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솔루션 그 자체가 항상 정답이거나 완벽할 수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변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하여, 백종원의 진솔한 조언이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냈다.

8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고려대 정문 앞 골목 네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닭반볶반집은 솔루션 이후 대폭 달라진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남편 사장님이 꺼려하던 포장판매를 시작했고, 다인분 판매로 가격이 인하되었으며, 닭고기 원산지를 단일화했다. 점심장사 때 손님들은 가격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2인메뉴 주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 홀이 만석이 되며 대신 포장 주문을 하는 손님들도 늘어났다.
 
몇몇 손님들은 음식을 기다리며 <골목식당>의 이전 방영분을 확인하기도 했다. 여기서 뜻밖에도 함께 출연중인 토마토제육덮밥집이 화제로 떠올랐다. 손님들은 토마토제육덮밥집을 언급하며 "먹고 싶지 않은 비주얼", "두 번은 못가겠다", "양이 너무 적다", "냉동 아보카도에 얼음이 붙어 있었고 카레는 즉석식품 카레 매운 맛이었다", "이걸 내가 8천 원 내고 먹어야 하나? 심지어 양도 적다"는 등 신랄한 혹평들이 쏟아졌다. 손님들의 냉정한 평가에 백종원은 당황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닭반볶반집의 데리야끼 치킨라이스는 손님들의 호평을 받았다. 변수로 꼽혔던 밥은 두 종료를 모두 서빙한 결과, 학생들 대부분이 커민시드가 들어간 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사를 마치고 나서 부부 사장님은 손님들의 반응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요리 담당인 남편 사장님도 "커먼시드를 넣은 게 더 맛있다"고 자신감을 보였고, 경영 담당인 아내 사장님은 "그럼 그렇게 가야지"라며 흔쾌히 수긍하며 커먼시드밥이 들어가는 치킨라이스가 최종메뉴로 확정됐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따뜻한 인심이 돋보였던 치즈돌솥밥집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사장님은 학생 손님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채소를 4종에서 6종으로 늘린 돌솥치즈밥, 간장 대신 고추장 양념을 활용한 마늘종 고기치즈밥을 선보였다. 백종원은 돌솥치즈밥에는 흠잡을 데 없다는 평가를 내렸고, 마늘종 고기치즈밥은 적당한 느끼함이 오히려 매력적이라며 두 메뉴 모두 호평을 보냈다.
 
사장님의 또다른 고민은 돈까스였다. 돌솥밥은 사장님이 가장 자신있는 메뉴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가게의 매출 주력은 돈까스였다. 사장님은 특색없는 돈까스 소스 메뉴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았다. 그동안 기성 시제품을 써왔던 돈까스 소스를 대신하여 백종원은 직접 각종 재료들을 준비해 새로운 소스 만들기에 도전했다.
 
사장님은 백종원의 개인 방송를 보고 따라도 해봤지만 그대로 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백종원은 "레시피를 따라하기 어려운 건, 볶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쉽고 빠르게 돈까스 스소인 브라운 루(Roux)를 만드는 팁을 전수했다. 사장님의 돈까스와 백종원의 소스가 결합되며 계란프라이까지 추가한 새 돈까스 정식 메뉴가 완성됐다.
 
시식에 나선 김성주와 금새록은 소스의 간이 조금 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눅눅하지 않고 잡내도 없이 잘 튀겨진 돈까스의 식감에 호평을 보냈다. 사장님은 백종원과 돈까스를 함게 시식하며 "그동안 소스 만들기를 왜 실패했는지 조금 알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백종원은 디테일한 조언들을 아끼지 않으며 "계량과 조합의 원리를 깨우치게 되면, 사장님이 20년 해오신 내공이 있는만큼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격려했다.
 
