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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와 유가족들이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와 유가족들이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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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가 남편 대신 사과했다. 하지만 곧이어 전씨 측근이자 <전두환 회고록> 집필자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사과가 아니라고 하면서, 전씨 쪽이 5·18 피해자들을 다시 한 번 능욕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순자씨는 27일 오전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전씨 발인식에서 남편을 대신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습니다." 

전두환씨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하고 대통령에 취임한 1980년 이후 41년 만에 나온 전씨 쪽의 사과였다. 하지만 전씨가 아닌 이순자씨의 대리사과이고, 한 문장의 사과 발언을 하는 데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특히 전씨의 원죄인 5·18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 사과에 일말의 진정성이 있음을 기대하던 5·18 피해자들은 곧 허망함을 느껴야 했다.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오후 화장장인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기자들에게 "5·18 단체들이 (이순자씨의) 사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는데, 5·18과 관련해 말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5·18 사죄는 없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합당한 모습을 보여야"

5·18 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전씨 쪽의 사과 소동에 분통을 터트렸다.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처음 사과 발언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이후 그에 뒤따르는 조치를 취하면 위로를 받을 수 있겠다고 잠시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허망하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이어 "이순자씨의 사과는 국민의 분노를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라면, 그에 합당한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면서 "민정기 전 비서관 입부터 단속하고 <전두환 회고록>을 폐기해야 한다. 또한 추징금 납부계획도 내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차종수 5·18 기념재단 고백과 증언센터 팀장은 이순자씨의 발언을 두고 "진심 어린 사과라고 보이지 않는다. 국민 여론에 떠밀려서 사과한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민 전 비서관 발언을 두고 "5·18 당사자를 두 번 죽이는 발언"이라면서 "5·18 발포 명령자를 밝혀내고 행불자 암매장지를 밝혀내 역사 바로 세우기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태그:#이순자,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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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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