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에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KT 위즈 황재균 편

10일 밤에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KT 위즈 황재균 편 ⓒ MBC

 
올가을 우승의 한을 푼 '베테랑 3루수' 황재균(KT 위즈)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KT 유니폼을 입은 이후 4년간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고, 이번 FA 시장에서도 그의 행보에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겨울이 될 때면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던 황재균은 이번에도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한국시리즈가 끝난 이후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공개했다.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투수 이대은, 유격수 심우준, 외야수 배정대도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알고 보면 '섬세한 남자' 황재균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트리 꾸미기에 나선 황재균은 전구를 비롯한 각종 장식물을 달았고, 2021년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 메달, 모자로 트리를 완성했다.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 우승으로 받은 메달은 있었지만, 소속팀에서 받은 우승 메달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의 동료들과 식사를 하러 가기 전에 방문한 곳은 홍대에 위치한 한 마카쥬 공방이었다. 마카쥬란 페인트, 오일,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의미하는데, 올해부터 그림 그리기에 푹 빠진 황재균은 운동화, 옷, 모자 등을 좀 더 화려하게 꾸미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특히 이날 황재균은 자신의 소속팀인 KT 위즈를 상징하는 마스코트인 '빅'과 '또리'를 미리 준비한 세 개의 모자에 그려 넣었다. 모자에는 각각 이대은(11번), 심우준(2번), 배정대(27번)의 등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10일 밤에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KT 위즈 황재균 편

10일 밤에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KT 위즈 황재균 편 ⓒ MBC

 
무거웠던 부담감

식당에서 '모자의 주인공'을 만나 고기 만찬을 즐겼고, 식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즈음 황재균은 선수들과 올 시즌을 돌아보았다. 올 시즌 주장으로서 시즌 내내 선수단을 이끌어야 했던 그는 남모를 부담감에 홀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전반기를 1위로 마감했던 KT는 9월 이후 조금씩 추격을 당하기 시작했고, 정규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삼성 라이온즈에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멀찌감치 달아났던 KT의 예상치 못한 행보에 지켜보던 팬들도 한숨을 내쉬었지만, 선수단과 '캡틴' 황재균이 가장 답답해했다.

여기에 줄곧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던 황재균은 9월 말이 되면서 공수 양면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수비에서의 잔실수도 늘어났다. 그는 한창 풀리지 않았을 당시의 모습을 이렇게 떠올렸다.

"거기서(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 감정을 분출하면, 팀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질 것 같았다. 앞에서는 '괜찮아, 괜찮아' 이러고 집에 가면 '엽떡'(매운 떡볶이)을 맨날 먹었다. 그래서 살이 쪘다(웃음)"
 
 10일 밤에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KT 위즈 황재균 편

10일 밤에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KT 위즈 황재균 편 ⓒ MBC

 
팀에 대한 애정

정규시즌 순위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서 삼성을 꺾은 KT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를 4전 전승으로 마무리했고, 덕분에 황재균은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냈다. 통합 우승을 확정지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선제 1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한 황재균은 "우승의 기쁨을 느껴보니까 처음 느껴보는 감정도 많았다. 우승을 한 번만 더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한 "(데뷔 첫 우승은) 노력의 순간을 함께해 준 팬분들 덕분이다"며 팀이 하위권에 있을 때부터 줄곧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제는 (KT 팬들께서) 자신 있게 이야기하셔도 될 것 같아요. 우승 팀의 팬을 하고 있다고"

또 한 가지, 황재균이 지난해 <나 혼자 산다>에서는 가족과 함께 나온 것과 달리 올핸 팀 동료들을 챙기는 모습이 돋보였다. 최근 래퍼 트루디와 결혼식을 올린 이대은의 경우 야구를 잘 보지 않는 사람도 그의 이름을 알 수도 있지만, 야구팬이 아닌 이상 배정대와 심우준을 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분량이 그렇게 길진 않았어도 출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현재 FA 신분으로서 행선지를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 내년 시즌에도 수원 팬들과 호흡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4년간 그가 팬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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