오팔세대 혼성 듀오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토마토제육덮밥집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성대모사로 유명한 개그맨 정성호가 특별손님으로 출연했다. 정통한식파라는 정성호는 토마토제육덮밥이라는 메뉴에 낯설어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주 솔루션을 통하여 새롭게 탄생한 토마토제육덮밥에 정성호는 "고급 오므라이스향과 제육볶음이 결합된 느낌"이라며 호평을 보냈고 깔끔하게 한 그릇을 비웠다.
 
"사실 맛이 없으면 정말 화를 내려고 왔다"던 정성호는 "앞으로 고려대 근처에 오면 이 집 음식이 생각날 것 같다"며 찬사를 보냈다. 정성호는 이덕화, 이순재, 서경석 등 유명인들의 깨알같은 성대모사 개인기를 팬서비스로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백종원이 방문하여 앞선 닭반볶반집에서 접했던 손님들의 혹평을 전달했다. 사장님들은 당황했지만 어차피 정리가 필요했던 가게 메뉴를 포기하고 주력 메뉴에 올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잘됐다. 안 복잡하게 됐다"면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사장님은 또다른 비장의 메뉴인 '따그면(따뜻한 그대가 오면)'을 선보였다. 동업자인 실장님이 평가한 따그면의 사전 점수는 솔루션 이전의 토마토제육덮밥과 같은 85점을 줬다. 백종원은 토마토제육덮밥을 처음 맛봤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따그면에 대한 별 기대감이 없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따그면은 물만두, 새송이, 차슈 등이 들어간 온면이었다. 하필 백종원이 시식하려는 타이밍에 동네에서 개울음 소리가 들려오자 백종원은 "개가 내 마음은 아나? 먹지마라고 소리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시식을 해본 백종원은 "애매하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일본식 라멘도 아니고 고기뭇국이나 칼국수도 아니다"라며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백종원과 사장님은 따그면을 계속 메뉴로 유지하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원래 한국식 사골라멘을 만들고 싶었다는 사장님의 설명을 듣고 백종원은 "사골육수가 관건이다. 곰탕육수를 끓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다시 닭반볶반집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부부 사장님은 백종원의 조언대로 헛헛했던 벽면에 메뉴판-포장안내-먹는 방법 등의 안내문을 붙였다. 이어 남편 사장님은 백종원이 숙제 겸 선물로 내준 마라소스로 신메뉴인 마라치킨라이스를 만들었다.
 
경영 담당 아내 사장님은 음식 프랜차이즈 점장 출신답게 노트북에 PT 자료를 제작하여 브리핑을 준비했다. 아내 사장님은 솔루션 이후 가게 회전율 상승과 가격인하로 인하여 다양한 추가매출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백종원은 가게 경쟁력을 갖추란 조언을 바로 실행에 옮긴 닭반볶반집의 노력을 칭찬하며 "메뉴 가격 인하가 쉬운 일이 아니다. 가격을 저렴하게 내리며 음식 양과 퀄리티를 유지하는 일은 어렵다. 그래도 우리 가게 맛있다고 홍보하지 않아도 손님이 홍보해주는(입소문) 가게가 잘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남편 사장님이 완성한 신메뉴 마라치킨라이스를 시식하는 백종원과 그 모습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부부 사장님의 모습이 공개되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사실 닭반볶반집은 솔루션 이후 바뀐 메뉴에 대하여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도 존재했다. 아내 사장님은 "온라인에서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는 리뷰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또 다르다. 바뀐 메뉴를 선호하는 고객들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백종원은 중요한 이야기를 거론했다. "'이전 메뉴가 좋았는데 왜 바꿨지?" 하는 건 막연한 이야기다. 기존 메뉴가 좋았다면 매출은 왜 감소했던 걸까"면서 솔루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딜레마를 설명했고 사장님도 공감했다.

백종원은 "중요한 건 솔루션 이후에도 메뉴 경쟁력과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바뀐 메뉴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종원의 지적은 이상과 현실, 음식의 질과 경영 효율성,가격과 메뉴 경쟁력 등 여러 가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모든 요식업 사장님들의 공감대를 대변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골목식당 고려대앞골목 백종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