로 턴즈와의 합동무대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정은 "턴즈 친구들 덕분에 우승소감을 말하게 됐다, 무슨 복에 이리 이쁜 친구들이 우리에게 왔나 싶다"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댄서들이 얼마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고 준비되어었는지 보여드릴테니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스걸파>는 전작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스핀 오프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여고생 댄스크루를 선발하는 리얼리티 댄스 서바이벌을 표방했다. <스우파>에서 경쟁한 여덟 크루가 이번에는 마스터 역할로 등장하여 미래의 댄서들을 위한 평가자이자 멘토로 참가했다.
 
2021년 방송가 최고의 예능 화제작이 된 <스우파> 시리즈는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역동적이지만 스스로 빛나기보다는 아티스트를 빛내주는 그림자나 조연처럼 여겨졌던 댄서들의 진짜 매력과 가치를 최초로 조명해낸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스트릿 댄스라는 분야와 댄서라는 직업의 '전문성'이 재평가받는 계기가 되었고, 열정과 자부심, 승부욕으로 충만한 '언니' 캐릭터들의 매력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스걸파>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작의 인기에 기대어 어설프게 급조한 기획이 아니냐는 지적과, 10대 댄서들의 기량 수준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스걸파>는 결과적으로 <스우파>와는 비슷하면서도 또다른 매력을 증명해내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자유분방한 10대 여고생들만이 표현할수있는 톡톡튀는 에너지와 창의적인 감수성, 보여주고 평가받는 것을 넘어서 춤 자체를 즐기는 데서 나오는 순수한 에너지는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한국에 이처럼 재능있는 차세대 여성 댄서 유망주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K-댄스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경쟁력의 비결과 밝은 미래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다.
 
다만 <스우파>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출연자들간 갈등을 부추기는 과도한 서바이벌 구도와 편집 논란은, <스걸파>에서도 반복되며 옥에 티로 남았다. 아직 나이어린 10대 출연자들에게 지나친 경쟁과 탈락 시스템으로 계속해서 압박을 주는 자극적인 구도의 연속은 시청자를 불편하게 했다.
 
특히 5회에 터진 클루씨를 둘러싼 비매너 논란은 이미 조마조마하던 화약고에 불을 붙인 격이었다. 팀 라치카 소속인 클루씨는 팀 YGX 소속인의 스퀴드와 3차 미션인 KPOP 안무 창작 미션에서 상대팀과 '안무 트레이드'를 해야 하는 과정에서 스퀴드를 견제하기 위하여 수준 낮은 막춤 같은 안무를 짜는가 하면, 난처해하는 스퀴드에게 오히려 안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지켜보던 멘토 댄서들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못했다.
 
클루씨는 결국 스퀴드를 누르고 톱6 진출까지는 성공했지만 여론의 역풍속에 파이널에서는 5위에 그쳤다. 클루씨는 이날 방송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클루씨는 "5등이란 등수도 저희에겐 과분한 등수다. 저희와 함께 무대를 꾸며줬던 세 크루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 저희도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한편으로는 저희들 모습 보면서 많이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클루씨의 논란 당시 프라우드먼 모니카는 "경쟁은 앞서 나가는 건 맞는데 상대의 발목을 잡고 가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고, 홀리뱅 리더 허니제이는 "경쟁이니까 이해는 하지만 '예쁜 경쟁'을 해야 한다. 장난을 쳐도 상대방이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건 장난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반면 라치카 가비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발목을 잡고 끌고 내려가려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재밌게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며 제자인 클루씨를 감쌌다가 시청자들의 분노만 악화시켰다.
 
엠넷은 <스우파> 시리즈의 성공으로 오디션 명가의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과 싸움'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안이하고 자극적인 연출의 한계도 드러냈다. 엠넷은 <스걸파 >방송 말미 <스우파>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남성 댄서들의 경쟁을 다룬 <스트릿 맨 파이터>가 올 여름에 돌아올 것이라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당장 시리즈의 성공과 화제성에 대한 자화자찬으로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허니제이와 모니카의 일침처럼, 출연자들의 춤에 대한 열정과 서로에 대한 존중심을 어떻게 예쁜 경쟁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 성찰이 필요하다. 
스걸파 턴즈 클루씨 허니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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