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부의 특별사면 소식이 전해지자 24일 바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박근혜 사면 반대' 청원글. 이날 11시 30분 기준 동의는 7000여 명을 넘어섰다.
 정부의 특별사면 소식이 전해지자 24일 바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박근혜 사면 반대" 청원글. 이날 11시 30분 기준 동의는 7000여 명을 넘어섰다.
ⓒ 국민청원 게시판

관련사진보기

 
"정부는 2021년 12월 31일 자로 전직 대통령 등을 특별사면을 단행합니다."

징역 22년이 확정됐던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약 4년 8개월 만에 풀려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4일 특별사면 관련 발표를 통해 박근혜씨의 사면을 공식화했다.

서민생계형 형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전직 대통령 등 3094명 신년 특사를 단행했다는 설명인데, 시민사회단체는 "더는 촛불 정부를 자임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씨의 사면을 반대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정부 "건강악화", "국민대화합" 배경 설명했지만...

법무부는 박근혜씨를 사면 대상에 포함한 것에 대해 국민통합을 이유로 들었다. 박범계 장관은 "국민대화합의 관점에서 장기간 징역형을 집행 중인 박 대통령을 특별사면 및 복권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발표 직후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을 고려했다"라고 사면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임시국무회의에서 사면 안건에 대한 심의 의결이 이루어지면서 박씨는 31일 0시 전격 석방된다.

5년 전 탄핵 촛불을 들었던 시민단체는 허탈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에 함께했던 전위봉 부산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촛불정부를 자임해놓고 결국 적폐청산을 제대로 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라고 분개했다. 전 위원장은 "임기 말 더는 기대할 것이 없어졌다. 선거국면에서 꺼내든 카드에 분노한다"라면서 "내부 의견을 모아 대응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10여 개 단체가 결집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동일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은 "촛불정신이 무색하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심사숙고를 했더라도 국민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생략됐고, 너무 갑작스럽다"라며 "박씨의 건강 문제라면 얼마든지 형 집행 상태에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라고 의견을 말했다. 그는 "국정농단 세력이 부활한 상황에서 이는 개혁 후퇴로 비칠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반응도 엇갈렸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국민통합이라는 말을 함부로 꺼내지 말아야 한다. 전두환, 노태우 사면이 결코 국민통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라며 반발했다. 심 후보는 "오히려 대한민국 현대사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그 후유증은 지금 대선 후보들의 전두환 재평가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라고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전직 대통령을 계속 감옥에 있게 해선 안 된다"라고 특별사면에 찬성했다. 앞서 대구경북과 부산 방문에서 이 부분을 계속 언급했던 안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과 형집행정지도 꼭 함께 검토해야 한다"라며 "한 분만 나온다면 이석기 가석방 물타기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박근혜씨 사면 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바로 '박근혜 사면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 동의하는 숫자는 이날 11시 30분 기준 벌써 7300명을 넘어섰다.

청원자는 "박근혜는 헌법을 준수 수호해야 하는 의무를 망각하고 '비선실세', '국정농단' 등 초유의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라며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대통령으로 2039년 만기출소해야 한다. 형기의 절반조차 채우지 않고 사면한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모독"이라고 주장 이유를 설명했다. 청원자는 ▲임기내사면 불가 약속 ▲사면권 행사 제한 등을 함께 요구했다.
 
지난 7월 20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 치료차 입원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지난 7월 20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 치료차 입원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태그:#박근혜, #특별사면, #안철수, #심상정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