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엄마는 아이돌>(이하 엄마돌)에서 아이돌의 꿈에 재도전하는 걸그룹 맘들의 정체가 공개됐다. 17일 방송된 tvN <엄마돌>에서는 마침내 한 자리에 모인 걸그룹맘 멤버 6인과 첫 미션인 메인댄서 선발전이 그려졌다.
 
마침내 한자리 모인 걸그룹맘 멤버 6인

지난 첫 회에서 박정아(쥬얼리), 가희(애프터스쿨), 선예(원더걸스)가 먼저 공개된 가운데, 록밴드 출신 배우 현쥬니, 발라드 가수 별, 베이비복스 리브 양은지가 잇달아 등장했다.
 
결혼 10년차,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두고 있다는 현쥬니는 여성 4인조 록밴드 벨라마피아라는 팀에서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폭발적인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2000년대 후반에는 연기자로 전업하며 <베토벤 바이러스>, <태양의 후예>,<아이리스> 등 인기 드라마에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현쥬니는 태연의 '그대라는 시'를 열창했다. 새로운 도전에 강한 자신감과 의욕을 보였던 현쥬니였지만 연습 도중 성대결절 진단을 받으며 위기를 맞았다. 박선주는 현쥬니의 목소리가 자신이 기억하던 것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고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였다. 현쥬니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다"며 낙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박선주는 "지금은 평가하기 어렵다. 앞으로 위기를 넘어서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현쥬니를 다독였다.

현쥬니는 이어 댄스 점검 무대로 제시의 '굳이'를 선곡했다. 아이돌 출신이 아니라 무대에서 댄스를 선보이는 게 처음이었지만 현쥬니는 특유의 자신감있는 표정으로 걸크러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배윤정 댄스마스터는 "열정, 끼, 표정 모두 좋았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춤을 배우지 못했다 보니 몸이 못따라줘서 답답했다"며 체력과 기본기를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현쥬니는 보컬과 댄스 모두 '하'로 판정을 받았다. 작곡가 김도훈 마스터는 "걸그룹에서 가희만 6명만 있는 팀은 실력은 좋을지 몰라도 오히려 재미없을 수 있다. 독수리 5형제처럼 각자의 캐릭터가 달라야 매력을 느낄수 있다"며 "노래와 안무는 아직 부족할 수 있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를 갖추고 있다"며 현쥬니를 격려했다.
 
다섯 번째 멤버로 발라드 가수 별이 등장했다. 방송인 하하의 아내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별은 9년의 공백기 동안 멀어졌던 무대에 대한 그리움과 팀활동에 대한 동경심을 드러냈다.

별은 보컬 점검 무대로 이하이의 '홀로'를 선곡했다. 박선주는 "명불허전이다. 굉장히 센스있고, 요즘스러운 리듬감을 지니고 있다"고 호평했고, 김도훈은 "옛날에는 소녀 감성이었다면 지금은 엄마가 장착되면서 오히려 더 완성됐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댄스 점검에서 별은 세 아이의 엄마라는 게 믿기 어려울만큼 힙한 걸그룹 의상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비주얼로 현역 아이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춤에 처음 도전한 별은 전소미의 '덤덤'에 맞춰 귀여운 안무를 선보였다. 배윤정은 "아이 셋 엄마라는 생각이 전혀 안들 정도로 보기 좋았다"며 "춤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표정이 좋으면 단점이 커버되는데 센스있게 잘 해냈다"고 호평을 보냈다.
 
하지만 막상 점검 결과는 보컬 '중' 댄스 '하'로 조금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한원종은 "악기를 너무 오랜만에 꺼낸 느낌"이라고 평가하며 전성기에 비하여 달라진 발성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선주는 육아를 하면서 아이들 때문에 목이 쉴 날이 거의 없는 엄마의 입장에 공감을 드러내며 목소리는 충분히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격려했다. 배윤정은 "댄스는 아직 아마추어 티가 많이 낫다. 우리가 무대에서 요즘 아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건데, '애 엄마니까 저정도 하고 나왔겠지'라는 정도에 안주할 거면 마스터들이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조금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마지막 멤버로 베이비복스 리브의 양은지가 등장했다. 짧은 연예 활동을 마치고 2009년 축구선수 이호와 결혼하며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양은지는 걸그룹맘 중 가장 오랫동안 무대와 떨어져 있었던 멤버였다. 양은지는 베복의 대표곡 '네버 세이 굿바이'를 작곡했던 김도훈과의 인연, 결혼과 육아로 인한 14년간의 공백기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글썽였다.
 
 tvN 예능 <엄마는 아이돌>

tvN 예능 <엄마는 아이돌> ⓒ tvN

 
양은지는 레드벨벳의 '빨간 맛'을 선곡하며 유일하게 보컬과 댄스 동시 도전을 선택했다. 배윤정은 '댄스에 '하'평가를 내리며 "노래와 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모두 놓친 격이다. 춤은 현재 율동 수준이다. 13년의 공백을 단기간에 메우기는 무리였다"고 냉정한 평가를 남겼다. 반면 보컬평가는 의외로 준수한 '중'을 받았다. 박선주는 "원래 보컬 출신이 아님에도 고음을 뚫고 나오는 힘이 좋았다. 목소리가 기억된다는 게 중요한데 양은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남더라"며 기대 이상의 호평을 보냈다.
 
