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국해성(두산 베어스)이 퓨처스 FA 문을 두드렸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6일 오전 2022 퓨처스리그 FA 승인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앞서 22일에 공시된 자격 선수 명단에는 14명의 선수가 포함됐는데, 최종적으로 승인 선수 명단에는 국해성을 비롯해 전유수(KT 위즈), 강동연(NC 다이노스)까지 총 세 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2년마다 시행했던 2차 드래프트 대신 올해 신설된 퓨처스리그 FA 제도를 통해 구단은 타 구단 소속 퓨처스리그 FA를 3명까지 계약할 수 있고, 획득 구단은 선수의 직전 시즌 연봉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금으로 원소속구단에 지급해야 한다. 세 선수는 오는 27일(토)부터 자유롭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15일 KT와의 홈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린 후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던 두산 국해성

지난해 8월 15일 KT와의 홈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린 후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던 두산 국해성 ⓒ 두산 베어스


'미완의 기대주' 꼬리표 떼어내야 하는 국해성의 결단

야수 쪽에서는 유일하게 국해성이 퓨처스 FA를 신청했다.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2012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국해성은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이따금씩 1군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한방을 갖춘 스위치 히터로, 퓨처스리그에서는 2010년부터 올 시즌 초반까지 통산 6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72홈런 349타점 OPS 0.821을 기록할 만큼 장타력은 어느 정도 검증을 마쳤다. 매년 '국해성은 두산에 힘을 보탤 선수 중 한 명'이라는 평가가 반복됐다.

1군 통산 성적은 214경기 타율 0.238 11홈런 66타점 OPS 0688로 다소 부진했지만, 몇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2019년 가을 국해성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10월 1일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9회말 대타로 기용돼 2루타를 치고 나가며 대역전극을 완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회초 선두타자로 나와서도 2루타를 때리면서 두산의 극적인 빅이닝이 시작됐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8월 15일 KT전에서 끝내기 3점포를 쏘아올리며 패배의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주연급 활약은 아니었어도 꾸준히 '신스틸러' 역할은 충분히 했던 선수였기에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기대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그러나 2020년 10월 말 무릎, 11월 초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자취를 감춘 국해성은 올해 6월 초 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부진과 부상, 이중고에 시달려야만 했던 국해성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갔고 퓨처스 FA 신청을 통해 반전을 꿈꾸고 있다. 거포가 필요한 팀에게는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지만, 1군 무대에서 풀타임으로 뛴 시즌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1군 경력을 어느 정도 쌓은 두 명의 우완 투수, (왼쪽부터) 전유수와 강동연도 퓨처스 FA를 신청했다.

1군 경력을 어느 정도 쌓은 두 명의 우완 투수, (왼쪽부터) 전유수와 강동연도 퓨처스 FA를 신청했다. ⓒ KT 위즈, NC 다이노스


나름 쏠쏠한 카드, '우완 투수' 전유수와 강동연도 있다

마운드 쪽에서는 전유수와 강동연, 두 명의 선수가 퓨처스 FA 신청서를 제출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1군 기록이 있는 선수들로, 팬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2005년 2차 8라운드 58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의 지명을 받고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이어왔던 전유수는 1군에서만 통산 430경기나 등판할 정도로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다. 특히 SK 시절이었던 2013~2016시즌에는 매 시즌 40경기 이상 출전 기회를 얻었다.

2018시즌 종료 후 남태혁과 1: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전유수는 2019년 62경기 3승 1패 7홀드 1세이브 ERA 3.39를 기록, 팀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듬해 역시 47경기 5승 4패 3홀드 2세이브 ERA 5.12로 추격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심재민, 김민수, 주권, 이대은 등 전유수보다 젊은 투수들이 불펜 자원으로 활용되면서 설 자리가 사라졌다. 이번 퓨처스 FA 명단에서 유일하게 2021시즌 연봉이 1억원을 넘는 선수라는 점에서 전유수에게 손을 내밀 팀이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불펜 뎁스 강화가 목적인 팀이라면 고려해볼 만한 카드다.

마지막 2차 드래프트가 열렸던 2019년, 두산에서 NC로 건너온 강동연도 퓨처스 FA를 통해 새로운 팀을 찾는다. 퓨처스리그 통산 253경기 26승 29패 15홀드 39세이브 ERA 4.55로, NC 이적 이후에는 지난해부터 2년간 1군에서 34경기에 등판했다. 또 올 시즌 초반 선발진에 공백이 발생했을 때 대체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나이(1992년생)가 그리 많지 않고, 또 연봉(4400만원)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 반면 늘 강동연을 힘들게 했던 불안한 제구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선수 입장에서는 리스크보다 희망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출 팀이 나타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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