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박항서 매직이 남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다시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박항서 감독 박항서 매직이 남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다시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베트남 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

 
 
박항서 매직은 다시 통할 수 있을까. 4연패에 빠지며 탈락 위기에 몰린 베트남이 일본전에서 사상 첫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승리에 도전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베트남의 미딘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에선 B조 5차전을 치른다.
 
'축구 변방' 베트남을 강호로 만든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
 
그동안 베트남은 아시아 축구에서 변방으로 불렸다. 하지만 2017년 10월 박항서 감독의 부임을 기점으로 환골탈태했다. 첫 번째 시험대는 AFC U-23 챔피언십이었다. 비록 연령별 대회지만 베트남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적의 역사를 써냈다.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베트남을 4위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박항서 매직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2018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정상으로 견인했으며, 2019 AFC 아시안컵 8강, 2019 킹스컵 준우승으로 승승장구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국민적인 영웅으로 발돋움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베트남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12개 팀이 겨루는 최종예선 진출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는데, 이는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다.
 
그러나 한 단계 레벨이 높은 최종예선에서는 박항서 매직이 통하지 않았다. 일본, 호주, 사우디 아라비아, 오만, 중국과 B조에 속한 베트남은 4전 전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현재 B조 1위에 올라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1차전에서는 응우옌 꽝하이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이변을 일으키는 듯 보였지만 수비 불안을 극복하지 못하고 1-3으로 역전패했다. 호주전에서는 피지컬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며 0-1로 패했다.

10월 열린 2연전 역시 아쉬움이 남았다. 그나마 해볼만 한 상대였던 중국전에서 0-2로 뒤진 흐름을 2-2로 만들며 사상 첫 승점에 다가섰으나 종료 직전 실점하며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오만전에서도 1-3으로 패한 베트남은 결국 4경기 동안 승점 을 얻지 못했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한 가운데, 그나마 베트남이 카타르행을 노릴 수 있는 방법은 조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다.
 
아시아 강호 일본전 승리로 기적의 역사 만들까
 
사실상 벼랑 끝에 몰린 베트남으로선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패하지 않고, 승점을 챙겨야 한다. 피파랭킹 28위의 일본은 분명히 강한 상대다. 박항서 감독에게 일본전은 또 하나의 '한일전'과 같다.
 
베트남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비록 23세 이하 대표팀 경기였지만 당시 주역들이 현재 A대표팀에 다수 포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3년 전 결승골을 넣은 응우옌 꽝하이가 대표적이다. 일본전 승리는 베트남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다.
 
베트남과 일본이 A대표팀으로 치른 마지막 경기는 2019 AFC 아시안컵 8강전이다. 강호 일본에 선전하고도 도안 리츠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아쉽게 0-1로 패했다. 오히려 슈팅수에서는 베트남이 10-8로 우세함을 보였다.

베트남전에서 선발로 뛴 미나미노, 엔도, 나가토모, 요시다, 도미야스, 사카이 등은 현재 일본 A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일본의 모리야스 감독은 지난달 23일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한 일본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2019년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에 고전하며 1점차로 승리했다. 오랜기간 동안 박항서 감독이 팀을 잘 만들어왔다. 청소년 대표부터 A대표팀까지 연결되어 있다"라며 "2019년보다 베트남 축구의 수준이 향상돼 이번에는 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동안 박항서 감독은 주로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수비 상황에서는 5명의 수비 라인을 구축해 선수비 후역습을 내세웠다. 하지만 수비 위주의 전술이 지난 4경기에서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호주전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에서 모두 3골을 내줬기 때문.
 
이번 일본전에서는 다른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8일 수비수 팜 쑤언 마인은 베트남 언론 '더 타오 반 호아'과의 인터뷰에서 "박항서 감독님은 훈련 기간 동안 많은 전술 변화를 꾀했다"라며 "선수들 모두 높은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주장 응곡 하이는 동료들이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도록 압박한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긍정적인 소식은 유관중 입장이다. 베트남은 지난 9월 7일 미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홈경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무관중 경기를 치른 바 있다. 이번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2연전에서는 경기장 수용인원의 30%인 1만2000명의 관중이 입장한다.
 
이에 팜 쑤언 마인은 "우리에겐 투지와 베트남 정신이라는 강점이 있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와서 응원을 해준다는 사실도 힘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베트남,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결과 및 남은 일정
1-3패 사우디 아라비아 (원정/ 2021.09.03)
0-1패 호주 (홈/ 2021.09.07)
2-3패 중국 (원정/ 2021.10.08)
1-3패 오만 (원정/ 2021.10.13.)
vs 일본 (홈/ 2021.11.11)
vs 사우디 아라비아 (홈/ 2021.11.16.)
vs 호주 (원정/ 2022.01.27)
vs 중국 (홈/ 2022.02.01)
vs 오만 (홈/ 2022.03.24)
vs 일본 (원정/ 2022.03.29)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순위
1위 사우디 아라비아 4승 0패 (승점12)
2위 호주 3승 1패 (승점 9)
3위 오만 2승 2패 (승점 6)
4위 일본 2승 2패 (승점 6)
5위 중국 1승 3패 (승점 3)
6위 베트남 0승 4패 (승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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