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 시즌 2위에 오르며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해 암흑기를 청산했다. FA 거포 오재일, 외국인 타자 피렐라의 가세로 강해진 타선과 뷰캐넌, 백정현, 원태인으로 구성된 탄탄한 선발진이 결정적이었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도 삼성의 암흑기 청산에 앞장섰다. 그는 승리 없이 2패 44세이브 평균자책점 2.03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74로 9년 만에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뒷문을 걸어 잠갔다. 역대 최고령 40세이브 기록도 세웠다. 

불펜 전문 투수는 선발 투수와 비교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산정에서 불리하다. 하지만 그는 WAR 2.73으로 불펜 전문 투수 중 유일하게 2.0을 넘길 만큼 독보적이었다. 

※ 삼성 오승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오승환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지난해 146.2km/h에서 올해 145.7km/h로 하락했다. 1982년생으로 만 39세 시즌을 치렀음을 감안하면 구속이 떨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150km/h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자랑하는 타 팀의 젊은 마무리와 비교하면 구속이 밀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9이닝당 평균 볼넷이 2.32에 불과할 만큼 안정적인 제구를 뽐내며 상대 타자를 잠재웠다. 해외 리그 진출 전까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였다면 KBO리그에 복귀한 뒤에는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하는 변화가 두드러진다. 

삼성 불펜 필승조의 오승환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었다. 삼성 불펜은 평균자책점 4.80으로 8위, 피OPS 0.787로 9위로 중요 지표가 리그 하위권이었다. 오승환을 제외하면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선보인 불펜 투수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넉넉한 점수 차의 리드를 셋업맨들이 지키지 못해 승계 주자가 들어찬 상황에 오승환이 구원 등판해 정리하는 경기가 많았다. '에이징 커브'라는 단어를 지워버린 그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은 뒷문 불안으로 가을야구에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오승환의 '옥에 티'는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삼성이 두산 베어스에 뒤진 3-4로 뒤진 9회초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했으나 첫 타자 박세혁에 우월 솔로 홈런을 통타당했다. 이후에도 3타자 연속 피안타로 추가 실점해 합계 4피안타 2실점으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강판당했다. 2013년 한국시리즈 이후 8년 만의 포스트시즌 복귀 전에서 굴욕을 당했다. 

오승환의 쐐기점 실점으로 4-6으로 1차전을 내준 삼성은 2차전에도 3-11로 참패해 2전 전패로 허망하게 탈락하고 말했다. 삼성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그가 무너지면서 2차전마저 도미노처럼 삼성이 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날 경기의 부진이 내년 정규 시즌에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올해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것은 물론 정규 시즌 62경기에 등판해 64이닝을 소화한 여파가 내년에 오지 않을지 주시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2022년 오승환은 만 40세 시즌을 맞이한다. 그가 2년 연속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마운드를 지켜 '헹가래 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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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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