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종료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정규시즌 우승 팀을 비롯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개 팀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4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팀들에게는 매일이 결승전이나 다름이 없다.

최대 5개 팀까지 4위 자리를 노린 가운데, 8위 롯데 자이언츠가 조금씩 가을야구의 꿈과 거리가 멀어졌고 남은 4개 팀이 희망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현재 4위와 5위,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가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 있다.

두 팀 모두 26일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면서 0.5경기 차를 유지했고, 27일부터 이틀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연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두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성사된 것이다.
 
 27일 두산전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윌머 폰트가 6일 만에 다시 한 번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을까.

27일 두산전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윌머 폰트가 6일 만에 다시 한 번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을까. ⓒ SSG 랜더스

 
좋은 기억 있는 폰트-가빌리오, 일주일 전 시나리오 재현?

두 팀은 불과 일주일 전, 21~22일 같은 장소에서 2연전을 소화했다. 결과적으로 2경기 모두 SSG가 승리를 가져갔고, 4위 탈환 도전에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됐다. 1승 1패 혹은 두산이 2경기를 모두 쓸어담았다면 4위 경쟁이 싱겁게 끝났을지도 모른다.

21일 선발로 등판한 윌머 폰트는 최원준과의 선발 매치업에서 완승을 거두었다. 6이닝 동안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면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원준이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튿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샘 가빌리오도 경기 초반 호투를 이어갔다. 비록 4회와 5회 연속 실점으로 5이닝 동안 4점을 내줬지만, 1회부터 빅이닝에 성공하는 등 3이닝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손쉽게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이번 2연전에서도 SSG는 폰트와 가빌리오를 차례로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로테이션상 일정을 조정하지 않아도 딱 맞게 두산전에 맞춰 준비를 할 수 있었고, 팀 입장에서도 두산을 상대로만 5승을 합작할 정도로 모두 올 시즌 두산전에서 좋은 기억만 안고 있는 두 투수의 호투를 기대한다.

지난주와 달리 이번주에는 원정 경기를 치르고 올라와서 홈 경기를 준비해야 하지만, 이 점 이외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타선의 흐름도 괜찮고 뒷문 역시 큰 이상이 없다. 두산전을 빼면 1경기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자력으로 4위를 굳히기 위해서는 지난주의 시나리오가 재현돼야 한다.
 
 전날 키움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때리는 등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정수빈의 역할이 중요한 시리즈다.

전날 키움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때리는 등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정수빈의 역할이 중요한 시리즈다. ⓒ 두산 베어스

 
마운드 운영 어려운 두산, 불펜-타선 활약 간절하다

지난주 SSG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최원준과 박종기가 모두 부진했고, 이번주에는 다른 투수들이 출격을 준비 중이다. 부진을 거듭하다가 2군에 다녀온 김민규가 스타트를 끊고,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곽빈이 이튿날 경기를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SSG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순위에 있더라도 오히려 심리적으로 쫓기는 팀은 두산이다. 단 한 경기만으로도 순위가 바뀔 수 있고, 로켓에 이어 어깨 통증을 느낀 미란다까지 정규시즌 잔여 경기 등판이 무산되면서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불펜의 호투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그나마 9월 이후 이영하의 페이스가 좋고, 재정비를 마치고 콜업된 이승진의 구위도 부쩍 좋아졌다. 여기에 김명신과 이현승, 김강률까지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투수들이 이번 시리즈에서 막중한 임무를 맡을 전망이다.

타선 역시 힘을 내야 할 때다. 부상에서 돌아온 양석환이 전력에 합류했어도 여전히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4번 타자 김재환을 비롯해 해 줘야 할 선수가 헤매고 있는 점이 가장 뼈아프다. 정수빈, 강승호 등 타격감이 좋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 초반부터 상대 선발을 흔들어야 하는 게 급선무다.

선수들이 믿음에 부응할 때, 비로소 단기전 경험이 많은 김태형 감독의 선수 교체 및 기용 타이밍으로 인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최근 수 년간 통틀어 가장 어려운 10월을 보내는 두산이 4위 굳히기에 성공하면서 잠실에서 가을을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두 팀의 맞대결이 중요한 두 가지 이유

올해 포스트시즌은 예년과 다르게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모두 최대 3경기까지만 치러진다. 지난해의 경우 준플레이오프는 3판 2선승제였지만, 플레이오프는 똑같이 5판 3선승제로 진행됐다. 플레이오프가 짧아지면서 큰 변수가 하나 생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 4위 팀에게 홈 어드밴티지가 주어지고, 1경기만 잡아도 준플레이오프로 향한다. 반면 5위 팀은 원정에서 2경기를 연속으로 잡아야 하는 부담감을 떠 안아야 한다. 가을야구를 가더라도 5위보다는 4위를 원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두 팀 모두 26일 승리로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보다 한 발 더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 미끄러지지 않는 이상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 팀이 붙을 가능성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포스트시즌 결과와는 무관하지만, 져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가을을 길게 보내고 싶다면, 이번 2연전부터 분위기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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