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지난 7일 시리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지난 7일 시리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카타르로 가는 최대 고비처인 이란 원정길에서 역사상 첫 번째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이곳에서 승점 3을 획득하면 카타르로 가는 지름길을 찾을 수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2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이란에 유독 약한 한국축구, 아지디 스타디움 무승 악연 끊을까
 
한국은 현재 2승 1무(승점 7)를 기록, 3연승을 거둔 이란(승점 9)에 이어 A조 2위에 올라있다. 밑에서 추격 중인 3위 아랍 에미리트(승점 2)를 따돌리려면 반드시 승점을 따내야 한다.
 
이번 이란전은 가장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이란과 오랜 악연을 이어오고 있다. 통산 상대 전적에서 이란에 9승 9무 13패로 크게 열세다. 이란전 마지막 승리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 아시안컵 8강전에서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이란에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6경기에서 2무 4패에 그쳤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네 차례 맞붙어 1무 3패에 머물렀다. 이란 원정에서는 모두 0-1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무엇보다 한국은 역대 이란 원정에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최근 3연패를 포함해 2무 5패를 기록 중이다. 10만 명이 입장할 수 있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해발 1273m의 고지대에 있어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린다.
 
특히 한국은 지난 7일 시리아를 홈으로 불러들여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을 치렀다. 유럽파들은 시차적응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이란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역시차와 싸워야 하는 악조건이다.
 
'아시아 1위' 이란, 강한 압박-탄탄한 조직력으로 예선 3연승
 
벤투 감독은 이란과 한 차례 상대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9년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전에서 이란에 1-1로 비겼다.
 
이란은 A조에서 1위를 놓고 다툴 유력한 팀으로 손꼽힌다. 현재 피파랭킹 22위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순위가 높다. 반면 한국은 36위로 이란보다 뒤진다. 이란은 드라간 스코치치 감독 부임 후 10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기본적으로 피지컬이 뛰어나고, 밀도있는 움직임과 강한 중원 압박에 능하다. 점유율보단 빠른 전진 패스와 민첩한 움직임을 통해 공격을 시도한다.
 
이란은 시리아(1-0승), 이라크(3-0승), UAE(1-0승)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아시아 최강다운 포스를 뽐냈다. 4-3-3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이란은 베이란반드가 지키는 골문과 누라프칸-칼릴자데-카나니-모하라미가 이끄는 포백의 조직력이 매우 단단하다. 이란은 3경기에서 한 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또, 타레미-아즈문-자한바크시로 구성된 스리톱의 무게감도 상당하다. 아즈문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명문 제니트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2019-20시즌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지난 시즌에는 리그 MVP를 수상했다. 타레미는 2020-21시즌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로 이적해 단숨에 주전으로 도약, 리그 16골을 기록하며 득점 3위에 오른 바 있다.
 
자한바크시는 2017-18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득점왕(21골) 출신으로, 201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했다. 비록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언에서 3시즌 동안 2골에 그치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다시 네덜란드로 복귀했지만 이란 대표팀에서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타레미와 자한바크시는 이번 아시아 최종예선 3경기에서 각각 2골씩 터뜨리며, 절정의 골 결정력을 선보인 바 있다.
 
김민재 한국 대표팀 수비의 핵 김민재가 이란의 공격진들을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2019년 한국vs이란 친선경기

▲ 김민재 한국 대표팀 수비의 핵 김민재가 이란의 공격진들을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2019년 한국vs이란 친선경기 ⓒ 대한축구협회

 
이란전 열쇠 쥔 황인범-손흥민-김민재
 
한국은 이라크와의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단조로운 공격 전개, 느린 템포 운영, 소극적인 슈팅 시도 등으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는 직선적이고 빠른 전진 패스, 적극적인 슈팅으로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고, 1-0으로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지난 7일 열린 시리아전에서는 종료 직전 손흥민의 결승골로 간신히 승리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앞선 9월 2연전보다 향상된 모습이었다. 패스의 속도를 높이고, 좌우 공간으로 빠르게 오픈 패스를 통해 상대 밀집 수비를 분쇄했다. 그리고 후반에는 중거리 슈팅 비율을 늘리면서 답답했던 포문을 열었다.
 
이날 황인범, 손흥민이 활약이 두드러졌다. 황인범은 2선과 3선을 넘나들며 여러차례 창의적인 패스를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후반 초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벤투의 황태자임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1-1로 비기고 있던 후반 44분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는 결승골로 에이스의 면모를 발휘했다. 무엇보다 이 경기서 손흥민은 8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앞선 이라크전에서의 소극적인 모습을 탈피했다. 그 결과 손흥민은 2019년 10월 스리랑카전 이후 무려 2년 만에 대표팀에서 필드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손흥민은 이란에게 가장 공포의 대상임에 틀림없다.
 
이란의 스코치치 감독은 1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에 대해 "아주 위험한 선수다. 그는 패서이자 득점력을 갖췄다. 어떠한 순간에도 득점을 터뜨릴 수 있다. 물론 한국에는 그 외에도 좋은 다른 선수들이 있다"고 평가했다.
 
후방에서는 김민재의 어깨가 무겁다. 이란이 자랑하는 세 명의 공격수들을 막아내야 한다. 김민재는 올 시즌 터키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이후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아의 3연전에서 1실점으로 틀어막은 것은 김민재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2017년 9월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의 홈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당시 21살의 어린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수비로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그리고 2019년 이란과의 친선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으로 이란 공격수들을 무력화시켰다.
 
벤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건 다가오는 내일 경기"라며 "이전처럼 상대를 분석하고 최적의 전략을 찾아서 우리 스타일대로 경기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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