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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극심한 이상기후 현상이 세계 곳곳을 강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6개월째 홍수가 진행 중인 곳이 있다. 동아프리카의 남수단이 바로 주인공이다.

지난 5월에 내린 폭우가 남수단을 흐르는 나일강, 롤강, 소밧강, 수드 늪지 등을 범람시켰고, 불어난 강물은 둑을 무너뜨리며 인근 지역을 덮쳤다.

강들은 남수단을 관통하며 10개 중 6개 주를 침수시켰다. 그 중에서도 강과 늪지에 인접한 종글레이주와 유니티 주의 피해가 가장 컸다.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종글레이주에서 10만2천명, 유니티주에서 18만8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는 해당 주 인구의 약 58%에 해당된다.

홍수로 인해 농작물은 물론 소를 비롯한 가축까지 잃으면서 우유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영유아의 영양실조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니티주는 극심한 빈곤과 식량 불안을 겪는 지역으로 지난 2017년에는 기근을 선포하기도 했다.

유엔인도지원조정실(OCHA)에 따르면, 학교와 보건소 같은 공공시설이 모두 침수되어 기초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8월 이후 식량가격은 15%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인도주의 기관들이 카누와 보트를 이용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필수품과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는 얘기다.

"남수단,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다"
 
남수단은 2011년에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최연소 독립국가이나, 기후위기 전쟁의 가장 큰 피해지역이 됐다. 장마로 인해 보행로가 물에 잠긴 모습(자료사진).
 남수단은 2011년에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최연소 독립국가이나, 기후위기 전쟁의 가장 큰 피해지역이 됐다. 장마로 인해 보행로가 물에 잠긴 모습(자료사진).
ⓒ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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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유엔은 남수단 홍수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아파르트 자말(Arafat Jamal) 유엔난민기구 남수단 사무소 대표는 제네바에서 진행된 유엔 브리핑에서 "남수단은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있다. 이 나라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참여하지 않은 전쟁의 2차 피해자가 되었다"며 홍수의 원인을 짚었다.

유엔난민기구는 남수단의 홍수 피해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2019년부터 3년 연속 발생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기구는 10월 중순부터 다시 시작된 폭우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유엔의 기상 전문 기구인 국제기상기구(WMO)는 유엔난민기구의 분석에 힘을 실었다. 국제기상기구는 10월 31일자로 '2021년 기후 현황 잠정보고서'를 발표하며, 올해 상반기에 평균 이상의 강우량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표 지역으로 브라질과 남수단을 지목했다.

유엔의 요청에 부응해 유럽 집행위원회는 11월 3일에 남수단을 지원하는 긴급 인도적지원 기금 200만 유로(한화 약 27억원)를 편성했다.

야네스 레나르치치(Janez Lenarčič) 유럽연합 위기관리 수석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홍수 이전에 이미 남수단 인구의 70%가 긴급한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 수천명이 기근 상황에 처해 있으며, 영양결핍이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남수단 홍수는 제26차 유엔기후 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국제사회가) 당장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1100만명의 남수단은 2011년에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최연소 독립국가다. 하지만 독립한지 10년 된 최연소 국가는 지금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9월 30일 기준, 남수단 10개 중의 6개 주가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 남수단 홍수 지도 9월 30일 기준, 남수단 10개 중의 6개 주가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 UN O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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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장윤석씨는 국제인도주의단체(NGO) 컨선월드와이드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활동한바 있습니다.


태그:#남수단, #기후변화,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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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NGO에서 커뮤니케이션 일을 해왔습니다. 만화를 좋아해서 잠시 에이코믹스에서 글을 썼습니다. 자유, 상상력, 이별 따위의 주제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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