마침내 한 자리에 모은 여섯 엄마돌 멤버들은 서로를 칭찬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가희는 "우리 이러다가 혹시 다음 달에 임신해서 프로그램 하차하는 사람이 나오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졌다. 박정아는 "일반 아이돌들은 연애 금지인데, 우리는 임신 금지다"라며 오직 엄마돌들만이 가능한 금지조항으로 공감과 폭소를 자아냈다.
 
여섯 걸그룹맘들은 데뷔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한달 안에 SNS 팔로워 2만명, 팬클럽 2천명을 모아야 한다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엄마돌들은 팬들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엄마돌은 첫 번째 본미션으로 2인 1조씩 세 팀으로 나뉘어 메인댄서를 결정하기 위한 댄스배틀을 펼치게 됐다. 댄스 멘토로 합류한 리아킴은 별-선예와, 제이블랙-마리 부부는 박정아-양은지와, 러브란은 가희-현쥬니와 각각 한 팀을 이루게 됐다.
 
중간점검의 시간이 돌아왔다. 가희-현쥬니는 맥스웰의 'Ascension'에 맞춰 '보깅' 장르의 무대를 선보였다. 댄스 멘토들은 일제히 극찬을 쏟아냈다. 리아킴은 "두 사람의 싱크로나이즈드가 너무 훌륭했다"고 평가했고, 제이블랙은 "현쥬니에게 많이 놀랐다. 이렇게까지 소화해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칭찬했으며, 배윤정은 "현쥬니가 아직은 부족함도 있지만 러브란의 안무를 맡은게 신의 한 수였다"고 호평했다. 가희-현쥬니는 총점 50점에 45점을 받았다.
 
최약체로 꼽힌 별과 선예는 Dua lipa의 'Don't start now'에 맞춰 펑키재즈한 무대를 선보였다. 댄스 멘토들은 아직은 기량의 차이가 난다며 전반적으로 아쉬운 평가를 내렸다. 배윤정은 "엄마의 저력을 보여줬지만, 우리는 아이돌을 목표로 하는만큼 더 연습을 해야한다"라고 조언했다.
 
별은 의욕만큼 따라주지 않은 몸상태와 진지하지 못하다는 오해에 서운함을 드러내며 눈물을 보였다. 덩달아 다른 출연자들도 모두 공감하며 갑자기 일제히 눈물바다가 됐다. 배윤정은 "아기 낳으면 눈물이 많아지더라"고 공감했고, 홍진경은 "여기오는 사람들이 다들 조울증이 조금씩 있다"는 농담을 던지며 웃음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한층 성장한 여섯 엄마돌의 메인댄서 선발전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엄마돌'의 아쉬운 기준
 
 tvN 예능 <엄마는 아이돌>

tvN 예능 <엄마는 아이돌> ⓒ tvN

 
<엄마돌>은 무대를 떠난 지 오래된 추억의 여성 가수들이 새로운 걸그룹 팀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표방했다. 특이하게 10, 20대가 주축인 현역 걸그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엄마'라는 타이틀이 이 프로그램에서는 중요한 출연 자격 기준이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다. 연예인도 피할 수 없는 육아휴직'과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다시 무대에 도전하려는 엄마돌들의 열정은, 이들의 전성기를 지켜보며 함께 나이들어왔던 세대들에게는 추억과 향수, 공감대를 동시에 선사한다.
 
하지만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우면서도 걱정스러운 부분은, 이 프로그램이 걸그룹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지나치게 '요즘 아이돌의 기준'으로 엄마돌들을 평가하고 규정하려는 방식이다. 출연자들은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고 춤이든 노래든 각자의 분야에서 검증된 실력자들이다. 이들이 공백기를 극복하고 무대에 다시 오르기 위하여 도전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방송은 현재의 아이돌 실력이나 트렌드에 초점을 맞춰서 엄마돌들에 대하여 까다로운 경쟁과 평가를 감수할 것을 요구한다.
 
물론 걸그룹 컴백 프로젝트가 단지 과거의 향수에 의존한 '추억팔이'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명분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30대-40대가 되었고 감성도 체력도 모두 어린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나이와 경험에 따라 그에 맞는 또다른 자연스러운 매력과 품격이 형성되는게 '진짜 멋'이다. 엄마돌들과 동시대에 활동했거나 오히려 더 선배 격인 엄정화-백지영-이효리 같은 아티스트들이 요즘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다고 해서 촌스럽거나 시대에 뒤쳐졌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에 연연할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멤버 구성에서부터 록밴드 출신인 현쥬니나 발라드 가수였던 별은 아이돌 걸그룹 출신도 아니다. 또한 MBC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나 'MSG 워너비' 프로젝트,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언니쓰'처럼, 복고감성에 기반을 두면서도 출연자들 각자의 캐릭터를 살려낸 재치있는 콘셉트로 대중의 공감대를 얻어낸 성공사례는 많다.
 
결국 기획단계에서 얼마나 좋은 프로듀싱과 아이디어로 멤버들의 매력을 살리느냐가 더 중요하다. 실력과 재능 면에서 이미 검증된 엄마돌들에게 이제와서 요즘 젊은 아이돌들의 춤과 노래를 어설프게 따라잡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자칫 번지수를 잘못 찾은 기획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 
엄마는아이돌 걸그룹프로젝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