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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준석 당대표와 갈등을 봉합하고 4일 부산에서 공개 거리 인사에 나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준석 당대표와 갈등을 봉합하고 4일 부산에서 공개 거리 인사에 나섰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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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슬기 기자 = 국민의힘은 5일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의사 함익병 씨에 대한 임명을 전격 보류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에서 "오늘 발표한 함 공동선대위원장 내정에 대해서는 본인의 발언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에 대한 국민의 납득이 있기까지 의결이 보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함씨가 과거 인터뷰에서 독재를 '옹호'하는 것으로 비쳐질수 있는 발언과 함께 군대에 가지 않는 여성의 권리 행사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재차 알려지면서,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함씨 임명은 사실상 철회될 것으로 보인다.

함씨는 2014년 월간조선 3월 인터뷰에서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의무 없이 권리만 누리려 한다면 도둑놈 심보다. 세계 주요국 중 병역 의무가 있는 나라는 한국, 대만, 이스라엘인데 이중 여자를 빼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 자식을 2명 낳은 여자는 예외로 할 수 있다. 자본주의적 논리가 아니라 계산을 철저히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금 내기 전에 투표권을 가지면 안 된다. 납세와 국방 등 4대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도 했다.

함씨는 또 "독재가 왜 잘못된 건가.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다. 제대로 배운 철학자가 혼자 지배하는 것이 바로 1인 독재"라며 "독재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도그마다. 정치의 목적은 최대 다수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란 말만 붙으면 최고라고 하는데 반드시 그렇지 않다. 더 잘 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고 본다"며 "대한민국이 이 정도로 발전할 수 있는 건 박정희의 독재가 큰 역할을 했다. 독재를 선의로 했는지, 악의로 했는지,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함씨의 발언을 놓고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인식이 부족한 데다, 여성 차별 발언으로 반헌법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여당을 중심으로 나왔다. 함씨는 인터뷰 당시에도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자 출연하던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한 바 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선대위가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단에 함씨를 포함했다가, 문제의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30여 분 만에 취소하기도 했다.

이날 여권에서는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독재자 전두환 씨가 '정치 잘했다'고 말한 윤석열 후보의 정치관에 꼭 어울리는 독재 찬양가를 영입했다"며 "'좋은 독재'라는 환상에 빠진 망상가로, 윤 후보와 똑같은 통치관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주권자"라고 지적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함씨의 여성 관련 발언을 거론하면서 "이런 분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앉히고 2030 여성 유권자에게는 미래를 약속하는 윤 후보의 이중성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라고 쏘아붙였다.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손에 '왕(王)'자를 쓰고 다녔던 윤석열 후보는 여성 투표권을 제한하자는 함익병 씨의 전 근대적인 주장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라며 "윤 후보는 함씨 영입을 '보류'가 아니라 즉각 사퇴시키고, 2030여성들에게 사과 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이탄희 의원도 SNS에서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분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려 한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도대체 어떤 나라를 만들 준비를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SNS에 함씨가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기사를 링크하면서 "이건 누구 아이디어인가. 이분 사고 칠 것이다. 개념들이 없다"고 썼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함익병, #국민의힘, #이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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