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의 올겨울 행보는 다소 파격적이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고 10년 넘게 한 팀에서 뛴 선수를 떠나보냈다.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소위 말해 '오버페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당장 전력 보강을 위해서 무작정 많은 비용을 지출하기보다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재정비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최근 FA 계약을 마무리한 정훈(3년 총액 18억) 역시 20억이 넘지 않는 선에서 도장을 찍었다. 시장에 나온 선수들 중에서 가장 늦게 계약이 체결됐는데, 구단 입장에서는 기록이나 적지 않은 나이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체질 개선이라는 기조를 계속 유지 중인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

체질 개선이라는 기조를 계속 유지 중인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 ⓒ 롯데 자이언츠

 
변화는 진행형이지만... 가을야구와 거리 먼 롯데

7위, 10위, 7위, 8위. 2018년 이후 롯데의 최근 4년간 정규시즌 순위다. 그 가운데서도 최하위까지 추락한 2019년은 팬들과 선수단 모두에게 충격적인 시즌이었다. 결국 시즌 도중에 감독과 단장이 모두 물러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롯데의 부름을 받은 성민규 단장이 무거운 책임감을 떠안았다. 부임 당시 성 단장은 체질 개선, 다시 말해서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선수단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FA 영입으로 내야수 안치홍(2+2년 총액 56억원)을 영입한 것 이외에는 지갑을 열지 않았다. 대신 유망주 투수와 야수를 수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얻은 젊은 선수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다만 애초에 성 단장이 계획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2021년에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공공연히 욕심을 드러냈지만 오히려 전년도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10월 중순 이후 와르르 무너진 것이 치명적이었다.

팀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알고 있는 성 단장 역시 길게 내다보고 체질 개선이라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자면, 계획했던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변수 가득한 롯데의 2022시즌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팀 전력에 달라진 점이 없진 않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합격점을 받은 투수 이동원, 내야수 박승욱을 영입하고 새 외국인 선수 3명(글렌 스파크먼, 찰리 반스, DJ 피터스)과 계약을 맺었다.

그렇다면,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들이 롯데에 큰 힘이 될 수 있을까.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다. 박승욱의 경우 기존에 있던 내야수들과 경쟁을 치러야 하고, 이동원은 안정감 있는 제구력을 보여줘야 생존이 가능하다.

KBO리그 경력이 없는 외국인 선수들도 얼마나 빠르게 리그에 적응할지 예측이 어렵다. 특히 손아섭이 빠진 외야진에 합류하는 피터스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추재현, 신용수 등과 더불어 빈 틈 없는 외야진을 구축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또한 최근 두 시즌 동안 딕슨 마차도의 자리였던 유격수를 국내 야수들에게 맡겨야 하는 부분도 하나의 변수라고 볼 수 있다. 외부 자원으로 마차도의 공백을 채울 방법은 트레이드가 유일한데, 팀의 기조상 그럴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배-민 듀오' 배성근과 김민수가 유격수로 나설 전망이다.

사실상 뚜렷한 플러스 요인 없이 의문부호만 가득한 채로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단장의 시간은 점점 끝을 향해가고 있고, 이제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선수들의 몫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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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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