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20 18:53최종 업데이트 22.03.17 09:43
  • 본문듣기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 계열사 얀센에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 연합뉴스

  
[검증대상] 얀센 예방 효과, 화이자·모더나보다 오래 간다? 

- 얀센 백신 효과 지속력 최고..화이자, 모더나 6~8개월 후 항체 '뚝'(파이낸셜뉴스 10월 18일)
- "얀센 효과 5개월 뒤 88%→3%… 미 "사실은 2번 맞아야할 백신"(중앙일보 10월 17일)



우리 정부가 얀센 백신 접종자 대상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승인한 3가지 코로나19 백신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엇갈렸다.

국내 일부 언론은 지난 18일 존슨앤존슨 계열사에서 개발한 1회 접종 '얀센' 백신의 예방 효과가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2회 접종'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고 보도했다. 반면 불과 하루 전인 지난 17일 국내 주요 언론은 얀센의 예방 효과가 5개월 만에 88%에서 3%로 급감했다는 상반된 보도를 내놨다.

이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따져봤다. 
 

국내 언론은 17일과 18일 얀센 백신 예방 효과 지속력에 대해 서로 상반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위) 얀센 백신 효과 지속력 최고..화이자, 모더나 6~8개월 후 항체 '뚝' (파이낸셜뉴스 10월 18일), (아래) “얀센 효과 5개월뒤 88%→3%…美 "사실은 2번 맞아야할 백신"(중앙일보 10월 17일) ⓒ 파이낸셜뉴스·중앙일보

 
[검증내용] '얀센 지속력 최고'는 면역성 연구 결과... 예방 효과와 일치 안 해

우선 국내 언론에서 인용한 두 연구 보고서는 연구 결과뿐 아니라 연구 방식도 서로 달랐다.

[하버드의대 부속병원 팀] 면역성 지속력, 얀센 우위

얀센 개발사와 협력 관계에 있고 연구 자금을 지원받은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부속 병원인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 연구진은 지난 15일 미국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얀센의 예방 효과가 다른 백신보다 더 오래 지속됐다고 밝혔다.(보고서 원문 : 'Differential Kinetics of Immune Responses Elicited by Covid-19 Vaccines')

이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61명(화이자 31명, 모더나 22명, 얀센 8명)을 대상으로 최고 면역(접종 완료 후 2~4주) 달성 이후 8개월까지 중화항체와 T세포 등 면역 반응을 분석했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부속 병원인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 연구진은 지난 15일 미국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얀센의 예방 효과가 다른 백신보다 더 오래 지속됐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경우 감염예방효과가 있는 중화항체 수준이 초기에는 더 높았지만 6개월까지 급격히 감소했고 8개월까지 더 줄어들었다. 반면, 얀센은 초기 중화항체 수준은 두 백신보다 낮았지만, 8개월까지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고 크게 감소하지도 않았다. 맨 왼쪽부터 화이자, 모더나, 얀센 백신. ⓒ BIDMC

 
화이자와 모더나의 경우 감염예방효과가 있는 중화항체 수준이 초기에는 더 높았지만 6개월까지 급격히 감소했고 8개월까지 더 줄어들었다. 반면, 얀센은 초기 중화항체 수준은 두 백신보다 낮았지만, 8개월까지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고 크게 감소하지도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시 중증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T세포 반응 수준은 세 백신이 비슷했고 8개월까지 큰 변화도 없었다.

[캘리포니아 공중보건연구소 팀] 감염 방지율, 화이자·모더나 우위

이에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연구소(Public Health Institute) 연구진은 지난 14일 미국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미국 제대 군인 62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감염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보고서 원문 : 'Breakthrough SARS-CoV-2 infections in 620,000 U.S. Veterans, February 1, 2021 to August 13, 2021')

연구진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제대 군인들 가운데 백신 미접종자 대비 접종자의 감염 방지율을 분석했더니, 지난 3월 91.9%에서 8월 중순 53.9%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얀센 백신의 경우 이 기간 감염 방지율이 88%에서 3%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화이자는 91%에서 50%로, 모더나는 92%에서 64%로 떨어졌다.(신뢰구간 95%)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연구소(Public Health Institute) 연구진은 지난 14일 미국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공개한 미국 제대 군인 62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감염 실태 조사 보고서에서 얀센 백신의 경우 지난 3월과 8월 사이 감염 방지율이 88%에서 3%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화이자는 91%에서 50%로, 모더나는 92%에서 64%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 medRxiv


아직 동료 검토를 거치지 않은 보고서지만, 연구진은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감염예방효과가 낮은 얀센 백신 접종자들의 감염 방지율을 크게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의견] "두 연구 관점 완전히 달라"... "돌파감염 비율 비교해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19일 <오마이뉴스>에 "캘리포니아(공중보건연구원) 쪽 연구는 PCR(유전자 증폭) 양성에 대한 예방 효과가 얼마나 가는지 보는 것이고, 하버드대 의대(BIDMC) 연구는 항체나 T세포 면역이 언제까지 유효한지 보는 면역성에 대한 연구여서 두 연구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얀센은 중화항체도 생성되지만 주로 T세포 면역이 잘 자극돼 임상시험 단계에서도 감염예방효과보다는 중증예방효과나 입원예방효과를 더 중시했다"면서 "6개월이 지나면 얀센의 중증예방효과가 화이자나 모더나보다 높을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홍기종 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건국대 교수)은 "지금은 비교하는 국가나 접종자들의 상황이 매우 다양해서 정교한 역학적인 분석의 단계는 아닌 듯 하다"면서 "(BIDMC 연구처럼) 중화항체 검사로 면역도를 조사할 수는 있지만 항체 형성 수준만으로 어떤 백신이 효과가 더 좋다고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돌파감염 정도가 백신의 방어능이나 지속성에 대한 궁극적인 지표"라면서 "지금은 돌파감염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고 공통된 기준을 정하기도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돌파감염이 얼마나 이뤄졌는지가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동구 고양꽃전시관에 임시설치된 얀센백신거점접종센터에서 만 30세 내외국인이 접종을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 이희훈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얀센 추가접종 효과에 대한 판단도 유보했다.

이재갑 교수는 "얀센은 팬데믹 상황에서 1회 접종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고, 추후 효과가 떨어지면 추가 접종으로 해결하겠다는 개념으로 만든 백신"이라면서 "6개월이 지나 감염예방효과가 떨어진다면 추가 접종을 할 수도 있지만, (원래 목표인) 중증예방효과나 입원예방효과가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기종 위원장도 "아직은 과학적으로 축적된 근거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 접종 추진이 쉬운 방향은 아니지만 사회적 우려를 고려해서 진행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검증결과] 백신 예방 효과 비교·검증할 자료 부족 '판정 불가'

얀센 백신 예방 효과가 화이자·모더나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는 중화항체, T세포 형성 등 백신 접종자의 면역성을 연구한 결과다. 따라서 실제 감염예방효과와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 없고, 얀센의 5개월 뒤 감염 방지율이 다른 백신에 비해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는 이들 백신의 예방 효과를 비교·검증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부족해 판단을 유보한다.

얀센 백신 효과, 화이자·모더나보다 오래 간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판정안함
  • 주장일
    2021.10.18
  • 출처
    10월 18일 다수 언론 보도출처링크
  • 근거자료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 연구팀 연구 보고서, 뉴잉글랜드의학저널(2021.10.15)자료링크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연구소 연구팀 연구 보고서, 메드아카이브(2021.10.14)자료링크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1.10.19)자료링크 홍기종 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건국대 교수)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1.10.19)자료링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오마이팩트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